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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은 여수를 대표하는 시민단체인 '여수시민협' 창립 23주년 기념일이다. 기념식 중 '아살자 상'을 수상한 이들이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아살자상'은 (아-아름다운 여수 ,살-살기 좋은 여수, 자-자랑스런 여수) 세 가지 부문에서 한 해 동안 여수를 빛낸 분들에게 주는 고귀한 상이다. 상은 여수 YMCA 생협의회모니터단에게 돌아갔다. 지난 13일부터 여수시의회 모니터단 대표를 맡고 있는 임재선씨와 서면으로 대화를 나눴다.

▲ 여수 YMCA생협 의회모니터단장 임재선씨가 여수시민협 창립기념일에 "아살자상"을 수상하고 기뻐하고 있다 ⓒ 오문수

- 여수YMCA아이쿱생협 시의회모니터단(아래 쿱모닝)은 몇 명이, 언제부터 활동을 시작하셨나요?

"2017년 1월에 '일하는 시의회 만들기'를 목표로 5명이 시작해서 현재 65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슬로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목적 : 주민자치 실현 ▲목표 : 일하는 시의회 만들기 ▲지방 안에 국가 있다."

"우연한 기회에 방청을 갔다가 시의원들의 모습에 실망해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출석률과 참여 태도에 화가 났습니다. 정족수만 겨우 채우고 회의를 시작하더니 좀 지나니까 한 명 두 명씩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거예요. 2~3명이 앉아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에 몇 번 더 방청했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선거철에는 90도로 허리 굽혀가며 열심히 일하겠다고 약속했던 시의원들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데 실상을 보니까 배신감이 느껴졌습니다. 많이 실망해서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쿱모닝을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2월 제174회 임시회부터 시작해 2018년 12월 제189회 정례회까지 빠짐없이 의회 열리는 날마다 방청했습니다. 마지막 회기 정례회는 38일 정도로 길어서 이때만 샘플링했고 다른 회기 때는 매일 방청했어요. 참고로 의회는 한 해 동안 100일 정도 열리는데 마지막 회기만 샘플링해서 들어가고 매일 방청했습니다. 시의원들하고 같은 일정으로 활동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회의마다 쿱모닝 단원이 평균 3명 정도 방청하고 있습니다.

방청 후 평가 결과를 매 회기 끝날 때 마다 시의원들에게 공문으로 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5명의 시의원들은 매 회기 자신의 평가 결과를 받아보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8번의 평가 결과를, 18년에는 6번의 평가 결과를 발송했습니다.

그 밖에 '시의원 만남의 날'을 통해 소통의 장을 만들었고, '민선7기 첫 등원 축하퍼포먼스'로 쿱모닝이 바라는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장미꽃을 전달했습니다.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들이 잘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어린이청소년모니터단'도 모집해 방청을 진행했습니다.

쿱모닝은 여섯 가지의 활동자료집이 있습니다. 방청한 단원이 작성한 총평을 모아놓은 총평집, 민선7기 시의원들 공약을 정리한 공약자료집, 안건을 공부한 조례집, 행사를 모아놓은 행사모음집, 매월 정기학습회 자료를 모아놓은 정기학습회 자료집, 홍보 활동을 모아놓은 홍보집이 있습니다.

그 중에 총평집이 가장 소중합니다. 단원들의 솔직한 방청 후기가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공약 검증에 사용하기 위해 23명 시의원들 공약(비례시의원제외)을 정리한 공약자료집도 소중합니다."

▲ 여수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여수YMCA 생협 의회모니터링단원들 모습 ⓒ 오문수

"1단계 평가에선 시의원의 기본인 출석률과 참여 태도를 평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출석률도 높아지고 참여 태도도 좋아졌습니다. 2단계 평가에선 질의 수준을 추가해서 평가했습니다. 시의원들 질의 수가 늘어나고 질문의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사전에 공부해오는 시의원들이 늘어나고 회의 중에 자료를 집중해서 봤습니다. 기본을 안 지킨 시의회가 기본을 지키는 시의회로, 공부하는 시의회로 변화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찹니다."

"출석률과 참여 태도 평가 50%, 질의 수준 평가 50% 입니다. 향후 일반성을 낮추고 전문성을 높이는 평가지 개정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 쿱모닝이 시의원들의 활동을 지켜보고 있으면 의원들이 인기영합적인 발언을 할 수도 있고, 모니터링이 별 거 아니라는 생각에 발언을 안 하는 시의원도 있을 텐데요. 단순히 발언 횟수만 가지고 평가하면 잘못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발언 횟수만을 가지고 평가하지 않습니다. 쿱모닝이 만든 평가기준표에 의해 질의 수준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발언이나 형식적 발언, 내용 파악이 안 된 경우는 아무리 (질문을) 많이 해도 점수에 반영하지 않습니다. 지역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편파적 시각으로 질의하면 감점 요인이고요. 좀 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방청 후에 각자의 평가 결과를 얘기하고 의견을 나눕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임재선씨는 '시의원 모니터링 평가기준' 몇 가지를 예로 들었다(아래 사진).

- 시의원활동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내용과 질에 대한 심층 분석이 필요할텐데요. 이에 대해 쿱모닝이 준비한 것은 무엇입니까?

"쿱모닝 내에는 쿱모닝 정책팀인 '쿱책'이 있습니다. 쿱책은 회기 전 사전 모임을 통해 안건을 공부하고 회기 후에 사후 모임을 통해 평가 결과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전 모임과 사후 모임을 통해 안건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쿱모닝 단원 역량 강화를 위해 매달 한 번씩 정기학습회를 진행하고 있고, 강사를 초빙해서 열린 강좌도 여섯 차례 진행했습니다."

"가장 큰 보람은 활동가가 아닌 평범한 시민의 힘으로 여수시의회를 변화시킨 것과 시의회에 관심을 가지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 년 내내 매 회기마다 빠짐 없이 오전, 오후 방청을 하다보니 많은 쿱모닝 단원들이 모니터링에 참여해야 한다는 게 어렵습니다."

"쿱모닝은 여수YMCA아이쿱생협 시의회모니터단의 약칭입니다. 아이쿱생협의 쿱과 모니터링의 줄임말입니다. 굿모닝, 쿱모닝 발음이 비슷해 '시의회는 안녕하신가요?' '의정활동은 열심히 하고 계신가요?'라는 뜻도 있습니다. 성실한 의정 활동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투표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투표가 의무의 끝이라 생각하고 시의회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비정상적인 시의회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시민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만 정상적인 시의회가 됩니다. 이것이 2년간 쿱모닝 활동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입니다. 문제 있는 곳에 우리 스스로 행동하지 않으면 누가 대신해 주지 않습니다.

시민 한명의 힘은 미약하나 여러 명이 뜻을 모아 한 가지 목표로 꾸준히 노력하면 사회시스템을 바꾸는 변화도 이뤄낼 수 있습니다. 일하는 시의회가 되면 자연히 집행부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을 테니 시민의 삶이 바뀌는 결과로 돌아올 겁니다. 꾸준한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관심이 여수시의회를 변화시켰듯 지역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위해 참여해보세요.

만약 관심이 있는 지역이 있다면 활동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활동도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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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족수만 채우고 나가는 의원들... 가만히 있을 수 없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