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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 동해(童骸) ◈
해설   본문  
1937년 2월
이상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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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 촉각(觸角)

 
2
촉각(觸角)이 이런 정경(情景)을 도해(圖解)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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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悠久)한 세월(歲月)에서 눈뜨니 보자, 나는 교외(郊外) 정건(淨乾)한 한 방에 누워 자급자족(自給自足)하고 있다. 눈을 둘러 방을 살피면 방은 추억(追憶)처럼 착석(着席)한다. 또 창이 어둑어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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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원간(不遠間) 나는 굳이 지킬 한 개 슈트케이스를 발견하고 놀라야 한다. 계속하여 그 슈트케이스 곁에 화초(花草)처럼 놓여 있는 한 젊은 여인(女人)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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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없이 의아(疑訝)하기도 해서 좀 쳐다보면 각시가 방긋이 웃는 것이 아니냐. 하하, 이것은 기억에 있다. 내가 열심으로 연구한다. 누가 저 새악시를 사랑하던가! 연구 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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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새벽일까? 그럼 저묾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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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터 이런 소리를 했다. 여인(女人)은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하더니 또 방긋이 웃고 부시시 오월(五月) 철에 맞는 치마저고리 소리를 내면서 슈트케이스를 열고 그 속에서 서슬이 퍼런 칼을 한 자루만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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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에 내가 놀라는 빛을 보이거나 했다가는 뒷갈망하기가 좀 어렵다. 반사적(反射的)으로 그냥 손이 목을 눌렀다 놓았다 하면서 제법 천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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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늼재는 자객입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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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투른 서도(西道) 사투리다. 얼굴이 더 깨끗해지면서 가느다랗게 잠시 웃더니, 그것은 또 언제 갖다 놓았던 것인지 내 머리맡에서 나쓰미캉을 집어다가 그 칼로 싸각싸각 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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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곳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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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 안으로 침이 쫘르르 돌더니 불현듯이 농담(弄談)이 하고 싶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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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내애요, 날쭘 보이소, 나캉 결혼(結婚)할랑기오? 맹서(盟誓)듸나? 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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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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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尹)이 날로 패아 주뭉 내사 고마 마자 주울란다. 그람 늬능 우앨랑가?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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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이 맛있게 먹었다. 시간(時間)은 분명히 밤이 쏟아져 들어온다. 손으로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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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오지 않고는 결혼할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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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탄식한다. 기대하지 않은 간지러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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낄낄낄낄 웃었으면 좋겠는데— 아― 결혼하면 무엇 하나, 나 따위가 생각해서 알 일이 되나? 그러나 재미있는 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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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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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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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밤인데— 에— 우숩다— 밤인데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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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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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지 마세요, 밤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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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뭐, 결혼해야 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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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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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히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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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나는 임(姙)이를 미워한다. 윤(尹)? 임(姙)이는 지금 윤(尹)한테서 오는 길이다. 윤(尹)이 내어대었단다. 그래 보는 거다. 그런데 임(姙)이가 채 오해했다. 정말 그러는 줄 알고 울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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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개― 밤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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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거구 왔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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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알아 뭐 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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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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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버리구 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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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足)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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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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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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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모욕허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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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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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더니— 나는 지금 이러한 임(姙)이를 좀 묘사해야겠는데, 최소한도(最小限度)로 그 차림차림이라도 알아 두어야겠는데— 임(姙)이 슈트케이스를 뒤집어엎는다. 왜 저러누— 하면서 보자니까 야단이다. 죄다 파헤치고 무엇인지 찾는 모양인데 무엇을 찾는지 알아야 나도 조력(助力)을 하지, 저렇게 방정만 떠니 낸들 손을 대일 수가 있나, 내버려두었다. 가도 참다 참다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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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뭘 찾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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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 엉― 반지 — 엉―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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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세상에, 반진 또 무슨 반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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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반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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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아, 옳아, 옳아, 응, 결혼반지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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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어딜 갔누, 요게, 어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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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반지를 잊어버리고 온 신부(新婦). 라는 것이 있을까? 가소(可笑)롭다. 그러나 모르는 말이다. 라는 것이 반지는 신랑(新郞)이 준비하라는 것인데 — 그래서 아주 아는 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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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 슈트케이스에 들어 있는 게 원칙적(原則的)으로 옳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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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케이스 어딨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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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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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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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부 손을 붙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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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좀 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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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 아야, 아이, 그러지 마세요, 놓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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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을 잘 달래서 왼손 무명지에다 털붓으로 쌍줄 반지를 그려 주었다. 좋아한다. 아무것도 낑기운 것은 아닌데 제법 간질간질한 게 천연 반지 같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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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결혼하기 싫다. 트집을 잡아야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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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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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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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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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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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안 되겠고 간발(間髮)을 놓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고문을 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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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윤(尹) 이외(以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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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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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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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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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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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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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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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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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헌다, 잘 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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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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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헌다, 잘 헌다, 잘 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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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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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았다. 속아 넘어갔다. 밤은 왔다. 촛불을 켰다. 껐다. 즉 이런 가(假)짜 반지는 탄로가 나기 쉬우니까 감춰야 하겠기에 꺼도 얼른 켰다. 밤이 오래 걸려서 밤이었다.
