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 바른 강아지로 호랑이 잡은 이야기
옛날 노자산에는 호랑이가 많았다고 한다. 김 포수라는 사람이 호랑이를 잡으려고 꾀를 하나 냈다. 그는 조그만 강아지를 한 마리 길러서 참기름을 자꾸 발라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강아지에 줄을 달아서 허리에 매고 노자산으로 갔다. 산 아래에서 동정을 살피니 저만치서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보였다.
그는 재빨리 강아지를 큰 나무 아래에 메어 놓았다. 이것을 본 호랑이는 한 입에 강아지를 삼켜 버렸다.
참기름을 잔뜩 바른 강아지는 호랑이의 몸속을 통과하여 항문으로 쑥 빠져 나왔다. 이렇게 하길 거듭하다 보니 많은 호랑이가 줄에 끼어서 꼼짝을 못하고 있었다.
호랑이를 잡으러 온 이웃 마을 포수가 참 신기하게 잡힌 호랑이를 보며 물었다.
“어떻게 호랑이를 잡았나”
김포수는 그냥 잡았다고 얼버무렸다. 그러자 이웃마을 포수는 산에 가서 노력도 안 해 보고 다른 포수들을 데리고 와 호랑이를 모두 빼앗아 가죽을 벗겨 갔다. 김 포수는 여럿인 포수들에게 대들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호랑이를 빼앗겼다. 그러나 김 포수는 다시 꾀를 내어 이웃마울 포수에게 부탁했다.
“내 청이 하나있다”
“내가 잡은 호랑이 왼쪽 귀를 내가 조금씩 베어 갈란다”
“겨우 그거야? 그래 잘라가 조금 베어가도 호랑이 가죽 파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까”
그래서 그 사람은 호랑이의 왼쪽 귀를 조금씩 베어갔다. 포수들은 벗긴 가죽을 지고 서울 시장에 팔려갔다.
호랑이를 빼앗긴 김포수는 서울의 어느 대감 집에 가서 자기가 잡은 호랑이를 찾아 달라고 사정 이야기를 하며 부탁했다.
“아, 그게, 정말이냐? 네가 잡았다는 증거는 있느냐”
증거가 있다고 대감에게 말하자 대감은 김 포수와 자신의 하인들과 같이 호랑이 가죽 파는 곳에 가서 증거가 무엇인가를 물었다.
“제가 포수들한테 가죽을 벗길 때 왼쪽 귀를 조금 베어 왔어요”
그리고 김포수가 베어온 호랑이 귀를 가죽에 대어보니 전부 딱 맞는 것이었다.
“아, 이 호랑이들은 틀림없이 김포수가 잡은 것이다”
대감은 포수들에게 호랑이 가죽을 전부 빼앗아 김 포수에게 돌려 주었다. 이렇게 하여 김 포수는 가죽을 팔아 부자가 되었다.
- 거제전래설화집 (거제문화원 2019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