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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거제전래설화집
◈ 40. 은혜 갚은 신부
옛날에 열아홉 살 먹은 총각이 서당을 가는데 중간 지점에서 쉬고 있는 가마를 만났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지나가던 스님이 가마문을 열어 보더니만 안에 들어있는 신부하고 입을 쪽 맞추는 것이었다. 열아홉 살 총각이 자기도 무슨 생각이 있었던지 갑자기 그 스님하고 시비가 붙어 싸움을 하는 것이었다.
은혜 갚은 신부
 
 
옛날에 열아홉 살 먹은 총각이 서당을 가는데 중간 지점에서 쉬고 있는 가마를 만났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지나가던 스님이 가마문을 열어 보더니만 안에 들어있는 신부하고 입을 쪽 맞추는 것이었다.
 
열아홉 살 총각이 자기도 무슨 생각이 있었던지 갑자기 그 스님하고 시비가 붙어 싸움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신부는 가마에서 나와서 물가로 들어가더니 물에 빠져 죽었다.
 
가마꾼들은 도로 가마를 메고 돌아서서 신부 집으로 가버렸다. 그 총각도 시간이 늦어 서당을 가지 못하고 집으로 갔는데 스님이 총각한테 편지를 띄웠는데 아무 날 아무 시 어느 절로 오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그 총각이 그 절로 올라가니까 스님이 하는 말이,
 
“저 건너 섬에 한 번 건너가 보라”
 
고 했다.
 
총각은,
 
“큰 바다 가운데 큰 섬이 하나 있는데 배를 타지 않고 어떻게 갔다 오느냐”
 
고 했다.
 
그 스님이 하는 말이 내가 도술을 부릴 것이니 건너 갈 수 있다고 했다.
 
스님의 도술로 총각은 육지를 걸어가듯이 물에 빠지지 않고 바다를 건너가니 큰 섬에는 집이 있었고 집에 들어가니 어여쁜 여자가 한 분 있었다.
 
“하, 오늘 네 올줄 알았다. 잘 왔다”
 
그러더니 예쁜 여자가 여우로 변해 이 총각에게 하는 말이,
 
“내가 너를 잡아먹어야 하는데 너의 부모들이 모르고 있으니, 오늘은 보내니까 집에 가 있다가 아무 날 아무 시에 내가 도술을 부려서 너를 잡아 죽일 것이니 그렇게만 알고 있어라. 그러니 오늘은 가거라”
 
했다.
 
돌아와서 스님이 오라 하여 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니 스님은 그럴 것이라고 하며 이제 집으로 가라고 했다.
 
집에 가서 서당에도 안가고 고민만 하면서 있으니 어머니가 물었다. 그러나 말도 안하고 죽을 시간만 기다렸다.
 
밤에 꿈을 꾸니 물에 들어가서 죽은 신부가 장도를 쥐어 주면서 말했다.
 
내가 그때 물에 빠져 죽어서 용왕님 며느리가 되었으니 그 은혜를 갚겠다면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그 여우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꿈에 들으니 날이 밝으면 하늘에 무지개가 두 번 서는데 처음 파란쌍무지개가 서거든 가만두고 빨간 홍무지개가 서면 그 칼로 자꾸 열십자만 그리라 하는 것이다.
 
반시간이던 한 시간이던 열십자만 자꾸 그리면 그 여우가 죽을 것이라고 했다.
 
없어질 때 까지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했다. 꿈을 깨니 실제로 장도가 하나 손에 쥐어져 있었다.
 
날이 밝아지고 구름도 없이 아침 해가 붉게 솟아나는지라 파란 쌍무지개가 서더니 다음은 빨간 무지개가 서서 그 칼로 자꾸 열십자를 그었다.
 
그러니까 뒷문 독에서 벼락 치는 소리가 막 나는 것이다. 무지개가 다 없어지자 정신을 차려서 뒷문을 탁 열어보니 큰 백여우가 한 마리 죽었는데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파란 쌍무지개는 물 밑 용왕님이 세운 것이고 빨간 홍 무지개는 섬의 여우가 이 총각을 죽이려고 세웠는데 결국 용왕님이 그 여우를 잡은 것이다.
 
총각은 가죽도 얻고 목숨도 건져 잘 살았다고 한다.
 
 
- 거제전래설화집 (거제문화원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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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