 
 

2. O 패배(敗北)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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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경(情景)은 어떨까? 내가 이발소(理髮所)에서 이발(理髮)을 하는 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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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理髮師)는 낯익은 칼을 들고 내 수염 많이 난 턱을 치켜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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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늼재는 자객입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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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지만 이런 소리를 여기 이발사(理髮師)를 보고도 막 한다는 것은 어쩐지 아내라는 존재를 시인(是認)하기 시작한 나로서 좀 양심(良心)에 안된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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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뚝, 싹뚝, 싹뚝, 싹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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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미캉 두 개 외(外)에는 또 무엇이 채용이 되었던가 암만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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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유구(悠久)한 세월(歲月)에서 쫓겨나듯이 눈을 뜨면, 거기는 이발소(理髮所)도 아무 데도 아니고 신방(新房)이다. 나는 엊저녁에 결혼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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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으로 기웃거리면서 참새가 그렇게 의젓스럽게 싹뚝거리는 것이다. 내 수염은 조곰도 없어지진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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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큰일 난 것이 하나 있다. 즉 내 곁에 누워서 보통(普通) 아침잠을 자고 있어야 할 신부가 온데간데가 없다. 하하, 그럼 아까 내가 이발소(理髮所) 걸상에 누워 있던 것이 그쪽이 아마 생시더구나, 하다가도 또 이렇게까지 역력한 꿈이라는 것도 없을 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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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았나 보다. 밑진 것은 없다고 하지만 그 동안에 원 세월(歲月)은 얼마나 유구(悠久)하게 흘렀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 보니까 어저께 만난 윤(尹)이 만난 지가 바로 몇 해나 되는 것도 같아서 익살맞다. 이것은 한번 윤(尹)을 찾아가서 물어 보아야 알 일이 아닐까, 즉 내가 자네를 만난 것이 어제 같은데 실(實)로 몇 해나 된 세음인가, 필시(必是) 내가 임(姙)이와 엊저녁에 결혼한 것 같은 착각이 있는데 그것도 다 허망(虛妄)된 일이렷다. 이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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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음 순간 일은 더 커졌다. 신부가 홀연(忽然)히 나타난다. 오월(五月) 철로 치면 좀 더웁지나 않을까 싶은 양장(洋裝)으로 차렸다. 이런 임(姙)이와는 나는 면식(面識)이 없는 것이다. 그나 그뿐인가 단발(斷髮)이다. 혹 이이는 딴 아낙네가 아닌지 모르겠다. 단발(斷髮) 양장(洋裝)의 임(姙)이란 내 친근(親近)에는 없는데, 그럼 이렇게 서슴지 않고 내 방으로 들어올 줄 아는 남이란 나와 어떤 악연(惡緣)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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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내는 손을 톡톡 털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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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다 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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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면 임(姙)이에는 틀림없나 보니 안심(安心)하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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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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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옹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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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옹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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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옹 게 치마저고리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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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어째 내다버렸다능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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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바로 그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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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그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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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참, 아, 그게 바로 그거라니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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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옷이 늦은 봄옷과 비슷하렷다. 임(姙)이 말을 가량(假量) 신용하기로 하고 임(姙)이가 단 한 번 윤(尹)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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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있자, 나는 잠시 내 신세에 대해서 석명(釋明)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이를테면 적지않이 참혹(慘酷)하다. 나는 아마 이 숙명적(宿命的) 업원(業寃)을 짊어지고 한평생을 내리 번민해야 하려나 보다. 나는 형상 없는 모던 보이다. 라는 것이 누구든지 내 꼴을 보면 돌아서고 싶을 것이다. 내가 이래봬도 체중이 14 관(貫)이나 있다고 일러 드리면 귀하(貴下)는 알아차리시겠소? 즉 이 척신(瘠身)이 총(銃)알을 집어 먹었기로니 좀처럼 나기 어려운 동굴(洞窟)을 보이는 것은 말하자면 나는 전혀 뇌수(腦髓)에 무게가 있다. 이것이 귀하(貴下)가 나를 겁낼 중요(重要)한 비밀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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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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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어피(於此於彼)에 일은 운명(運命)에 파문(波紋)이 없는 듯이 이렇게까지 전개(展開)하고 말았으니 내 목적(目的)이라는 것을 피력(披瀝)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그러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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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尹), 임(姙)이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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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일 미운가, 즉 나는 누구 편이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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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까. 나는 한 번만 똑똑히 말하고 싶지만 또한 그만두는 것이 옳은가도 싶으니 그럼 내 예의(禮儀)와 풍봉(風丰)을 확립(確立)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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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아니 늦은 여름 어느 날 — 그 역사적(歷史的)인 날짜는 임(姙)이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만 — 나는 윤(尹)의 사무실에서 이른 아침부터 와 앉아 있는 임(姙)이의 가련(可憐)한 좌석(座席)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온 것이 아니라 가는 길인데 집의 아버지가 나가 잤다고 야단치실까 봐 무서워서 못 가고 그렇게 앉아 있는 것을 나는 일찌감치도 와 앉았구나 하고 문득 오해한 것이다. 그때 그 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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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슈미즈, 같은 드로즈, 같은 머리쪽, 한 남자(男子) 또 한 남자(男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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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안 된다. 너무나 어색해서 급히 내다버린 모양인데 나는 좀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대체 나는 그런 부유(富裕)한 이데올로기를 마음놓고 양해(諒解)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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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다. 첫째 나의 태도(態度) 문제(問題)다. 그 시절에 나는 무엇을 하고 세월을 보냈더냐? 내게는 세월(歲月)조차 없다. 나는 들창이 어둑어둑한 것을 드나드는 안집 어린애에게 일전(一錢)씩 주어 가면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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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아침이냐, 저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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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슬을 받아 먹었나?