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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서라벌
◈ 남해(南海)와 유리(儒理)
김동인의 역사소설. (1947년작) 고구려가 북쪽에서, 단군의 업을 물려받아 사산된 배달 종족을 품에 품으려 지나종족과 종족 항쟁을 하는 동안, 남쪽에서는 박혁거세(朴赫居世) 가 서라벌나라를 이룩하고, 처음의 조금만 부락국가(部落國家)에서 조금씩 조금씩 세력 범위를 넓혀 가면서 건전한 생장을 하고 있었다.
남해(南海)와 유리(儒理)
 
 
고구려가 북쪽에서, 단군의 업을 물려받아 사산된 배달 종족을 품에 품으려 지나종족과 종족 항쟁을 하는 동안, 남쪽에서는 박혁거세(朴赫居世) 가 서라벌나라를 이룩하고, 처음의 조금만 부락국가(部落國家)에서 조금씩 조금씩 세력 범위를 넓혀 가면서 건전한 생장을 하고 있었다.
 
박혁거세 거서간(거서간이란 임금이란 칭호다)의 어우도 육십일 년을 계속하고 그 맏아드님 남해 차차웅(南海 次次雄―차차웅도 임금이란 칭호다) 이위에 올라서 역시 왜(倭)며 낙랑(樂浪)등과의 작은 분규는 있을망정, 큰 사고는 없이 건전하게 자라고 있었다.
 
남해 차차웅이 이십일 년의 어우는 태평성대였다. 백성은 욕심을 모르고 다툴 줄을 모르고 기름진 땅에 풍족한 의식재료로 태평무사한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후계자에게 뒤를 맡기고 승하하였다.
 
뒤를 맡은 아드님 유리(儒理)는 임금의 위에 몸소 오르기가 송구하였다. 스스로 덕이 부족할 것 같고, 감당치 못할 것 같았다.
 
더욱이 아버님 때부터 대보(大輔)로 있는 석탈해(昔脫解)의 위인 당신보다 훨씬 월등한 것 같아서 탈해보다 윗자리에 앉기가 매우 송구하였다. 그래서 탈해를 불러서 그대가 임금이 되어 줄 수가 없겠느냐고 청하여 보았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신기(神器)는 거룩한 것으로, 범인(凡人)이 감당치 못할 것이옵니다.
 
"그래도 나는 감당치 못할 것 같구료."
 
"일찌기 듣자오니, 슬기로운 사람은 이빨〔齒〕이 많다 하옵니다. 그럼, 저와 차차웅께서 시험삼아 떡을 씹어 보아서 이빨 자욱 많은 이가 신기를 맡기로 하면 어떠리까."
 
이리하여 유리와 탈해는 떡을 갖다 씹어 보았다. 그 결과는 유리가 이빨 자욱이 더 많았다.
 
뒷날 임금을 이사금(尼師今)이라 부른 것은, 여기서 나온 바다, ‘잇금’ 즉 ‘이사금’으로….
 
유리 이사금 제구 년에 육부에 각기 성(姓)을 내려 주고, 열일곱 등급(等級)의 벼슬을 베풀고, 이사금의 두 따님으로 하여금 육부를 두 패에 나누어 두 패의 여인들을 두 왕녀로 각각 거느리고 칠월 보름부터 팔월 보름까지 베짜기〔績市〕의 경기를 시키고 이를 ‘가위〔嘉俳〕’라 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춤추고 노래하여 서로 축하하였다. 회소곡(會蘇曲)이 여기서 생겨났다.
 
땅 기름지고 일기 다스로운 곳에 터잡은 서라벌나라는 북쪽 박토에 건국한 고구려와 달라 웅건(雄建)보다 우아(優雅)에 기울었다. 고구려에서는 절식(節食)이 국민성이 되고, 투지(鬪志)와 정복욕과 웅건사상이 국민성으로 될 동안, 서라벌은 포식과 가무 유흥 등으로― 전연 다른 성질의 인종이 되어 갔다.
 
유리 이사금 제십사 년에 북쪽 나라 고구려가 낙랑은 둘러엎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그러나 비록 낙랑의 옛 영토가 다 고구려의 날개 아래 들어서, 고구려의 국경선이 썩 남쪽으로 내려왔다 할지라도, 아직 고구려(새 영토를 포함한) 와 서라벌나라와의 새에는 무수한 꼬마국가(부락국가)들이 끼여 있어서, 그 국경선(고구려와 서라벌의)은 서로 닿게까지 되지 않았는지라, 낙랑이 없어졌다는 것도 그다지 큰 충동을 느낄 바이 아니었다.
 

 
그럼 이하 무휼(대무신왕)왕이 지나 영토 낙랑을 둘러엎기까기지 전말을 살펴보기로 하자.
 
 
(1947년작. 1953 太極社(태극사)에서 초판 간행)
【역사소설】 서라벌
• 서라벌(徐羅伐) - 6
• 남해(南海)와 유리(儒理)
(2024.05.29. 11:38)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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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