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녕(高昌寧) 원님 달비 찾아준 이야기
옛날 거제에 군수가 내려 왔는데 성은 고(高)가고 창녕(昌寧)에서 왔다고 하여 고창녕이라 불렀다.
이 원님은 명판으로 소문이 자자하였다. 옛날 여자들은 달비라는 물건을 지니고 있었는데 이것은 시집 갈 때 가지고 가는 귀한 물건이다.
그런데 그것을 도둑놈이 훔쳐갔다. 그래서 고창녕 원님한테 가서 달비를 찾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것을 훔친 자는 틀림없이 여자일 것이라고 생각한 원님은 어느 날 하루 날을 잡아 마을에 있는 여자들을 전부 모으라고 명을 내렸다.
원님의 명이라 모든 여자들이 동헌으로 속속 모여 들었다. 원님은 잃어버린 달비를 찾는다는 애기는 하지 않고 나라 돌아가는 애기며 예의와 도덕에 관한 말들만 하였다.
도덕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남의 것을 훔치면 안 된다는 애기를 하였다. 항간에 들은 말이 이 근방의 어떤 여자가 달비를 잃어 버렸다고 하던데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은 나쁜 짓임을 강조 하였다.
그리고 범인을 찾지도 않고 모두 가라고 일렀다. 여자들은 혹시나 자기를 도둑으로 몰아세우면 어쩌나 하고 겁을 먹고 있는데, 그냥 가라고 하니 좋아서 우루루 몰려 나갔다.
원님은 여자들이 문밖으로 채 나가기 전에 발로 땅을 탁 치며 구르면서 고함을 쳤다.
“그 달비를 훔친 여자는 섰거라”
그러자 달비를 가져간 여자는 꼼짝 안하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 거제전래설화집 (거제문화원 2019년 12월)
※ 달비 : 부녀자의 머리를 땋아서 위로 둥글게 틀어 얹은 머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