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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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에게 임(姙)이는 부질없이 체면을 차리려 든 것이다. 가련(可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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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시절에 나는 제가 배가 고픈지 안 고픈지를 모르고 지냈다면 그것이 듣는 사람을 능히 속일 수 있나. 거짓부렁이리라. 나는 걷잡을 수 없이 피부로 거짓부렁이를 해버릇하느라고 인제는 저도 눈치채지 못하는 틈을 타서 이렇게 허망(虛妄)한 거짓부렁이를 엉덩방아 찧듯이 해 넘기는 모양인데, 만일 그렇다면 나는 큰일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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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에 사실 오늘 아침에는 배가 고프다. 이것으로 미루면 아까 임(姙)이가 스커트, 슬립, 드로즈 등속을 모조리 내다버리고 들어왔더라는 소개(紹介)조차가 필연 거짓말일 것이다. 그것은 내 인색(吝嗇)한 애정(愛情)의 타산(打算)이 임(姙)이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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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그러지 않았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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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암암리에 퉁명? 심술을 부려 본 것일 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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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발음(發音) 안 되는 글자처럼 생동생동한 임(姙)이는 내 손톱을 열심으로 깎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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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猛獸)가 가축(家畜)이 되려면 이 흉악(凶惡)한 독아(毒牙)를 전단(剪斷)해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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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미술적(美術的)인 권유(勸誘)에 틀림없다. 이런 일방(一方) 나는 못났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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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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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여지없이 소박(素朴)한 얼굴을 임(姙)이에게 디밀면서 아침이냐 저녁이냐 과연 이것만은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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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新婦)는 어디까지든지 귀엽다. 돋보기를 가지고 보아도 이 가련(可憐)한 일타화(一朶花)의 나이를 알아내기는 어려우리라. 나는 내 실망(失望)에 수비(守備)하기 위하여 열일곱이라고 넉넉잡아 준다. 그러나 내 귀에다 속삭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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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이라나요. 어림없이 그러지 마세요. 그만하면 알 텐데 부러 그러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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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련(可憐)한 신부(新婦)가 지금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나갔다. 내 짐작에 쌀과 나무와 숯과 반찬거리를 장만하러 나간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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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나는 심심하다. 안집 어린 애기 불러서 같이 놀까. 하고 전에 없이 불렀더니 얼른 나와서 내 방(房) 미닫이를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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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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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다. 오늘부터 일전(一錢) 안 준다. 나는 다시는 이 어린애와는 놀 수 없게 되었구나 하고 나는 할 수 없어서 덮어놓고 성이 잔뜩 난 얼굴을 해보이고는 뺨 치듯이 방(房) 미닫이를 딱 닫아 버렸다. 눈을 감고 가슴이 두근두근하자니까, 으아 하고 그 어린애 우는 소리가 안마당으로 멀어 가면서 들려 왔다. 나는 오랫동안을 혼자서 덜덜 떨었다. 임(姙)이가 돌아오니까 몸에서 우유(牛乳)내가 난다. 나는 서서(徐徐)히 내 활력(活力)을 정리(整理)하여 가면서 임(姙)이에게 주의한다. 똑 갓난아기 같아서 썩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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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牧場)까지 갔다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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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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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라와 산양유(山羊乳)를 책보에 싸가지고 왔다. 집시족(族) 아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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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도 나는 내 본능(本能) 이외(以外)의 것을 지껄이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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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목말라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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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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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장(牧場)이 가까운 교외(郊外)에는 전등(電燈)도 수도(水道)도 없다. 수도(水道) 대신에 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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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길러 갔다 오더니 운다. 우는 줄만 알았더니 웃는다. 조런— 하고 보면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하다. 그러고도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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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게 누우 집 아일까. 아, 쪼꾸망게 나더러 너 담발했구나, 핵교 가니? 그리겠지, 고게 나알 제 동무루 아아나봐, 참 내 어이가 없어서, 그래, 난 안 간단다 그랬더니, 요게 또 헌다는 소리가 나 발 씻게 물 좀 끼얹어 주려무나 얘, 아주 이리겠지, 그래 내 물을 한 통 그냥 막 쫙쫙 끼얹어 주었지, 그랬더니 너두 발 씻으래, 난 이따가 씻는단다 그러구 왔어, 글쎄, 내 기가 맥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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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속아서는 안 된다. 햇수로 여섯 해 전에 이 여인은 정말이지 처녀(處女)대로 있기는 성가셔서 말하자면 헐값에 즉 아무렇게나 내어 주신 분이시다. 그 동안 만 오개년(滿五個年) 이분은 휴게(休憩)라는 것을 모른다. 그런 줄 알아야 하고 또 알고 있어도 나는 때마침 변덕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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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있자, 거 얼마 들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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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미캉이 두 개에 제아무리 비싸야 이십전(二十錢), 옳지 깜빡 잊어버렸다. 초 한 가락에 이십전(二十錢), 카스텔라 이십전(二十錢), 산양유는 어떻게 해서 그런지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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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삼 전(四十三錢)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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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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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는 뭐이 어이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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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놈이 아무 수(數)로두 제(除)해지질 않는군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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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素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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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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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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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퉁해라!」
 
 

