춘원(春園) 이광수의 장편 역사 소설. 이 소설은 1928년 11월부터 1929년 12월까지 《동아 일보》에 연재되었다가 1972년에 삼중당 출판사에서 간행되었다.

12세의 나이에 왕위에 오른 단종은 여러 가지 역사 이야기나 문학 작품 등에 자주 등장하는 비운의 왕으로, 그에 대한 이야기는 파란만장한 역사 그 자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단종은 그의 숙부 수양 대군(세조)에 의해 왕좌를 빼앗기고 강원도 영월에 유배되어 혼자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작품은 단종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복원하여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역사 소설로, 모두 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종의 탄생, 사육신의 하나인 성삼문과 수양 대군 의 측근인 신숙주에 대한 이야기, 수양대군과 권람, 한명회 등이 단종을 제거하기 위해 벌이는 모의를 다룬 고명편(顧命篇), 수양대군이 자신의 친동생인 안평 대군과 김종서 등을 비롯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 왕의 자리에 단종을 폐한 후 세조가 등극하고 이에 사육신이 죽음으로 절개와 충의를 바치는 충의편, 노산군으로 격하된 단종이 영월에서 죽음을 당하는 혈루편(血淚篇)이다.

이와 같은 시대적 배경을 다루고 있는 역사 소설로는 김동인의 《대수양(大首陽)》을 들 수 있다. 이 작품의 경우는 《단종애사》와는 달리 세조의 편에 서서 그의 혁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러므로 비교적 세조를 이해하려는 시각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단종애사》는 식민지 통치하에 민족주의 사상이 유행하던 당시, 역사상에 나타난 임금에 대한 충의를 소설로 재현하여 애국 사상을 불러 일으키는데 이바지 한 작품이다. 그러나, 이광수 는 이 소설에서 세조를 너무 악한으로만 표현한 점을 스스로 인정하여, 후에 《세조대왕》을 집필하였다고 한다.

이광수 는 우리 나라 문학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다. 우리 나라 근대 소설의 효시인 《무정》을 집필한 작가로서 탁월한 문장가이다. 평안 북도 정주의 소작농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02년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었다. 그러나 타고난 그의 재능과 불굴의 의지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큰 작가로 자라게 된다.

《무정》이 매일 신보에 연재되었을 때 우리 나라 소설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찬사와 함께 평단에서는 그를 일제히 주목하였다.

이광수는 1919년에 독립 항쟁의 상징인 2 . 8 독립 선언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그 후 상하이로 망명하여 임시 정부에서 활동하였고, 1923년 동아 일보에 입사하여 편집국장을 지냈고, 1933년에는 조선 일보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언론계에서 일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1937에 수양 동우회 사건으로 투옥된 적이 있는데, 이 때부터 일본과 타협하며 친일 행위를 하였다. 그리하여 1938년에 친일파들의 단체인 조선 문인 협회 회장이 되었고, 창씨 개명하여 일본 이름을 가졌다. 그의 일본 이름은 가야마 미쓰로오라이다.

그는 《원효 대사》 《유정》 《사랑》 《무명》 《마의 태자》 《흙》 등의 작품을 남겼으며, 계몽주의· 민족주의· 인도주의를 표방하는 우리 근대 문학사의 선구적인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