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가짜어사
이 이야기는 조선조 말엽에 조정의 무능과 어지러운 때를 이용하여 지방에서 사기 행각을 한 가짜어사의 설화이다.
주인공은 둔덕면 거림리 농막 부락에 김찬수씨의 선조로 1945년 해방후만 하여도 이분의 자손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이조 말엽에 정국은 무능하고 서로의 당파싸움만 하던 때라 요즈음과 같이 가짜가 많았던 모양이었다.
지금은 문화가 발달해 죄를 지은 범인도 빨리 잡히지만, 그때는 신분증도 없어 가짜 마패를 만들어 슬쩍 빨리 보이면 통했다.
김 가짜어사는 영남지방에 진짜 암행어사가 출두했다는 소문을 어디서 입수하여 4~5명의 사람을 모아 포졸로 변장시켜 가짜어사 출동 행세를 했다.
가짜 마패를 허리에 차고 포졸을 데리고 진짜 어사가 출동한다는 반대 방향으로 가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백성을 괴롭히는 탐관오리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면 응징을 했다.
통영, 거제, 고성 등지에는 어사가 잘 출두 하지 않는 곳이라 동헌인 현재의 군청이나 풍헌인 오늘의 면사무소를 찾아가서 포졸들이 먼저 어사 출두요 하고 고함을 쳤다. 그 다음에 가짜어사 김 씨가 동헌 안으로 들어서면서 호통을 친다. 이렇게 해서 현령이나 풍헌이 저지른 민폐를 소상히 보고받고 자백하면 용서했다.
현령이나 풍헌은 진짜 암행어사 인줄 알고 깊이 사죄를 빌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면 관대히 용서하고 다음부터는 행패나 과도한 납세를 강요하거나 민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타일렀다. 이 때 포졸들은 가짜어사가 잘 봐준다는 뜻으로 많은 뇌물을 받아서 조용히 떠났다.
가짜어사 김 씨는 두 번 했는데 주로 한산도나 욕지도 같은 외딴 곳을 택했다고 하며, 재미있는 이야기는 가짜어사를 세 번만 잘하면 탐관오리를 깨우쳤다는 공으로 진짜어사를 주었다는 말도 있으나 가짜어사 김씨는 두 번 밖에 못한 것으로 전해내려 오고 있다.
- 거제전래설화집 (거제문화원 2019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