3. O 걸인반대(乞人反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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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경(情景)마저 불쑥 내어놓는 날이면 이번 복수(復讐) 행위(行爲)는 완벽(完璧)으로 흐지부지하리라. 적어도 완벽(完璧)에 가깝기는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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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여인(女人)이 내게 그 숙명(宿命)을 공개(公開)해 주었다면 그렇게 쉽사리 공개(公開)를 받은— 참회(懺悔)를 듣는 신부(神父) 같은 지위(地位)에 있어서 보았다고 자랑해도 좋은 — 나는 비교적 행복스러웠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어디까지든지 약다. 약으니까 그렇게 거저 먹게 내 행복을 얼굴에 나타내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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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로직을 불언실행(不言實行)하기 위하여서만으로도 내가 그 구중중한 수염을 깎지 않은 것은 지당(至當)한 중에도 지당(至當)한 맵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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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우둔(愚鈍)한 여인(女人)은 내 얼굴에 더덕더덕 붙은 바 추(醜)를 지적(指摘)하지 않는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 숙명(宿命)을 공개(公開)하던 구실도 헛되거니와 그 여인(女人)의 애정(愛情)이 부족(不足)한 탓이리라. 아니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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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른 대로 말하면 애정 같은 것은 희망하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내가 결혼한 이튿날 신부(新婦)를 데리고 외출(外出)했다가 다행히 길에서 그 신부를 잃어버렸다고 하자. 내가 그럼 밤잠을 못 자고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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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가령 이런 엄청난 글발이 날아들어 왔다고 내가 은근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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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생(小生)이 모월(某月) 모일(某日) 길에서 주운 바 소녀(少女)는 귀하(貴下)의 신부(新婦)임이 확실한 듯하기에 통지(通知)하오니 찾아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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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고집을 부리고 안 간다. 발이 있으면 오겠지, 하고 나의 염두(念頭)에는 그저 왕양(汪洋)한 자유(自由)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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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갑을 어느 포켓에다 넣었는지 모르는 사람만이 용이(容易)하게 돈지갑을 잃어버릴 수 있듯이, 나는 길을 걸으면서도 결코 신부(新婦) 임(姙)이에 대하여 주의를 하지 않기로 주의한다. 또 사실 나는 좀 편두통(偏頭痛)이다. 오월(五月)의 교외(郊外) 길은 좀 눈이 부셔서 실없이 어찔어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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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마가편(走馬加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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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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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姙)이는 결코 결혼(結婚) 이튿날 걷는 길을 앞서지 않으니 임(姙)이로 치면 이날 사실 가볼 만한 데가 없다는 것일까. 임(姙)이는 그럼 뜻밖에도 고독(孤獨)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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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는 말에 한층 채찍을 내리우는 형상, 임(姙)이의 작은 보폭(步幅)이 어디 어느 지점(地點)에서 졸도(卒倒)를 하나 보고 싶기도 해서 좀 심청맞으나 자분참 걸었던 것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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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떡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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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식(常識)으로 하면 귀한 사람이 가축(家畜)을 끌고 소요(逍遙)하려 할 때 으레 가축이 앞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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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가는 내가 놀라야 하나. 이 경우에 그러면 그렇지 하고 까딱도 하지 않아야 더 점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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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했건만도 어언(於焉)간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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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고독(孤獨)과 내 노년(老年)을 생각하고 거기는 은행(銀行) 벽 모퉁이인 것도 채 인식하지도 못하는 중 서서 그래도 서너 번은 뒤 혹(或)은 양(兩) 곁을 둘러보았다. 단발(斷髮) 양장(洋裝)의 소녀(少女)는 마침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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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유실(遺失)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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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와야 할 일이 척 닥쳐왔을 때 나는 내 갈팡질팡하는 육신(肉身)을 수습해야 한다. 그러나 임(姙)이는 은행(銀行) 정문(正門)으로부터 마술(魔術)처럼 나온다. 하이힐이 아까보다는 사뭇 무거워 보이기도 하는데, 이상스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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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원(十圓)째리를 죄다 십전(十錢)째리루 바꿨지, 이거 좀 봐, 이망쿰이야, 주머니에다 늫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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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는 상쾌(爽快)한 내 어휘(語彙)에 드디어 슬럼프가 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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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대담(大膽)하게 그럴 성싶은 표정을 이 소녀 앞에서 하는 수는 없다. 그래서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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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EUVEN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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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均衡)된 보조(步調)가 똑같은 목적을 향하여 걸었다면 겉으로 보기에 친화(親和)하기도 하련만, 나는 내 마음에 인내(忍耐)를 명령하여 놓고 패러독스에 의한 복수(復讐)에 착수한다. 얼마나 요런 암상은 참나? 계산(計算)은 말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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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愛情)은 애초부터 없었다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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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 입에서 복수(復讐)라는 말이 떨어진 이상 나만은 내 임(姙)이에게 대한 애정(愛情)을 있다고 우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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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얼마간 피곤한 내 두 발과 임(姙)이의 한 켤레 하이힐이 윤(尹)의 집 문간에 가 서게 되었는데도 깜찍스럽게 임(姙)이가 성을 안 낸다. 안차고 겸하여 다라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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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尹)은 부재(不在)요, 그러면 내가 뜻하지 않고 임(姙)이의 안색(顔色)을 살필 기회가 온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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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다섯 시까지 따이먼드로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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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적어서 안잠자기에게 전하고 흘낏 임(姙)을 노려보았더니 —
178
얼떨결에 색소(色素)가 없는 혈액(血液)이라는 설명(說明)할 수사학(修辭學)을 나는 내가 마치 임(姙)이 편인 것처럼 민첩(敏捷)하게 찾아 놓았다.
179
폭풍(暴風)이 눈앞에 온 경우에도 얼굴빛이 변해지지 않는 그런 얼굴이야말로 인간고(人間苦)의 근원(根源)이리라. 실로 나는 울창한 삼림(森林) 속을 진종일 헤매고 끝끝내 한 나무의 인상(印象)을 훔쳐 오지 못한 환각(幻覺)의 인(人)이다. 무수(無數)한 표정(表情)의 말뚝이 공동묘지(共同墓地)처럼 내게는 똑같아 보이기만 하니 멀리 이 분주(奔走)한 초조(焦燥)를 어떻게 점잔을 빼어서 구하느냐.
180
따이먼드 다방(茶房) 문 앞에서 너무 머뭇머뭇하느라고 들어가지 못하고 말기는 처음이다. 윤(尹)이 오면 — 따이먼드 보이 녀석은 윤(尹)과 임(姙)이 여기서 그늘을 사랑하는 부부인 것까지도 알고, 하니까 나는 다시 내 필적(筆跡)을,
181
‘P M 여섯 시까지 집으로 저녁을 토식(討食)하러 가리로다. 물경(勿驚) 부처(夫妻).’
182
주고 나왔다. 나온 것은 나왔다뿐이지,
183
DOUGHTY DOG
184
이라는 가증(可憎)한 장난감을 살 의사는 없다. 그것은 다만 십 원(十圓)짜리 체인지와 아울러 임(姙)이의 분간 못 할 천후(天候)에서 나온 경증(輕症)의 도박(賭博)이리라.
185
여섯 시에 일어난 사건에서 나는 완전히 실각(失脚)했다.
186
가령 — (내가 윤(尹)더러)
187
「아아 있군그래, 따이먼드에 갔던가, 게다 여섯시에 오께 밥 달라구 적어 놨는데 밥이라면 술이 붙으렷다.」
188
「갔지, 가구말구, 밥은 예펜네가 어딜 가서 아직 안 됐구, 술은 미리 먹구 왔구.」
189
첫째 윤(尹)은 따이먼드까지 안 갔다. 고 안잠자기 말이 아이구 댕겨가신 지 오 분두 못 돼서 드로세서 여태 기대리셨는데요 — PM 다섯 시는 즉 말하자면 나를 힘써 만날 것이 없다는 태도다.
190
「대단히 교만하다.」
191
이러려다 그만두어야 했다. 나는 그 대신 배를 좀 불쑥 앞으로 내어밀고,
192
「내 아내를 소개허지, 이름은 임(姙)이.」
193
「아내? 허― 착각을 일으켰군그래, 내 짐작 같애서는 그게 내 아내 비슷두 헌데!」
194
「내가 더 미안헌 말 한마디만 허까, 이 따위 서푼째리 소설(小說)을 쓰느라고 내가 만년필(萬年筆)을 쥐이지 않았겠나, 추억(追憶)이라는 건 요컨대 이 만년필(萬年筆)망큼두 손에 직접 잽히능 게 아니란 내 학설(學說)이지, 어때?」
195
「먹다 냉길 걸 몰르구 집어먹었네그려. 자넨 자고(自古)로 귀족(貴族) 취미(趣味)는 아니라니까, 아따 자네 위생(衛生)이 부족(不足)헌 체허구 그저 그대루 견디게그려, 내게 암만 퉁명을 부려야 낸들 또 한번 죘다 버린 만년필(萬年筆)을 인제 와서 어쩌겠나.」
196
내 얼굴은 담박 잠잠하다. 할 말이 없다. 핑계삼아 내 포켓에서,
197
DOUGHTY DOG
198
을 꺼내 놓고 스프링을 감아 준다. 한 마리의 그레이하운드가 제 몸집만이나 한 구두 한 짝을 물고 늘어져서 흔든다. 죽도록 흔들어도 구두는 구두대로 개는 개대로 강철(鋼鐵)의 위치(位置)를 변경하는 수가 없는 것이 딱하기가 짝이 없고 또 내가 더럽다.
