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아름답고 추함, 선하고 악함, 좋은 점이나 나쁜 점 등을 들추어 내어 그 가치를 검토하고 평가하는 일. 예를 들면 좁은 의미의 비평은 예술 비평, 그 중에서도 특히 시나 소설 등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문예 비평을 의미하는 경우로 많이 쓰인다.

넓은 의미에서의 비평은 인간이 영위하는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한다. 사회· 경제 · 정치· 문화 일반· 과학· 스포츠·일상 생활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포함한다. 그리고 비평을 문장으로 서술한 것을 평론이라고 한다. 문예 비평에서 평가하는 기준은 주로 과거의 뛰어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즉, 전통이 가치를 규정하는데, 그 전통을 유지하는 사회 질서가 무너질 때는 기존의 비평 척도 자체가 비평의 대상 이 되기도 한다. 이 때 비평은 기존에 평가의 기준이 되었던 것에 대한 새로운 비평으로부터 시작하며 창조에 의하여 전진한다. 기존의 관습적 방법으로 정당하게 평가할 수 없을 때, 그 척도 자체가 타당한지 여부를 평가하는 이 새로운 창조에 의하여 새로 출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평의 근원은 비평 정신이라 할 수 있는데 발전적인 문화 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중의 건강한 비평 의식은 필수적 요소가 된다.

비평 정신의 둔화로 인해 문명의 퇴보와 멸망을 가져온 경우를 역사상에서 허다하게 찾을 수 있다. H. 발자크와 A.P. 체호프 등의 작가들은 비평을 무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지만, 비평 없는 창작 활동은 있을 수 없고 어떤 발전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비평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판단이 필요하다. 판단은 사실의 판단, 즉 진짜인가 가짜인가에서 시작하여 가치 판단으로 나아간다. 이처럼 사실적인 판단에 치우쳐서 비평을 하면 '객관 비평'이 되며, 가치 판단에 치우치면 '주관 비평'이 되는데, 이 때 주관 비평이 지나치면 독단이 될 수도 있다.

객관 비평과 비슷하게 보이는 '재단 비평'은 미리 외적인 기준을 정해 놓고 그에 따라 판단하는 비평 방법이며, 이와 반대되는 개념의 '인상 비평'은 일정한 기준을 정하지 않고 개인적이고 직감적으로 느끼는 좋고 나쁨을 판단의 기준 으로 삼는 것이다. 가치를 판단하는 비평이란 결국은 개인적이고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보다 나은 것과 비교할 때 무엇이 부족한가, 보다 나은 것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작업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비평은 전통을 고수하거나 무조건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도 안 되며, 고정 관념이나 선입견, 상식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건전한 자정 작용 (自淨作用)의 목적을 충실히 실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