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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의 세상이야기     오문수의 지식창고 2020.11.03. 11:15 (2020.11.03. 11:15)

【사회】"더 많이 알려야겠어요" 중학생 눈에 비친 여순사건

72년 전인 1948년 10월 19일 밤, 여수는 혼돈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었다. 신월동에 주둔하고 있던 제14연대 군인들이 "제주 4·3사건을 진압하라!"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해 시내를 점령해버렸기 때문이다. 이어 다음날 순천도 점령했다.
 
▲ 여수 여도중학교 정필흥교사(맨왼쪽)와 6명의 학생들이 "역사 속 사진 세상 -여순사건의 진실을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자료와 유적지를 찾아 만든 사진전을 열고 있다. ⓒ 오문수
 
72년 전인 1948년 10월 19일 밤, 여수는 혼돈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었다. 신월동에 주둔하고 있던 제14연대 군인들이 "제주 4·3사건을 진압하라!"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해 시내를 점령해버렸기 때문이다. 이어 다음날 순천도 점령했다.
 
사건은 1주일 만에 종료됐지만 후유증은 엄청났다. 전남동부권과 지리산 일대에서 약 1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진압군과 봉기군은 물론 억울하게 죽어간 민간인 희생자도 무수했다.
 
숨겨진 역사를 알지 못하고 여수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여수의 아름다움에 감탄만 하고 돌아간다. 그러나 여수의 역사를 알고 숨겨진 아픔과 아픔을 극복 승화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알고 나면 여수는 한층 더 아름다운 도시다.
 
우리 고장의 역사 제대로 알자
 
여수 여도중학교 정필흥 교사는 전라남도 교육청에서 공모한 '2020 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역사속 사진 세상-여순사건의 진실을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여순사건은 우리 고장의 역사입니다. 학생들이 우리 고장의 역사를 바로 알고 많은 사람이 여순사건의 진상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제21대 국회에서 여순사건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기도 하고요."
 
정필흥 교사는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한 6명의 학생과 함께 다양한 도전과제를 준비했다. 20차시에 걸친 도전과제는 크게 전남 지역권과 타시도 지역권으로 나뉜다. 전남 지역권 탐방 자료는 여순항쟁에 관한 독서토론, 강연듣기, 여수지역 유적지 답사, 빨치산 유적지 탐사가 있으며 타시도 지역권으로는 제주 4·3사건 유적지 답사 등이 있다.
 
프로젝트가 처음 시작된 6월 20일부터 현재까지 16차시에 걸쳐 시행된 주요 활동 내용에는 주철희 박사의 <여순항쟁의 역사>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를 읽고 토론하기와 여수지역 유적지 탐방이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말로 듣는 것보다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 사진자료는 학생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줬다.
 
▲ 여순사건 당시 종군기자였던 미 라이프 잡지 칼 마이던스가 찍은 사진을 모아 출판한 화보집(맨 왼쪽 위)과 이경모기자의 화보집(맨 왼쪽 아래)이 보인다. ⓒ 오문수
 
정필흥 교사는 여순사건 당시 종군기자였던 라이프 기자 칼 마이던스가 촬영한 화보집을 구입했다. 화보에는 진압군 이동과 전투, 미군과 제14연대, 민간인 피해, 시민들의 피난, 협력자 색출과 학살, 여수 대화재 등의 98장의 사진이 실려있었다. 또 한 권의 화보는 이경모 기자의 화보집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6명의 학생들은 지금까지 활동했던 자료를 모여 2층 복도에서 '역사 속 사진 세상-여순사건의 진실을 찾아서'라는 사진전을 열고 있다. 복도를 지나다 우연히 사진을 들여다 보던 정가연양(2학년)의 얘기다.
 
"사진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미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식의 시신 앞에서 오열하는 어머니들, 순천의 들판에 마구 내버려진 시신들, 군인들이 협력자를 색출하는 동안 머리 위로 손을 들고 있는 주민들과 어린이들, 특히 자식의 시신 앞에서 우는 어머니들 사진을 보면서 마음이 진짜 아팠어요.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아무리 여수가 작더라도 하루만에 순천이 점령됐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팀원이었던 신승찬군(1학년)이 탐사 활동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이 희생되어 안타까웠어요. 특히 증조외할아버지가 희생됐는데, 그래서 저에게 의미가 있었던 탐사 활동이었습니다."
 
팀장인 김민찬(1학년)군이 활동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여순사건 주제는 중학생들에게 다소 무거운 주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사를 하고 자세히 들여다 보니까 무거운 주제로 다가오지 않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소명감이 생겼어요. 여순사건의 진실규명과 여순사건특별법 제정을 위해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학생들은 겨울방학이 되면 제주 4·3평화공원을 방문해 도전과제 활동을 마무리하고 활동 내용에 대한 총정리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 여도중학교 2층 복도에 전시된 사진들을 보고 학생들이 소감을 적은 글들이 걸려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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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오문수 oms114kr@daum.net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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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5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