199
DOUGHTY
200
는 더럽다는 말인가. 초조(焦燥)하다는 말인가. 이 글자의 위압(威壓)에 참 나는 견딜 수 없다.
201
「아닝게아니라 나두 깜짝 놀랐네, 놀란 것이 지애가(안짬재기가) 내 댕겨 두로니까 헌다는 소리가, 한 마흔댓 되는 이가 열칠팔 되는 시액시를 데리구 날 찾어왔드라구, 딸 겉기두 헌데 또 첩 겉기두 허드라구, 종이쪼각을 봐두 자네 이름을 안 썼으니 누군지 알 수 없구, 덮어놓구 따이먼드루 찾어갔다가 또 혹시 실수허지나 않을까 봐, 예끼 그만 내버려둬라 제눔이 누구등 간에 날 보구 싶으면 찾어오겠지 허구 기대리든 차에, 하하 이건 좀 일이 제대루 되질 않은 것 겉기두 허예 어째.」
202
나는 좋은 기회에 임(姙)이를 한번 어디 돌아다보았다. 어족(魚族)이나 다름없이 뭉툭한 채 그 이 두 남자를 건드렸다 말았다 한 손을 솜씨있게 놀려,
203
DOUGHTY DOG
204
스프링을 감아 주고 있다. 이것이 나로서 성화가 날 일이 아니면 죄(罪) 씨인이다. 아― 아―
205
나는 아― 아― 하기를 면(免)하고 싶어도 다음에 내 무너져 들어가는 육체(肉體)를 지지(支持)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공부하지 않고는 이 구중중한 아― 아―를 모른 체할 수는 없다.
 
 

4. O 명시(明示)

 
207
여자(女子)란 과연 천혜(天惠)처럼 남자(男子)를 철두철미 쳐다보라는 의무(義務)를 사상(思想)의 선결조건(先決條件)으로 하는 탄성체(彈性體)던가.
208
다음 순간(瞬間) 내 최후(最後)의 취미(趣味)가,
209
「가축(家畜)은 인제는 싫다.」
210
이렇게 쾌(快)히 부르짖은 것이다.
211
나는 모든 것을 망각(忘却)의 벌판에다 내다던지고 얄따란 취미(趣味) 한풀만을 질질 끌고 다니는 자기 자신 문지방을 이제는 넘어 나오고 싶어졌다.
212
우환(憂患)!
213
유리 속에서 웃는 그런 불길(不吉)한 유령(幽靈)의 웃음은 싫다. 인제는 소리를 가장 쾌활하게 질러서 손으로 만지려면 만져지는 그런 웃음을 웃고 싶은 것이다. 우환(憂患)이 있는 것도 아니요, 우환(憂患)이 없는 것도 아니요, 나는 심야(深夜)에 차도(車道)에 내려선 초연(超然)한 성격(性格)으로 이런 속(俗)된 혼탁(混濁)에서 돌아 서 보았으면 —
214
그러기에는 이번에 적잖이 기술(技術)을 요(要)했다. 칼로 물을 베듯이,
215
「아차! 나는 T가 월급이군그래, 잊어버렸구나(하건만 나는 덜 배앝아 놓은 것이 혀에 미꾸라지처럼 걸려서 근질근질한다. 윤(尹)은 혹은 식물과 같이 인문(人文)을 떠난 방탄(防彈) 조끼를 입었나)! 그러나 윤(尹)! 들어 보게, 자네가 모조리 핥았다는 임(姙)이의 나체(裸體)는 그건 임(姙)이가 목욕할 때 입는 비누 드레스나 마찬가질세! 지금 아니! 전무후무하게 임(姙)이 벌거숭이는 내게 독점(獨占)된 걸세, 그리게 자넨 그만큼 해두구 그 병정 구두 겉은 교만을 좀 버리란 말일세, 알아듣겠나.」
216
윤(尹)은 낙조(落照)를 받은 것처럼 얼굴이 불콰하다. 거기 조소(嘲笑)가 지방(脂肪)처럼 윤(尹)이 나서 만연(蔓延)하는 것이 내 전투력(戰鬪力)을 재채기시킨다.
