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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박씨부인전(朴氏夫人傳)
◈ 제12회(完). 임 장군이 도중에 분함을 풀고 ...
한편, 오랑캐 군사가 나올 때 매복한 오랑캐 군사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어서 한양과 의주를 연락하지 못하게 하니, 슬프다 이 같은 변을 만나 임금님께서 의주에 편지를 내리시어 임경업을 불렀으나 중간에서 없어지고, 임경업은 전혀 모르고 있다가 늦게야 소식을 듣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음을 재촉하여 올라오다가, 앞에 한 무리의 군사와 말이 길을 막고 있으므로 임경업이 바라보니 바로 오랑캐 병사들이었다.
제 12 회
임 장군이 도중에 분함을 풀고
승상 부부 팔십 세로 수를 누리고 승천하다.
 
 
한편, 오랑캐 군사가 나올 때 매복한 오랑캐 군사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어서 한양과 의주를 연락하지 못하게 하니, 슬프다 이 같은 변을 만나 임금님께서 의주에 편지를 내리시어 임경업을 불렀으나 중간에서 없어지고, 임경업은 전혀 모르고 있다가 늦게야 소식을 듣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음을 재촉하여 올라오다가, 앞에 한 무리의 군사와 말이 길을 막고 있으므로 임경업이 바라보니 바로 오랑캐 병사들이었다. 분한 기운이 크게 일어나 칼을 들고 적진으로 뛰어들어 한 번 칼을 휘두르기도 전에 다 무찌르고 분기를 참지 못하여 말 한 필을 타고 혼자 의주를 떠나 바로 한양을 향하여 갔다.
 
이때 용울대가 의기양양하여 나오는데, 임경업이 분한 기운이 크게 솟구쳐 앞에 나오는 선봉장의 머리를 단칼에 베어 들고 좌충우돌하여 막을 사람이 없는 것 같아 말을 타고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니, 군사들의 머리가 가을바람에 낙엽이 떨어지듯 하였다. 오랑캐 병사들이 감히 대들지 못하고 죽는 자가 수도 없이 많으므로, 한유와 용울대가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며 박씨부인의 비밀스러운 계책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아 몹시 후회하고 즉시 글을 써 한양으로 올리니, 임금이 보시고 즉시 임경업에게 조서(詔書)를 내리시어 오랑캐 군사들이 나아가게 하시었다.
 
이때, 임경업이 한 칼에 적진의 장수와 졸병을 죽이고 바로 용울대를 죽이려고 하는데, 마침 한양으로부터 내려오는 사자가 조서를 드리니 임경업이 북쪽을 바라보고 네 번 절을 하여 예를 갖추고 조서를 열어 보니 그 조서에 대강 이르기를,
 
 
나라의 운수가 불행하여 아무 날 아무 때에 오랑캐 무리들이 북쪽으로 돌아 동대문을 깨뜨리고 한양에 쳐들어와 살육하였으므로 짐이 남한산성으로 피난하였는데, 십만 명의 적 병사들이 산으로 쫓아와 여러 날 동안 에워싸고 있으면서 매우 급박하게 쳐들어오니 경도 천 리 밖에 있고 수하의 두 장수가 없어 당해 내지 못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화조약을 맺었으니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분명 하늘의 운수라. 분하지만 어찌하겠는가. 경의 충성이 오히려 힘은 들이나 이익이 없는 것이다. 오랑캐 진영의 장수와 졸병들이 내려가거든 항거하지 말고 넘겨 보내라.
 
 
하였던 것이다.
 
임경업이 다 보고 나자 칼을 땅에 던지고 큰소리로 통곡하며 말하기를,
 
“슬프다. 조정에 만고의 소인이 있어 나라를 이렇게 망하게 하였으니 밝은 하늘이 이렇게 무심하시겠는가.”
 
하며 통곡하기를 마지않다가, 분함을 이기지 못하여 다시 칼을 들고 적진에 뛰어들어가 적의 장수를 잡아 엎드리게 하고 꾸짖어 말하기를,
 
“너희 나라가 지금까지 지탱하는 것은 도대체 나의 힘인 줄 모르고, 무지한 오랑캐 놈들이 이같이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마음을 품어 우리 나라에 들어와 이렇게 하니 너희 일행을 씨도 없이 할 것이지만, 우리 나라의 운수가 이렇게 불행하므로 왕명을 거역하지 못하여 너희 놈들을 살려 보내는 것이니, 세자와 대군을 평안히 모시고 들어가라.”
 
하고 한바탕 통곡을 한 후에 보내었다.
 
한편, 임금이 박씨의 말을 처음부터 듣지 아니하신 것을 돌이켜 뉘우치시니 모든 신하가 탄식하며 아뢰기를,
 
“박씨의 말대로 하였던들 어떻게 이런 변고가 있었겠습니까?”
 
