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 지방에서 부르는 속가의 한 가지. 서도 잡가의 하나로, 서도 잡가가 가진 중요한 특징들을 잘 나타내고 있는 노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초한가》는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서도 잡가 중에서 《공명가》와 함께 2개의 맥으로 불릴 만큼 대표적인 판소리이다. 내용상으로는 남도 판소리인 《단가》와 매우 비슷하나 곡조와 장단이 서로 다르고, 《단가》는 주로 서도 지방에서 많이 불리는 노래이다.

서도 잡가의 특징은 첫째, 노래의 감정과 애환을 정음과 사설 만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둘째, 노래의 끝에 가서 수심가 처럼 늘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초한가》도 마찬가지이다. 셋째, 윗소리를 끌면서 떨리게 하여 소리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힘없이 내뱉으면서 마치 한스러움을 노래하는 듯한 창법은 소리의 긴 여운을 남기게 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매력을 느끼게 한다. 그 중에서도 《초한가》는 여느 판소리보다도 정과 한이 잘 표현되어 있어 국악인들에게 많이 애창되고 있다.

《초한가》는 4개의 마디가 중심이 되어 계속 반복되는 소리인데, 노래의 글자수에 의해 2박 또는 3박으로 장단이 변하며, 이는 《공명가》 또한 마찬가지다.

《초한가》의 내용은 고대 중국의 한나라와 초나라가 서로 중국 대륙을 차지하기 위해 싸움을 하는 데 있어서, 이기고 지는 것을 노래하고 있다. 즉 초나라와 한나라가 싸운 전쟁에서 한신이 초나라의 항우(초패왕)를 잡기 위해 사용하는 간계나 전쟁에서 진을 치는 모습을 노래에 나타내고 있다. 또한 장량이 가을달이 뜬 밤에 옥통소를 불어 초나라의 8만 대군의 사기를 떨어지게 하는 한편, 군사들을 서로 흩어지게 하여 결국 초나라가 패망한다는 내용을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에서 패한 항우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이야기가 그 다음을 잇고 있는데, 이 대목은 초한가의 백미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