217
윤(尹)은 내가 불쌍하다는 듯이,
218
「내가 이만큼꺼지 사양(辭讓)허는데 자네가 공연히 자꾸 그러면 또 모르네, 내 성가셔서 자네 따귀 한 대쯤 갈길는지두.」
219
이런 어리석어 빠진 논쟁(論爭)을 왜 내게 재판(裁判)을 청하지 않느냐는 듯이 그레이하운드가 구두를 기껏 흔들다가 그치는 것을 보아 임(姙)이는 무용(舞踊)의 어떤 포즈 같은 손짓으로,
220
「지이가 됴스의 여신(女神)입니다. 둘이 어디 모가질 한번 바꿔 붙여 보시지요. 안 되지요? 그러니 그만들 두시란 말입니다. 윤(尹)헌테 내어준 육체(肉體)는 거기 해당(該當)한 정조(貞操)가 법률(法律)처럼 붙어 갔던 거구요, 또 지이가 어저께 결혼했다구 여기두 여기 해당한 정조가 따라왔으니까 뽐낼 것두 없능 거구, 질투(嫉妬)헐 것두 없능 거구, 그러지 말구 겉은 선수(選手)끼리 악수(握手)나 허시지요, 네?」
221
윤(尹)과 나는 악수하지 않았다. 악수(握手) 이상(以上)의 통봉(痛棒)이 윤(尹)은 몰라도 적어도 내 위에는 내려앉았는 것이니까. 이것은 여기 앉았다가 밴댕이처럼 납작해질 징조(徵兆)가 아닌가. 겁이 차츰차츰 나서 나는 벌떡 일어나면서 들창 밖으로 침을 탁 배앝을까 하다가 자분참,
222
「그렇지만 자네는 만금(萬金)을 기울여두 이젠 임(姙)이 나체(裸體) 스냅 하나 보기두 어려울 줄 알게. 조끔두 사양헐 게 없이 국으루 나허구 병행(竝行)해서 온전한 정의(正義)를 유지허능 게 어떵가?」
223
하니까,
224
「이착(二着) 열 번 헌 눔이 아무래두 일착(一着) 단 한 번 헌 눔 앞에서 고갤 못 드는 법일세, 자네두 그만헌 예의(禮儀)쯤 분간이 슬 듯헌데 왜 그리 바들짝바들짝허나 응? 그러구 그 만금(萬金)이니 만만금(萬萬金)이니 허능 건 또 다 뭔가? 나라는 사람은 말일세 자세 듣게, 여자(女子)가 날 싫여하면 헐수록 좋아하는 체허구 쫓아댕기다가두 그 여자(女子)가 섣불리 그럼 허구 좋아허는 낯을 단 한 번 허는 날에는, 즉 말허자면 마즈막 물건을 단 한 번 건드리구 난 다음엔 당장 눈앞에서 그 여자(女子)가 싫여지는 성질일세, 그건 자네가 아주 바루 정의(正義)가 어쩌니 허지만 이거야말루 내 정의에서 우러나오는 걸세. 대체 난 나버덤 낮은 인간(人間)이 싫으예. 여자가 한번 제 마즈막 것을 구경시킨 다음엔 열이면 열, 백(白)이면 백(白), 밑으루 내려가서 그 남자(男子)를 쳐다보기 시작이거든, 난 이게 견딜 수 없게 싫단 그 말일세.」
225
나는 그제는 사뭇 돌아섰다. 그만큼 정밀(精密)한 모욕(侮辱)에는 더 견디기 어려워서.
226
윤(尹)은 새로 담배에 불을 붙여 물더니 주머니를 뒤적뒤적한다. 나를 살해(殺害)하기 위한 흉기(凶器)를 찾는 것일까. 담뱃불은 이미 붙었는데 —
227
「여기 십원(十圓) 있네. 가서 가난헌 T군 졸르지 말구 자네가 T군헌테 한잔 사주게나. 자넨 오늘 그 자네 서 푼째리 체면(體面) 때문에 꽤 우울(憂鬱)해진 모양이니 자네 소위 신부(新婦)허구 같이 있다가는 좀 위험헐걸, 그러니까 말일세 그 신부는 내 오늘 같이 키네마루 모시구 갈 테니 안헐말루 잠시 빌리게, 응? 왜 맘이 꺼림찍헝가?」
228
「너무 세밀(細密)허게 내 행동(行動)을 지정(指定)하지 말게, 하여간 난 혼자 좀 나가야겠으니 임(姙)이, 윤(尹)군허구 키네마 가지 응, 키네마 좋아허지 왜.」
229
하고 말끝이 채 맺기 전에 임(姙)이 뾰루퉁하면서 —
230
「임(姙)이 남편을 그렇게 맘대루 동정허거나 자선(慈善)하거나 헐 권리(權利)는 남에겐 더군다나 없습니다. 자― 그거 받아서는 안 됩니다. 여깄에요.」
231
하고 내어놓은 무수(無數)한 십전(十錢)짜리.
232
「하 하 야 이겁봐라.」
233
윤(尹)은 담뱃불을 재떨이에다 벌레 죽이듯이 꼭꼭 이기면서 좀처럼 웃음을 얼굴에서 걷지 않는다. 나도 사실 속으로,
234
‘하 하 야 요겁봐라.’
235
안 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나도 웃어 보였다. 그리고는 임(姙)의 등을 어루만져 주고 그 백동화(白銅貨)를 한 움큼 주머니에 넣고 그리고 과연 윤(尹)의 집을 나서는 길이다.
236
「이따 파헐 임시(臨時)해서 내 키네마 문 밖에서 기대리지, 어디지?」
237
「단성사, 헌데 말이 났으니 말이지 난 오늘 친구헌테 술값 꾀주는 권리(權利)를 완전히 구속당했능 걸! 어! 쯧 쯧.」
238
적어도 백보(百步) 가량은 앞이 매음을 돌았다. 무던히 어지러워서 비척비척하기까지 한 것을 나는 아무에게도 자랑할 수는 없다.
 
 

5. O TEXT

 
240
「불장난 — 정조(貞操) 책임(責任)이 없는 불장난이면? 저는 즐겨 합니다. 저를 믿어 주시나요? 정조(貞操) 책임(責任)이 생기는 나잘에 벌써 이 불장난의 기억(記憶)을 저의 양심(良心)의 힘이 말살(抹殺)하는 것입니다. 믿으세요.」
241
평(評) — 이것은 분명(分明)히 다음에 서술(敍述)되는 같은 임(姙)이의 서술(敍述) 때문에 임(姙)이의 영리(怜悧)한 거짓부렁이가 되고 마는 일이다. 즉,
242
「정조(貞操) 책임(責任)이 있을 때에도 다음 같은 방법(方法)에 의(依)하여 불장난은 — 주관적(主觀的)으로만이지만 — 용서될 줄 압니다. 즉 아내면 남편에게, 남편이면 아내에게, 무슨 특수(特殊)한 전술(戰術)로든지 감쪽같이 모르게 그렇게 스무드하게 불장난을 하는데 하고 나도 이렇달 형적(形蹟)을 꼭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
243
그러나 주관적(主觀的)으로 이것이 용납(容納)되지 않는 경우에 하였다면 그것은 죄(罪)요 고통(苦痛)일 줄 압니다. 저는 죄(罪)도 알고 고통(苦痛)도 알기 때문에 저로서는 어려울까 합니다. 믿으시나요? 믿어 주세요.」
244
평(評) — 여기서도 끝으로 어렵다는 대문 부근이 분명(分明)히 거짓부렁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역시 같은 임(姙)이의 필적(筆蹟), 이런 잠재의식(潛在意識) 탄로현상(綻露現象)에 의(依)하여 확실(確實)하다.
