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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수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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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의 세상이야기     오문수의 지식창고 2018.04.04. 10:38 (2018.04.04. 10:38)

윷판에 이런 심오한 뜻이 숨어 있다니

한국 윷판암각화 최대유적지 임실 상가마을에 가다
▲ 임실문화원 최성미 원장(왼쪽)과 임실군문화해설사 강명자씨가 '임실상가윷판유적지'를 안내하고 있다. ⓒ 오문수
 
지난 주말 임실문화원 최성미 원장과 임실군문화해설사 강명자씨와 함께 윷판형암각화가 있는 전라북도 임실군 신평면 가덕리 상가마을 산36번지를 방문했다. 상가 윷판유적은 상가마을에서 잠두산으로 들어가는 길 아래에 넓게 형성된 자연암반 위에 있다.
 
가덕저수지와 맞닿아 있는 유적 입구는 좁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서서히 넓어지는 호리병 형태를 하고 있다. 유적을 구성하는 암반은 가로 9m, 세로 3.5m 바위로 12°~14° 정도 경사진 동고서저의 지형이다.
 
임실문화원 최성미 원장과 함께 윷판형암각화 유적지 탐방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가 유적지를 맨 먼저 학계에 알리고 학술발표회(2014.10.24.)를 열었다는 데 있다. 문화재에 조예가 깊은 그는 면장재직 시절 지역민으로부터 "윷판을 새긴 윷판바위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학계에 알렸다. 이후 한국암각화학회와 임실문화원이 6개월간 공동조사를 마친 후 상가마을 윷판형암각화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 임실문화원 최성미 원장과 임실군문화해설사 강명자씨가 '임실상가윷판유적지'에서 바위에 뚫린 구멍을 가리키고 있다 ⓒ 오문수
 
조사결과 임실 상가윷판유적은 단일 바위에 가장 많은 윷판그림을 새긴 국내 최대 유적지로 평가받았다. 윷판은 39점으로 판명되었고 고누판 1점과 80여점의 바위구멍 및 삼우정(三友停) 암각명문이 확인됐다.
 
임실군청에서 열렸던 한국암각화학회 학술발표지 <임실상가윷판유적>지에는 윷판의 유래가 잘 나와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일권 교수의 발표 내용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쓴 <조선상고사>에서 우리의 중요한 세시풍속인 윷놀이가 고대 부여의 지방조직인 사출도(四出道) 또는 고구려의 오부족 전통에서 윷놀이가 시작되었다."
 
 
신채호의 사출도(四出道)를 보면 부여에는 나라의 왕이 있고, 모두 가축의 이름으로 관직명을 정하여 저가(豬-돼지), 구가(狗-개), 우가(牛-소), 마가(馬-말) 등이 있다는 기록이 전한다. 윷놀이에서 도는 돼지, 개는 개, 윷은 소, 모는 말을 가리킨다.
 
김일권 교수는 윷말의 기원을 부여와 고구려의 오가 전통에서 유래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김일권 교수가 신채호의 <조선상고문화사>, <후한서>, <한원>을 종합해 만든 <고구려의 5부 제도와 5방위사상>을 보면 윷말의 기원이 일리가 있어 보인다.
 
▲ 김일권 교수는 윷말의 기원을 부여와 고구려의 5가 전통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했다. 김일권 교수가 주장한 '고구려의 5부 제도와 5방위사상'을 재구성했다 ⓒ 오문수
 
김일권 교수의 설명을 부연설명하면 돼지, 개, 소, 말의 사축도(四畜道)가 각 부족을 지칭하고 중앙에는 그들을 통합하는 중심세력이라는 의미에서 가축이름을 쓰지 않고 대가(大加)로 썼다. '걸'은 중심부를 의미하는 '골' 및 우리말로 삶의 터전인 '고을' 등 여러 음상을 유추해 "크다>가운데>계루>구루>고을>골>걸"의 음운변화를 거쳤을 걸로 추측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채호의 주장보다 북극성을 중심으로 1년 사계절 동안 사방위로 돌아가는 북두칠성의 천체 운행에서 비롯된 모형이라는 주장이 유력해지고 있다. 29개의 윷판에서 중앙인 '방'을 기준으로 하면 7개의 자리가 구분되는데, 이들이 북두칠성의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 한국 암각화학회 학술대회(2014.10.24)에서 '임실상가윷판유적'을 설명하기 위해 그린 그림. ⓒ 최성미
 
28개점을 태양이 지나가는 황도 28수(宿)로 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북두칠성이 암각화에 더 많이 새겨진 것 등으로 볼 때 북두칠성 상징설이 더 먼저라고 생각된다. "한국의 문화원형 중 윷놀이만큼 민족적 역사성과 보편성을 지닌 놀이문화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주장한 김일권교수는 "윷판은 중국과 일본에서는 전혀 전승된 바가 없다"며 윷놀이가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윷놀이와 윷판은 중국과 일본에는 없고 오직 한반도에만 있는 놀이문화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래서 한국 고대의 신라 백제 고구려 3국에 공히 발견되는 우리 민족의 놀이판이다. 우리 문화사의 윷판이 북두칠성 주천도에 모식화되었을 것이라 추론하였으며, 따라서 윷판은 한국 고대인이 창안한 최초의 천문우주론 모형이다."
 
▲ 구한말 호남 의병장 이석용을 모신 사당인 '소충사'에는 이석용 선생을 북극성으로 비유해 중심에 놓고 좌우로 이십팔수 별자리를 14개씩 좌우익으로 펼쳐놓은 28수 천문비가 세워져 있다. 중앙에 우뚝솟은 비석이 이석용 선생 비석이다 ⓒ 최성미
 
▲ 구한말 호남 의병장 이석용을 모신 사당인 '소충사'에는 이석용 선생을 북극성으로 비유해 중심에 놓고 좌우로 이십팔수 별자리를 14개씩 좌우익으로 펼쳐놓은 28수 천문비가 세워져 있다. 비석 뒷면에 그려진 별자리가 놀랍다. ⓒ 최성미
 
그는 임실 상가 윷판암각화가 갖는 문화유산적 가치 외에도 임실군 성수면 오봉리에 있는 구한말 호남 의병장 정재 이석용을 모신 사당 '소충사'를 예로 들었다.
 
'소충사'에는 이석용 선생을 북극성으로 비유해 중심자리에 놓고 좌우로 이십팔수 별자리를 14개씩 좌우익으로 펼쳐놓은 28수 천문비가 세워져 있다. 전국 문화재 중에서 별자리 하나씩을 29명 의병의 인물로 대응시켜 죽어서 하늘의 별자리가 되도록 구축한 문화행위는 임실이 유일하다.
【작성】 오문수 oms114kr@daum.net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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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5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