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때 왜구가 처음 침입한 것은 1223년(고종 10)이지만 본격적인 왜구의 침입은 1350년(충정왕 2) 고성·죽림·거제·합포 등지에 왜구가 창궐하여 수백여 명의 인명을 살상한 때부터이다. 이후 왜구의 노략질이 더욱 심해져 공민왕(恭愍王) 때에는 동해·서해·남해 연안뿐만 아니라 내륙까지 침입하였다. 공민왕 때 왜구가 침입한 횟수는 115여 회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며, 우왕(禑王) 때는 특히 심하여 378회나 침입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공민왕 집권내내 왜구가 수없이 출몰하여 피해가 극심했으나 집권초기에는 반원정책으로 원과 갈등하며 북방수비에 군사력을 집중하던 시기였기에 왜구의 약탈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었다. 고려의 방어가 소홀하자 왜구들은 삼남지역을 누비고 다니며 약탈과 양민학살을 자행하여 백성들의 삶은 극도로 피폐해져갔다. 고려조정이 왜구침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 시기는 홍건적의 2차침입을 물리친 후였다. 고려의 본격적인 반격의 전환점이 된 것은 홍산대첩(1376)의 승리였으며, 이후 진포해전(1380)에서 처음으로 화포를 전투에 이용하여 대승을 거두었고, 관음포 대첩(1383)에서 승리하여 큰 자신감을 얻은 고려는 대마도 정벌(1389)을 감행하여 성공함으로써 왜구에 대해 공세적인 우위에 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