245
「불장난을 못 하는 것과 안 하는 것과는 성질(性質)이 아주 다릅니다. 그것은 컨디션 여하(如何)에 좌우(左右)되지는 않겠지요. 그러니 어떻다는 말이냐고 그러십니까. 일러 드리지요. 기뻐해 주세요. 저는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입니다.
246
자각(自覺)된 연애(戀愛)니까요.
247
안 하는 경우에 못 하는 것을 관망(觀望)하고 있노라면 좋은 어휘(語彙)가 생각납니다. 구토(嘔吐). 저는 이것은 견딜 수 없는 육체적(肉體的) 형벌(刑罰)이라고 생각합니다. 온갖 자연발생적(自然發生的) 자태(姿態)가 저에게는 어째 유취만년(乳臭萬年)의 넝마쪼각 같습니다. 기뻐해 주세요. 저를 이런 원근법(遠近法)에 좇아서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248
평(評) — 나는 싫어도 요만큼 다가선 위치에서 임(姙)이를 설유(說喩)하려 드는 댓쉬의 자세(姿勢)를 취소(取消)해야 하겠다. 안 하는 것은 못 하는 것보다 교양(敎養), 지식(知識) 이런 척도(尺度)로 따져서 높다. 그러나 안 한다는 것은 내가 빚어내는 기후(氣候) 여하(如何)에 빙자(憑藉)해서 언제든지 아무 겸손(謙遜)이라든가 주저(躊躇)없이 불장난을 할 수 있다는 조건부(條件附) 계약(契約)을 차도(車道) 복판에 안전지대(安全地帶) 설치(設置)하듯이 강요(强要)하고 있는 징조(徵兆)에 틀림은 없다.
249
나 스스로도 불쾌(不快)할 에필로그로 귀하(貴下)들을 인도(引導)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박빙(薄氷)을 밟는 듯한 회화(會話)를 조직(組織)하마.
250
「너는 네 말마따나 두 사람의 남자(男子) 혹(或)은 사실(事實)에 있어서는 그 이상(以上) 훨씬 더 많은 남자(男子)에게 내주었던 육체(肉體)를 걸머지고 그렇게도 호기(豪氣) 있게 또 정정당당(正正堂堂)하게 내 성문(城門)을 틈입(闖入)할 수가 있는 것이 그래 철면피(鐵面皮)가 아니란 말이냐?」
251
「당신은 무수(無數)한 매춘부(賣春婦)에게 당신의 그 당신 말마따나 고귀(高貴)한 육체(肉體)를 염가(廉價)로 구경시키셨습니다. 마찬가지지요.」
252
「하하! 너는 이런 사회조직(社會組織)을 깜박 잊어버렸구나. 여기를 너는 서장(西藏)으로 아느냐, 그렇지 않으면 남자도 포유(哺乳) 행위(行爲)를 하던 피데칸트로푸스 시대로 아느냐. 가소(可笑)롭구나. 미안하오나 남자(男子)에게는 육체(肉體)라는 관념(觀念)이 없다. 알아듣느냐?」
253
「미안(未安)하오나 당신이야말로 이런 사회조직(社會組織)을 어째 급속도(急速度)로 역행(逆行)하시는 것 같습니다. 정조(貞操)라는 것은 일대일(一對一)의 확립(確立)에 있습니다. 약탈(掠奪) 결혼(結婚)이 지금도 있는 줄 아십니까?」
254
「육체(肉體)에 대한 남자(男子)의 권한(權限)에서의 질투(嫉妬)는 무슨 걸레쪼각 같은 교양(敎養) 나부랭이가 아니다. 본능(本能)이다. 너는 이 본능(本能)을 무시(無視)하거나 그 치기만만(穉氣滿滿)한 교양(敎養)의 장갑(掌匣)으로 정리(整理)하거나 하는 재주가 통용(通用)될 줄 아느냐?」
255
「그럼 저도 평등(平等)하고 온순(溫順)하게 당신이 정의(定義)하시는 ‘본능(本能)’에 의(依)해서 당신의 과거(過去)를 질투(嫉妬)하겠습니다. 자― 우리 수자(數字)로 따져 보실까요?」
256
평(評) — 여기서부터는 내 교재(敎材)에는 없다.
257
신선(新鮮)한 도덕(道德)을 기대(期待)하면서 내 구태의연(舊態依然)하다고 할 만도 한 관록(貫祿)을 버리겠노라.
258
다만 내가 이제부터 내 부족(不足)하나마나 노력(努力)에 의(依)하여 획득(獲得)해야 할 것은 내가 탈피(脫皮)할 수 있을 만한 지식(智識)의 구매(購買)다.
259
나는 내가 환갑(甲)을 지난 몇 해 후 내 무릎이 일어서는 날까지는 내 오크 재(材)로 만든 포도(葡萄)송이 같은 손자(孫子)들을 거느리고 끽다점(喫茶店)에 가고 싶다. 내 아라모드는 손자(孫子)들의 그것과 태연(泰然)히 맞서고 싶은 현재(現在)의 내 비애(悲哀)다.
 
 

6. O 전질(顚跌)

 
261
이러다가는 내 중립지대(中立地帶)로만 알고 있던 건강술(健康術)이 자칫하면 붕괴(崩壞)할 것 같은 위구(危懼)가 적지 않다. 나는 조심조심 내 앉은 자리에 혹(或) 유해(有害)한 곤충(昆蟲)이나 서식(棲息)하지 않는가 보살펴야 한다.
262
T군(君)과 마주 앉아 싱거운 술을 마시고 있는 동안 내 눈이 여간 축축하지 않았단다. 그도 그럴밖에. 나는 시시각각(時時刻刻)으로 자살(自殺)할 것을, 그것도 제 형편에 꼭 맞춰서 생각하고 있었으니 —
263
내가 받은 자결(自決)의 판결문(判決文) 제목(題目)은,
264
「피고(被告)는 일조(一朝)에 인생(人生)을 낭비(浪費)하였느니라. 하루 피고(被告)의 생명(生命)이 연장(延長)되는 것은 이 건곤(乾坤)의 경상비(經常費)를 구태여 등귀(騰貴)시키는 것이거늘 피고(被告)가 들어가고자 하는 쥐구녕이 거기 있으니 피고(被告)는 모름지기 그리 가서 꽁무니쪽을 돌아다보지는 말지어다.」
265
이렇다.