임금이 분하게 여기어 탄식하여 마지않으며 말씀하시기를,
 
“박씨가 만일 대장부로 태어났다면 어떻게 오랑캐들을 두려워하였겠는가. 그러나 규중의 여자가 맨손에 혼자의 몸으로 무수한 오랑캐들의 예리한 기운을 꺾어 조선의 위엄을 빛내었으니 이것은 예부터 이제까지 없었던 일이다.”
 
하시고 충렬부인에 정렬을 더 봉하시고 일품의 봉록에 만금의 상을 주시고 또 궁녀로 하여금 조서를 내리시니, 충렬부인이 북향사배하고 열어 보니 그 조서에 대강 이르시기를,
 
 
짐이 밝지 못하여 충렬의 선견지명과 나라를 위해 하는 말을 따르지 않은 탓으로 나라가 망극하여 이 지경이 되었으니 정렬에게 조서를 내리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도다. 정렬의 덕행과 충효는 이미 아는 바라, 규중에 있으면서 나라의 위엄을 빛내고 왕비의 위태로움을 구하였으니 정렬의 충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거니와, 오직 나라와 더불어 영화와 고락을 함께하기를 그윽히 바라노라.
 
 
하였다.
 
박 정렬이 다 보고 나서 임금님의 은혜가 끝이 없음을 못내 사례하였다.
 
당초에 박씨가 출가할 때에 외모를 추하고 보잘것없게 한 것은 여색을 탐하는 사람이 혹하여 빠져들까 염려한 것이며, 형상을 탈바꿈하여 본색을 나타낸 것은 부부간에 화합하고자 한 것이고, 피화당에 있으면서 팔문진을 친 것은 나중에 순찰하고 돌아 다니는 오랑캐들을 막기 위한 것이고, 왕비를 못 모시고 가게 한 것은 오랑캐의 음흉한 변을 만날까 염려하였기 때문이고, 세자와 대군을 모시고 가게 한 것은 하늘의 뜻을 따랐던 것이고, 오랑캐 장수로 하여금 의주로 가게 한 것은 임 장군을 만나 영웅의 분한 마음을 풀게 한 것이라. 그 뒤로부터 박씨부인은 충성으로 나라에 무슨 일이 있으면 극진히 하고, 노비와 몸종들을 의리로 다스리고, 친척을 화목하게 하여 덕행이 높아 온 나라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하고 이름을 후세에 길이 전하게 되었다.
 
이 승상의 부부가 이후로 자손이 집안에 가득하고 태평스러운 재상이 되어 팔십여 세를 누리고 부귀영화가 극진하니 온 조정 안과 한 나라가 우러르며 떠받드는 것이었다. 좋은 일이 지나가고 슬픈일이 오는 것은 예로부터 흔한 일이라 박씨와 승상이 잇달아 우연히 병을 얻어 백 가지 약이 효험이 없으므로, 부부가 자손을 불러 뒷일을 당부하고 말하기를,
 
“옛 성인이 말하시기를 세상에 살아 있는 것은 붙어 있는 것이고 죽는 것은 돌아가는 것이라 하셨으니, 우리 부부의 복록은 끝이 없다 할 것이다. 인생의 삶과 죽음이 마땅히 이러하니 우리가 돌아간 뒤에 자손들은 지나치게 슬퍼하지 말아라.”
 
하고는 때를 잇달아 숨이 끊어지시니 한 집안의 아랫사람과 윗사람 할 것 없이 모두 발상(發喪)하여 예절을 극진하게 차려 선산에 안장하니, 임금이 들으시고 비감하시어 부의(賻儀)로 베와 금은을 내리시어 장사를 지내는 데 보태게 하시었다. 이 후에 자손이 대대로 관록이 끊이지 않고 가문의 모임이 끊이지 않고 융성하였다.
 
본래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남녀를 불문하고 재주와 인덕이 고루 갖추어지기 어려운 것인데, 박씨는 한낱 여자로 단지 재덕뿐 아니라 신령스러운 기계와 신묘한 헤아림이 촉한 때의 제갈량을 본받았으니 오래도록 드문 일이라. 아깝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여자로서 이런 재주를 가진 것은 드문 일이고 이것은 조선의 국운에 하늘의 뜻이 이렇기 때문이니, 특별히 드러나지 못하고 대강 전설을 통해서 기록하게 되니 가히 한스럽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뒤에 계화도 승상 부부의 삼년상을 극진히 받들고 우연히 병이 들어 죽으니, 나라에서 그 사연을 들으시고 장하게 여기시어 충비로 봉하셨다.
 
박씨부인의 충절과 덕행, 재주와 기이한 계책은 희한한고 세상에 자취없이 사라지게 하기 아까워 대강 기록하는 것이다.
【소설】 박씨부인전(朴氏夫人傳)
• 제11회. 용울대가 대군과 모든 부인을 ...
• 제12회(完). 임 장군이 도중에 분함을 풀고 ...
(2021.06.28. 11:37)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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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