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바위
옛날 거제도로 부임한 원님이 고향을 떠나 혼자 살기 심심하고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불편할 듯 해서 부임하면서 딸을 데리고 왔다.
원님이 거제도 백성들의 크고 작은 고민거리를 해결해주며 지내던 어느 날 원님의 집에 새로 젊은 하인이 들어왔다.
그리고 얼마 후 원님의 딸과 하인은 서로 첫눈에 반해 사귀게 됐다. 이 사실울 알게 된 원님은 딸과 천한 하인이 서로 만나는 것을 반대하며 만나지 못하게 했다.
원님의 딸과 하인은 원님의 반대에도 만남을 시도했지만, 그 때마다 원님의 방해로 만나지 못했다.
결국 하인은 상사병에 걸려 죽었고, 구렁이로 다시 태어나 원님의 딸을 찾아왔다.
구렁이가 된 하인은 원님의 딸을 보자마자 달려가 원님 딸의 목을 감았다.
온 고을 사람들이 원님 딸의 목을 감은 구렁이를 떼어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자 마을 사람 중 한 명이 “상사병이 나 죽은 원혼은 상사로 떼어야 하는데 장승포 산머리 끝자락 능개 라는 동네 바닷가에 상사병을 고칠 수 있는 바위가 있으니 거기로 가면 구렁이를 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님의 딸은 상사바위에 도착하기도 전에 구렁이에게 정기를 다 빼앗겨 죽고 말았다. 아직도 능포동 바닷가에는 상사바위가 있다. 상사바위의 다른 이름은 양지암이다.
- 거제전래설화집 (거제문화원 2019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