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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거제전래설화집
◈ 33. 산신령이 돌봐준 효자
어느 한 마을에 남편이 일찍 죽어 부인이 혼자서 외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었다. 아들이 외동아들이다 보니 효성 또한 지극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부인이 병이 들었는데 아들이 매우 걱정을 하여 온갖 좋다는 약을 다 써보아도 별 효험이 없었다.
산신령이 돌봐준 효자
 
 
 
 
어느 한 마을에 남편이 일찍 죽어 부인이 혼자서 외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었다. 아들이 외동아들이다 보니 효성 또한 지극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부인이 병이 들었는데 아들이 매우 걱정을 하여 온갖 좋다는 약을 다 써보아도 별 효험이 없었다.
 
그래도 아들은 언제나 어머니를 정성스럽게 모셨는데 그 날도 어느덧 해가 다 지고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그때 백발노인 한분이 봇짐을 짊어지고 들어와서는 주인 아들에게 하룻밤 묵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 아들은 그 노인의 사정을 딱하게 여겼으나 자신도 단칸방이고 어머니 또한 매우 위독하셔서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 노인은 오뉴월이니 거적 하나만 주면 울타리 밑에서라도 자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아들은 자기 어머니처럼은 모셔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 노인은 잠시 후에 자신이 진맥을 짚을 수 있다며 노모의 병을 한번 보자고 했다.
 
진맥을 다 짚은 후 그 노인은 방법은 단 하나 뿐이라며 당신 집에 있는 어린 아들을 가마솥에다 넣고 푹 삶아서 그 물을 먹이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노인의 질문에 자식은 또 낳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물론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였다.
 
그 아들의 부인 또한 효성이 지극한지라 그렇게 하자며 동의하였다.
 
그 이튿날 아들이 서당에 다녀오자 그 부인과 효성이 지극한 아들은 자신의 아들에게 목욕을 하자며 부엌으로 끌어들였다.
 
옷을 벗기더니 솥뚜껑을 열고서 아버지라는 사람이 그 아들을 달랑 들어 솥에 넣어버렸다.
 
아들은 뜨거워 발버둥 치더니 한참 후에는 조용해지는 것을 보고 그 아버지는 가슴이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한참 후에 솥뚜껑을 열어보니 아이는 간 곳이 없고 커다란 동삼 한 뿌리가 솥에 가득하게 놓여 있었다.
 
부인이 그 동삼과 함께 끓인 물을 어머님께 떠다 드리니까 다 죽어가던 어머니가 살아났다.
 
아들과 부인은 매우 기뻐하였다. 그런데 그날 점심때가 되니까 자기 아들이 서당에 다녀왔다며 들어왔다.
 
부인은 깜짝 놀라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말 자기 아들이었다. 그렇게 해서 네 식구가 행복하게 살던 중 3~4년 후에 그 모친이 또 병이 들어 앓게 되었다.
 
아들은 또 걱정을 하여 온갖 약을 다해 보아도 효능이 없었는데 그 어머니는 아들에게 홍시감만 먹으면 당장에 살아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때는 3~4월경이라 홍시감은커녕 감꼭지도 없을 때였다. 그러나 아들은 점심을 싸 들고 감 밭에 갔다.
 
호미로 감 밭에 있는 풀밭을 매어보니 홍시감은 없고 풀만 수두룩이 있었다.
 
해는 벌써 서산에 지는데 홍시감을 구하지 못해 어머니가 죽을 것 같아 아들은 효도를 다하지 못한 불효자라며 나무 밑에서 대성통곡을 하며 울었다.
 
울다가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벌써 보름달이 떠 있는 한밤 중 이었다.
 
아들은 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빨리 집에 가던 중 호랑이 한 마리가 가던 길을 못 가게 막고 있었다.
 
아들은 안절부절 하며 호랑이에게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이라며 빨리 가야 한다고 했으나 호랑이는 자꾸만 자기 등을 머리로 치며 그곳을 가리켰다.
 
아들은 자기를 잡아먹지도 않고 자꾸만 등을 가리키는 것이 이상했으나 등에 타라는 소리 같아 등에 올라타니 어디론가 계속 달리더니 어떤 큰 기와집 앞에 내려놓고 가버리는 것이었다.
 
아들은 몇 시간을 달려온 이곳이 어떤 곳인지도 몰랐고, 또 해가 진지라 그 집에 가서 하루 밤 자고 가야겠다며 청하니 쾌히 승낙했다.
 
방에 들어가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한참 후에 깨우는 소리가 나 일어나 보니 제삿밥을 먹으라고 했다.
 
그래서 일어나 보니 상위에 홍시감이 놓여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곧장 주인에게 달려가 지금이 4월인데 어떻게 홍시감이 있냐고 물어보니 그 주인이 하는 말 인즉, 자기 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 큰 감 밭을 일구고 계셨는데 자나 깨나 그 큰 감나무 밑에서 지내고 그 감나무를 애지중지 하였다고 했다.
 
그래서 죽은 후 4월에는 감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아버지 제사상에 쓰기위해 굴을 파놓고 감을 몇 접씩 땅에 묻었다고 했다.
 
많이 묻어 놓아도 제사 때가 되면 다 녹고 세 개 아니면 네 개 정도가 남곤 했었는데 금년에는 유달리 몇 십 개가 남았다고 했다.
 
오늘이 아버지 제사라 감을 올리고 제사를 지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아들은 자기 모친이 아파 누워 있는데 홍시 감을 먹으면 병이 회복된다는 자신의 사정 이야기를 하고 홍시를 몇 개를 얻어 집밖을 나와 보니 아까 데려다 주었던 그 호랑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호랑이 등에 업혀서 달리다가 잠시 후 호랑이가 멈추더니 그 아들을 내려놓았다.
 
아들이 내린 곳은 다름 아닌 자기 집 문 앞이었다. 아들은 빨리 집으로 들어가 어머니에게 홍시를 드렸다. 어머니는 홍시 감을 먹은 후에 거짓말같이 나았다.
 
그 소문을 들은 동네 사람들은 효성이 지극하니까 동삼을 주신 것도, 호랑이를 시켜 홍시 감을 구하게 한 것도 모두가 산신령이 돌보아서 그렇게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 거제전래설화집 (거제문화원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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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