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처녀
가난한 집에 한 총각이 살았다. 하루는 그 총각이 타령을 부르며 산으로 올라가니 예쁜 처녀가 시냇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총각은 처녀에게 길을 물었다.
“이리로 가면 어디가 나옵니까”
“예, 절이 하나 나옵니다”
길을 가리키던 처녀는 이어서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그 절에 가면 우리 어머니가 살고 계신데 호랑이에요. 그 분이 나오시면 물 좀 달라고 하세요. 그러면 어머니는 직접 떠먹으라고 하실 겁니다”
그러면,
“나는 못하니 할머니가 떠 주라고 말하세요. 그래서 할머니가 샘에서 물을 떠 주면 샘에다 할머니를 밀어서 빠뜨린 뒤 뚜껑을 덮어 죽이세요”
그는 길을 따라 절에 가서 할머니를 만났다.
“어떻게 왔니”
“물이 먹고 싶습니다”
“그래, 자네가 떠먹게”
“아니요, 할머니가 떠 주세요”
할머니가 샘에서 물을 뜨려 하자 총각은 처녀가 시킨 대로 밀어서 빠지게해 뚜껑을 덮어 할머니를 죽여 버렸다.
조금 있으니 그 처녀가 다시 절로 올라와서 말했다.
“오빠가 하나 있는데 그도 호랑이예요. 그가 저 강 건너 편에서 오는 길에 거의 다 도착 하면 활로 쏴서 죽여 버리세요”
총각은 처녀가 시키는 대로 또 처녀의 오빠를 죽였다.
이렇게 어머니와 오빠를 죽인 처녀총각은 부부처럼 해서 서울로 올라갔다.
그 곳에서 처녀는 호랑이로 변해 많은 사람을 해쳤다. 이 소식이 임금님 귀에 까지 들어가자 임금님은 호랑이를 잡은 사람에게는,
“많은 상을 내려 부귀영화 를 누리도록 해 주겠다”
고 방을 붙였다.
처녀는 사람들을 해치다가 들어와서 총각에게 말했다.
“내가 언덕에 가서 누워 있을 테니까 당신은 총으로 나를 죽이세요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몸의 한 부분을 잘라서 숨어버리세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맞아 죽을 겁니다”
총각은 처녀가 시킨 대로 그 날 저녁에 길에 누워 있는 호랑이를 쏴 죽이고 꼬리를 자른 뒤 나무 뒤에 숨었다.
포수들은 길에 죽어 있는 호랑이를 보자 서로 자기가 잡았다며 우기는 거였다.
싸움은 임금님 앞에서까지 계속되었다. 총각은 숨어 있다가 나타나 진짜로 내가 잡았으니 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아까 잘라서 가지고 있던 꼬리를 죽은 호랑이의 꼬리에다 붙여 보았다.
임금님은 총각이 정말 호랑이를 잡았음을 인정하고 많은 상을 내려 부귀영화를 누리도록 해 주었다.
총각은 호랑이 처녀의 덕에 잘 살게 되었다.
- 거제전래설화집 (거제문화원 2019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