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조 때
권호문(權好文)이 지은 연시조.
모두 19수로, 그의 문집 《송암별집 松巖別集》에 수록되어 있다. 각 연은 독자적인 주제를 개별적으로 노래한 것이 아니라, 의미상의 맥락을 가지고 구조적으로 짜여 있어 시상과 주제의 전개 및 흐름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벼슬길과 은거생활의 갈등에서부터, 속세에 미련을 갖지 않고 강호의 풍류를 즐기며 살아가는 담담한 심회를 적어 내려간다. 이어서 현실세계의 티끌을 초월한 자신의 모습을 마지막 1수에 덧보태어 끝맺었다.
작품 전체가 현실세계로부터 일탈하여 강호자연 속으로 침잠(沈潛)하기까지의 과정을 시간적 계기에 의하여 단계적·논리적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제 1연에서는 작자의 마음이 현실세계에 이끌려(충효관념으로 나타남.) 마음의 방황을 거듭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실제로 작자는 현실에 대한 불평을 바탕으로 하여 노래를 지었음을 밝힌 바 있다. 평생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처사로 살았지만, 현실을 외면한 채 은둔하는 자세는 취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 노래는 강호가도(江湖歌道)의 후기 모습을 보여주는 한 사례로서, 자연이라는 공간을 문학 속으로 끌어들여 작자의 실존적 모습을 제시한 작품으로 문학사적 의미를 가진다.
【인용】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