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전(許㙉)이 지은 「고공가(雇工歌)」에 화답한 가사이다. ‘고공답가(雇工答歌)’라고도 한다. 임진왜란을 겪은 뒤 명신이던 이원익이 지었다 하며, 순조 때 필사된 것으로 보이는 『잡가(雜歌)』라는 노래책에 실려 전한다.

1

雇工答主人歌 (고공답주인가)

2

어와 져 양반아 도라안자 내말 듯소.

3

엇지 져믄 소니 헴 업시 단니다.

4

마누라 말을 아니 드러 보다.

5

나 일얼 만뎡 외방(外方)의 늙은 툐이

6

공밧치고 도라갈   일 다 보앗

7

우리  셰간이야 녜븟터 이러튼가.

8

전민(田民)이 만탄 말리 일국(一國)에 소나데

9

먹고 입 드난죵이 백여구(百餘口) 나마시니

10

므 일 노라 타밭츨 무겨고.

11

농장(農場)이 업다 가 호연장 못 갓던가.

12

날마다 무하려 밥먹고 단기면서

13

열나모 정자 아 낫만 자다.

14

아들 타시런가 우리  죵의 버릇 보거든 고이데

15

쇼 먹이 드리 샹름을 능욕고

16

진지(進止)난 어린 손 한 계대를 긔롱다.

17

름 제급(除給) 못고 에에로 제 일 니

18

 집의 수한 일이 뉘라서 심 고.

19

곡식고(穀食庫) 븨엇거든 고직(庫直)인들 어이 며

20

셰간이 흐텨지니 될자힌들 어이 고

21

내 왼 줄 내 몰나도 남 왼 즐 모넌가.

22

플치거니 치거니 할거니 돕거니

23

로 열두  어수선 핀거이고

24

밧별감 만하 이 외방사음(外方舍音) 도달화도

25

제 소임 다 바리고 몸 릴 익로다.

26

비 여 셔근 집을 뉘라셔 곳쳐 이며

27

옷 버서 문허진 담 뉘라셔 곳쳐 고.

28

블한당 구모 도적 아니 멀리 단이거든

29

화살  수하상직(誰何上直) 뉘라셔 심써 고.

30

큰나큰 기운 집의 마누라 혼 안자

31

긔걸을 뉘 드며 논의(論議)을 눌하 고.

32

낫시름 밤근심 혼자 맛다 계시거니

33

옥 튼 얼굴리 편실 적 면 날이리

34

이 집 이리 되기 뉘 타시라 셔이고.

35

헴 업는 죵의 일은 뭇도 아니 려니와

36

도로혀 혜여니 마누라 타시로다.

37

 항것 외다 기 죵의 죄 만컨마

38

그러타 뉘을 보려 민망야 솗이다.

39

기 마시고 내 말 드로쇼셔.

40

집 일을 곳치거든 죵들을 휘오시고

41

죵들을 휘오거든 상벌(賞罰)을 키시고

42

상벌(賞罰)을 발키거든 어른 죵을 미드쇼셔

43

진실로 이리 시면 가도(家道) 절노 닐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