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문신 이희준이 편찬한 문헌 설화집. 6권 6책. 필사본.

‘계서’는 그의 형인 희평(羲平)의 호이며, 이 책도 희준의 찬이 아니라 희평의 찬이라는 설도 있다. 확실한 편찬연대는 알 수 없으나, 이에 앞서 편찬된 것으로 보이는 『계서잡록(溪西雜錄)』(성균관대학교 도서관 소장본)의 서문이 1833년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1833∼1842년 사이에 이루어졌으리라 추정된다.

이본으로는 현재 규장각본인 6권 6책과 이마니시본[今西本] 4책 및 보성고등학교본 1책 등 3종이 알려져 있다. 그 밖에 고려대학교본 『계서잡록』과 성균관대학교본 『계서잡록』 1책 및 서울대학교 일사문고본 『계서잡록속(溪西雜錄續)』 1책 등도 같은 계통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규장각본의 내용을 보면, 권1부터 권6의 뒷머리 부분까지는 비교적 문학성이 강한 자료들이 수록되어 있으나, 권6의 나머지 부분에는 명사들의 짤막한 일화들이 기록되어 있다. 일화의 상당수가 출전을 명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잘못 기록된 것도 상당히 많다.

이 설화집보다 시기적으로 약간 뒤졌으리라 생각되는 『동야휘집(東野彙輯)』이나 『청구야담(靑丘野談)』과 같은 문헌설화집에는 각각의 자료마다 이야기 제목이 붙어 있는 데 비하여, 이 설화집에는 전대의 설화집들과 마찬가지로 제목은 없고, 이야기가 바뀔 때마다 줄을 바꾸어 ‘○’표로 나타내고 있는데, 고려대학교본 『계서잡록』도 마찬가지이다.

각 책에 수록되어 있는 자료의 수는 권1에 33편, 권2에 38편, 권3에 19편, 권4에 32편, 권5에 53편, 권6에 137편으로 모두 312편이 된다. 고려대학교본 권1(乾)에는 63편, 권2(坤)에는 37편과 ‘보유’에 36편으로 모두 136편이 수록되어 있다.

규장각본은 어떤 저술들의 영향으로 이루어졌는지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문총화(記聞叢話)』와 내용이 많이 닮은 점으로 미루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규장각본인 『선언편(選言篇)』과도 일치하는 내용이 많으나, 그 선후관계는 확실하지 않다. 전반적으로 『계서야담』 제150화 이후에는 『동야휘집』이나 『청구야담』과 중복되는 자료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제150화까지의 자료 중에서 『계서야담』 고유의 자료로 보이는 것은 24편, 『기문총화』와 합치되는 것은 68편, 『선언편』과 합치되는 것은 41편, 『동야휘집』과 합치되는 것은 60여 편, 『청구야담』과 합치되는 것은 80여 편이다.

고려대학교본 『계서잡록』(완본)은 그 체재와 내용의 성질상 『계서야담』의 한 이본으로 볼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본에는 서문이 있어 그 성립연대를 알려주고 있으나, 고려대학교본에는 그러한 기록이 전혀 없다. 따라서, 고려대학교본이 『계서야담』보다 반드시 앞선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1·2권 및 보유편을 합쳐 2책으로 되어 있는데, 수록편수는 136편밖에 되지 않아 규장각본의 수록편수의 절반도 못 된다.

그러나 규장각본에서 찾을 수 없는 자료가 40여 편이 있으며, 그 가운데 상당수가 『청구야담』·『동야휘집』·『기문총화』·『선언편』과 합치된다. 그 밖에 고려대학교본 특유의 자료라고 인정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권2의 보유편 속에 있다. 따라서, 보유편은 모두 뒷사람들의 속작으로도 추정된다.

【인용】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