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호랑이 잡기
힘이 무척이나 센 장사가 변소에 앉아 있는데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장사가 작대기로 때리니 달아났다.
장사가 호랑이를 쫓아가자 호랑이는 머리를 감으려는 부자집 처녀를 물어 담 밖으로 던져 넘겨 버렸다. 장사는 그놈을 때려잡았으나 처녀는 무척 놀난 표정이었다.
이 처녀는 내일 시집을 가기 때문에 오늘 머리를 감으려고 나오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다.
장사는 처녀를 주인집으로 데리고 가서 안정을 시키고 미음을 끓여먹여 살려 놓았다.
그러자 부잣집에선 감사하다며 며칠 묵고 가라고 하였다. 그 집에서 지내다 보니 앞산에 연기가 무럭무럭 나는 것이 보였다.
장사가 처녀에게 앞산에 나는 연기에 대해 물으니 무엇을 하는지는 몰라도 저렇게 매일 연기가 난다고 하였다.
장사는 이상하게 생각하여,
“네가 저기 한 번 올라가 보지요”
하며 산꼭대기로 향했다.
거기에는 농부 한 사람이 움막을 하나 쳐 놓고 호랑이를 잡아 부모님 원수를 갚겠다고 버티고 있었다.
장수가 그 사람에게 말했다.
“내일은 호랑이 하고 나하고 싸울 테니까 그때 당신이 '잡아라'고 한마디만 소리쳐 주세요”
농부는 그렇게 하겠다 장담했다. 다음 날 농부가 자고 있으니 밖에서 장사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놈 나오라 나하고 싸워보자”
농부는 밖으로 나와 진짜 호랑이를 보니 너무 겁이 나서 약속했던 말을 하지도 못 한 채 벌벌 떨기만 했다.
호랑이와의 싸움이 끝나자 장사는 농부를 크게 나무랬다. 농부는 내일은 꼭 하겠다며 말했으나 다음날도 역시 겁에 질려 하지 못하였다.
3일째 되는 날 장사는 한 마디만 해주면 자기가 이길 텐데 그러지 못하는 농부에게,
“한 번만 더 안한다면 죽여 버리겠다”
고 위협했다.
다음 날 장사가 호랑이와 싸움을 하고 있을 때 농부가 기어드는 소리로,
“저 놈 잡아라”
고 열심히 외치니 호랑이는 뜻밖의 소리에 놀랐는지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럴 때 장사가 한 번에 쳐서 죽여 버렸다. 농부에게 호랑이의 간을 내어 부 모님의 원수도 갚게 해주고 가죽은 벗겨 내려와서 처녀의 집에 가서 말했다.
“처녀를 내가 살렸으니 내가 장가 갈렵니다”
이리하여 장사는 장가를 가고 다른 사람 부모의 원수도 갚아 주었다.
- 거제전래설화집 (거제문화원 2019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