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계정(攀桂亭) 반계정은 정호(鄭澔)〔1648-1736〕가 괴산군 연풍면 입석리에 세운 정자인데, 6. 25사변 때 불에 탔다.
秋夜 登新成亭子 書懷 - 가을 밤 새로 지은 정자에 올라 감회를 쓰다
정 호(鄭 澔) 〔1648-1736〕
倚巖架石起新亭 바위에 의지하여 새 정자 세우니 東北平臨十里汀 동북은 십리 물가 넓게 펼쳐졌네 過嶺宿雲留半壁 고개 넘는 구름이 반벽에 머물고 隔林寒月透虛欞 숲 저편 달이 그윽한 난간 비치네
金丹有約形堪鍊 금단은 유약하나 몸은 단련하고 物色無猜眼却靑 물색은 새암없어 푸르름 쳐다보네 自笑戀君誠未已 임 그리는 마음은 버리지 않았는데 凭欄猶指北辰星 난간에 기대어서 북극성을 가르키네
【장암집(丈巖集)】
寄主倅宋玉汝 求題攀桂亭 - 현감 송옥여가 반계정의 제영을 구하므 로 부친다
정 호(鄭 澔) 〔1648-1736〕
반계정은 내가 바위 위에 지은 정자인데 수암이 이름을 짓고 제영하였다. 종전에는 사람들과 어울리 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신비한 곳의 물색을 싫어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귀찮게 여겼다. 옛 사람들이 수레와 말을 타고 오가는 사람들의 시끄러움을 싫어한 것과 같다. 근자에 최여화등 여러 정승이 이어서 이 정 자에 오르고 또 시를 읊었다. 옥주의 산천에서 건너 왔으나 세상사람들을 피하기 어려워서 끝내 숨기지 못하였다. 어찌 풍류객과 시인의 시문을 널리 구하는 일과 같으리오. 자연의 승경지를 꾸며 산중의 옛일을 짓는다. 이에 원운을 기록하여 바치고 아울러 하나의 절구로써 간략히 전말을 서술하니 술 마시고 글 쓰는 데 인색하지 말기를 빈다.(攀桂亭 卽弟巖棲之所 遂翁 所命名 而仍題一律 從前不要人和者 嫌以秘區物色 致 煩人耳目 盖古人驚猜車馬之意也 近者 崔汝和諸公相繼 來登 且有所咏 自度沃州山川 終難爲世人諱之 與其終 不得秘也 曷若徧求騷人詞客之篇章 以賁林泉之勝致 留 作山中之故事也 玆以原韻錄呈 兼以一絶 略敍顚末 幸 乞毋靳揮酒也)
一自東林題壁後 동쪽 숲에서 벽상시를 제영한 뒤에 靈區剛被世人知 신령스러운 곳 세인이 알게 되었네 由來物色終難秘 물색의 유래는 끝내 숨기기가 어려워 分與諸君買好詩 여러 선비와 나누어 좋은 시 얻으려네
【장암집(丈巖集)】
聞李繡衣廷馦 訪攀桂亭 題詩壁上而去 次韻 - 어사 이정렴이 반계정을 방문하여 벽 위 에 제영하고 갔다고 들어 그를 차운하다
정 호(鄭 澔) 〔1648-1736〕
聞道仙郞枉叩扉 이어사가 방문했다는 말을 듣고서 山中採藥未言歸 산에서 약을 캐고 말없이 돌아왔네 塵埋石塌無人掃 섬돌에 쌓인 먼지 닦는 이 없으니 童子何曾訊繡衣 아이가 어찌 어사 왔다고 알렸는가
【장암집(丈巖集)】
聞崔都憲石鼎 歷訪丈巖 不遇 和李御史韻 - 도헌최석정이 장암을 찾아왔다고 하나 만나지 못하여 이어사의 시로 화운하다 ()
정 호(鄭 澔) 〔1648-1736〕
經春一疾掩江扉 봄이 건 듯 지나 강촌의 문을 닫으니 桂老山中也未歸 산중에 있는 계로도 돌아오지 않았네 浪遣騷人賦招隱 시인 허망히 보내고 그윽한 시 지으니 却嫌塵染芰荷衣 속세가 싫어서 하의를 마련하였다네
【장암집(丈巖集)】
攀桂亭 聯枕 - 반계정 연침
이기홍(李箕洪) 〔1641-1708〕
碧桂千巖老 푸른 계수 바위와 늙어가고 澄潭一鑑明 맑은 연못 거울처럼 맑구나 引杯相對月 술잔을 들고 달을 바라보니 誰識此閒情 누가 이 그윽한 정을 알리오
【직재집(直齋集)】
發向華陽 歷叩丈巖 次攀桂 韻 - 화양동으로 가는 도중 장암을 방문하여 반계정을 차운하다
권상하(權尙夏) 〔1641-1721〕
仙家知有別般春 선가에는 별다른 봄이 있음을 아는데 夾路新花解引人 오솔길에 새로 핀 꽃 사람을 유인하네 疏雨一番溪上過 가랑비가 한 차례 시내 물을 건너가니 石壇松社淨無塵 돌 계단 소나무 집에 티끌 하나 없네
【한수재집(寒水齋集)】
華陽 次攀桂 韻 - 화양동에서 반계정을 차운하다
권상하(權尙夏) 〔1641-1721〕
春光依舊上梅枝 봄빛은 예전처럼 매화가지에 내렸는데 人事如何異昔時 사람 일은 어이하여 지난 날과 다른고 想像儀形渾似夢 의형을 상상하면 꿈처럼 아련해지는데 獨來山月更添悲 혼자 오니 산골 달이 더욱 서글프구나
【한수재집(寒水齋集)】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