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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시절에 양저우는 신라, 이슬람, 일본, 동남아, 서역에서 온 상인들이 많이 거주하였고, 농업, 상업, 수공업이 발전해 공장에서 대량생산한 제품을 운송할 배들이 항구에 꽉 찬 국제도시였다. 중국 장보고 유적 답사단을 태운 버스가 송대 둥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마르코 폴로 기념관 앞을 걸어가는데 무섭게 생긴 사자가 날개를 크게 펼치며 넓은 들판을 쳐다보고 있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조각상에 있는 글씨를 보았다. 사자상은 매우 정교하게 제작되어 언제라도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어디선가 비슷한 조각상을 본 것 같은데 영 생각이 나지를 않았다. 앞면에 쓴 글씨는 정말 어려워 아주 혼란스러웠다. 송대 둥관 거리를 즐겁게 구경하고 시원한 전통찻집으로 가면서 갑자기 사자상이 생각나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사자상에 관한 자료를 하나씩 찾아보았다.
중국에서 마르코 폴로를 위한 전시관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시민들에게 전해졌다. 베네치아 시는 원나라 시절에 베네치아공화국의 마르코 폴로(1254년-1324년)가 양저우에서 3년을 관리로 살았다는 것을 기념하여 베네치아의 상징인 사자상을 중국에 보내려고 계획하고 조각가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조각가는 몸길이 2.6m, 높이 1.2m, 무게 500kg의 날개가 달린 현대적인 청동사자상을 만들어 "당신에게 행복을, 당신에게 평화를"이라는 성경 구절을 넣었다. 평화와 행복은 전 인류가 소망하고 꿈꾸는 것이다. 조각가로부터 작품을 전달받은 베니치아 시 담당자는 사자 조각상을 1987년 10월 양저우 시에 기증하였다.
베네치아 사람들은 도시의 수호(守護) 성인(聖人)으로 예수의 제자, 마가복음의 저자인 ‘산 마르코’를 대단히 존경한다. 그래서 베네치아 시에서 중국에 선물로 보낼 때 베네치아의 상징물인 힘과 평화를 상징하는 날개 달린 사자상을 보낸 것이다. 2012년 9월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lido) 섬에서 열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故 김기덕 감독의 작품 《피에타》가 초청되어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마르코 폴로가 21살 나이에 원나라에 왔을 때 쿠빌라이 칸의 환대를 받았고, 마르코 폴로가 원나라를 대표하여 외국을 방문한 적이 있어, 양저우 시는 2010년에 양저우 천녕사에 있던 <마르코 폴로 사료 전시관>을 확장하려고 계획하여 송대 둥관 옆에 <마르코 폴로 기념관>을 신축(新築)하고 2011년 4월 18일 개관했다.
청동사자상 조각(마르코 폴로 기념관)
이탈리아의 상인, 탐험가, 보석상인 폴로의 아버지는 장사하러 여러 나라를 방문했다. 마르코 폴로가 태어난 곳은 베네치아공화국 아드리아(Adriatic Sea)해 동쪽 크로아티아 달마티아의 코출라(Korčula) 섬으로 현재 크로아티아(Croatia)에서 6번째 큰 섬이다. 마르코 폴로(Polo)의 성인 폴로는 달마티아에서 발견되는 조류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 베네치아공화국은 베네치아 북부와 크로아티아의 달마티아 지역을 아우르는 강력한 해양도시국가로 1797년 나폴레옹 군대에 의해 멸망될 때까지 1,000여 년간 크게 번성했었다. 베네치아공화국 국기는 1200년대에 시작되었는데 국기는 2종류이다. 평상시는 성경이 사자에 오른발에 있고, 전쟁 기간에는 성경이 사자의 발밑에 있고 칼을 높이 들고 있다.
베네치아 전쟁기 국기(사진:위키백과)
마르코 폴로가 구술한 여행기는 마르코 폴로의 아버지 니콜로 폴로(Niccolò Polo)와 숙부 마페오 폴로(Maffeo Polo)의 스토리로 시작된다. 아버지와 숙부는 마르코가 여섯 살이던 1260년에 콘스탄티노플(라틴어:Constantinopolis)을 출발해 원나라를 여행하고 9년 후 1269년 베네치아로 돌아왔다. 형제는 지중해를 건너 킵차크한국을 거쳐 우즈베키스탄의 부하라에 도착해 3년을 머물렀다. 그리고 쿠빌라이 카안의 조정을 방문하고, 육로를 거쳐 3년 만에 지중해 항구 도시 아크레(Acre)에 도착해 지중해를 건너 베네치아로 돌아왔다. 형제는 1271년 다시 원나라를 향해 출발할 때 17살의 마르코 폴로와 함께 간다. 그들은 바그다드를 거쳐 바스라로 간 다음에 육로로 페르시아를 거쳐 아무다리야 강, 중국 량허, 파미르 고원을 통과해 타림 분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카슈가르, 호탄,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간쑤(甘肅) 서부 오아시스 지대에 도착하여 1년을 머무른 일행은 1274년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 카안의 여름 궁전이 있는 내몽골 상도(上都)에 도착했다. 마르코 폴로는 17년간 원나라 수도인 대도(大都, 베이징)에 머물면서 쿠빌라이 카안의 신임을 받고 대칸의 특사로 지방 행정업무를 보러 원나라의 먼 지방을 여행하였다. 마르코 폴로는 양저우에서도 관리로 3년간 있었다. 쿠빌라이 카안에게 오랜 중국 생활에서 생겨난 향수병을 호소하였으나 귀국이 허락되지 않았다. 1286년 일 칸국(Ilkhanate, 현재 이란 · 이라크 지역)의 군주인 아르군은 부인이 죽자 그녀를 대신할 왕녀를 보내달라는 요청과 함께 세 명의 사신을 쿠빌라이 카안에게 파견했다. 이에 카안은 원나라 공주 코카친을 사신과 함께 내륙 아시아를 통해 보냈으나, 오고타이 칸국(窩闊台汗國)의 카이두 카안과 오랜 전쟁으로 도중에 길이 막혀 다시 돌아온다. 그때 마침 인도양을 다녀온 마르코 폴로의 이야기를 들은 사신들이 폴로에게 바닷길을 이용하여 고향 베네치아로 돌아가면 어떠냐고 제안을 한다. 마르코 폴로는 지금이 고향으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여 바로 승낙한다. 폴로 일가는 배를 타고 동남아시아의 수마트라, 말레이, 스리랑카, 인도 서남부를 거쳐 이란의 호르무즈에 도착한다. 그러나 아르군 칸은 이미 사망해 원나라 공주를 제5대 칸인 가이하투 카안(Gaykhatu)에게 맡겼다. 폴로 일가는 많은 짐을 가지고 부지런하게 길을 떠나 1295년 베네치아에 도착했다.
마르코 폴로의 여행로(사진: 위키피디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