266
나는 내 언어(言語)가 이미 이 황막(荒漠)한 지상(地上)에서 탕진(蕩盡)된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만치 정신(精神)은 공동(空洞)이요, 사상(思想)은 당장 빈곤(貧困)하였다. 그러나 나는 이 유구(悠久)한 세월(歲月)을 무사(無事)히 수면(睡眠)하기 위하여, 내가 몽상(夢想)하는 정경(情景)을 합리화(合理化)하기 위하여, 입을 다물고 꿀항아리처럼 잠자코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267
「몽골피에 형제(兄弟)가 발명(發明)한 경기구(輕氣球)가 결과(結果)로 보아 공기(空氣)보다 무거운 비행기(飛行機)의 발달(發達)을 훼방 놀 것이다. 그와 같이 또 공기(空氣)보다 무거운 비행기(飛行機) 발명(發明)의 힌트의 출발점(出發點)인 날개가 도리어 현재(現在)의 형태(形態)를 갖춘 비행기(飛行機)의 발달(發達)을 훼방 놀았다고 할 수도 있다. 즉 날개를 펄럭거려서 비행기(飛行機)를 날게 하려는 노력(努力)이야말로 차륜(車輪)을 발명(發明)하는 대신에 말의 보행(步行)을 본떠서 자동차(自動車)를 만들 궁리로 바퀴 대신 기계장치(機械裝置)의 네 발이 달린 자동차(自動車)를 발명(發明)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268
억양(抑揚)도 아무것도 없는 사어(死語)다. 그럴밖에. 이것은 장 콕도의 말인 것도.
269
나는 그러나 내 말로는 그래도 내가 죽을 때까지의 단 하나의 절망(絶望), 아니 희망(希望)을 아마 텐스를 고쳐서 지껄여 버린 기색이 있다.
270
「나는 어떤 규수(閨秀) 작가(作家)를 비밀(秘密)히 사랑하고 있소이다그려!」
271
그 규수(閨秀) 작가(作家)는 원고(原稿) 한 줄에 반드시 한 자씩의 오자(誤字)를 삽입(揷入)하는 쾌활(快活)한 태만성(怠慢性)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이 여인(女人) 앞에서는 내 추(醜)한 짓밖에는, 할 수 있는 거동(擧動)의 심리적(心理的) 여유(餘裕)가 없다. 이 여인(女人)은 다행(多幸)히 경산부(經産婦)다.
272
그러나 곧이듣지 마라. 이것은 다음과 같은 내 면목(面目)을 유지(維持)하기 위해 발굴(發掘)한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
273
「내가 결혼(結婚)하고 싶어 하는 여인(女人)과 결혼(結婚)하지 못하는 것이 결이 나서 결혼(結婚)하고 싶지도, 저쪽에서 결혼(結婚)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 여인(女人)과 결혼(結婚)해 버린 탓으로 뜻밖에 나와 결혼(結婚)하고 싶어 하던 다른 여인(女人)이 그 또 결이 나서 다른 남자(男子)와 결혼(結婚)해 버렸으니 그야말로— 나는 지금 일조(一朝)에 파멸(破滅)하는 결혼(結婚) 위에 저립(佇立)하고 있으니— 일거(一擧)에 삼첨(三尖)일세그려.」
274
즉 이것이다.
275
T군은 암만해도 내가 불쌍해 죽겠다는 듯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다보더니,
276
「자네, 그중 어려운 외국(外國)으로 가게, 가서 비로소 말두 배우구, 또 사람두 처음으루 사귀구 그리구 다시 채국채국 살기 시작허게. 그럭허능게 자네 자살(自殺)을 구(救)할 수 있는 유일(唯一)의 방도(方途)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그럼 박정(薄情)한가?」
277
자살(自殺)? 그럼 T군(君)이 눈치를 채었던가.
278
「이상스러워할 것도 없는 게 자네가 주머니에 칼을 넣고 댕기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자네에게 자살(自殺)하려는 의사(意思)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지 않겠나. 물론 이것두 내게 아니구 남한테서 꿔온 에피그램이지만.」
279
여기 더 앉았다가는 복어(鰒魚)처럼 탁 터질 것 같다. 아슬아슬한 때 나는 T군(君)과 함께 바를 나와 알맞추 단성사 문 앞으로 가서 삼분(三分)쯤 기다렸다.
280
윤(尹)과 임(姙)이가 일조(一條) 이조(二條) 하는 문장(文章)처럼 나란히 나온다. 나는 T군(君)과 같이 ‘만춘(晩春)’ 시사(試寫)를 보겠다. 윤(尹)은 우물쭈물하는 것도 같더니,
281
「바통 가져가게.」
282
한다. 나는 일없다. 나는 절을 하면서,
283
「일착 선수(一着選手)여! 나를 열차(列車)가 연선(沿線)의 소역(小驛)을 잘디잔 바둑돌 묵살(黙殺)하고 통과(通過)하듯이 무시(無視)하고 통과(通過)하여 주시기(를) 바라옵나이다.」
284
순간(瞬間) 임(姙)이 얼굴에 독화(毒花)가 핀다. 응당 그러리로다. 나는 이착(二着)의 명예(名譽) 같은 것은 요새쯤 내다버리는 것이 좋았다. 그래 얼른 릴레이를 기권(棄權)했다. 이 경우에도 어휘(語彙)를 탕진(蕩盡)한 부랑자(浮浪者)의 자격(資格)에서 공구(恐懼) 요코미쓰 리이치(橫光利一) 씨의 출세를 사글세 내어온 것이다.
285
임(姙)이와 윤(尹)은 인파(人波) 속으로 숨어 버렸다.
286
갤러리 어둠 속에 T군(君)과 어깨를 나란히 앉아서 신발 바꿔 신은 인간(人間) 코미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랫배가 몹시 아프다. 손바닥으로 꽉 누르면 밀려 나가는 김이 입에서 홍소(哄笑)로 화해 터지려 든다. 나는 아편(阿片)이 좀 생각났다. 나는 조심도 할 줄 모르는 야인(野人)이니까 반쯤 죽어야 껍적대지 않는다.
287
스크린에서는 죽어야 할 사람들은 안 죽으려 들고 죽지 않아도 좋은 사람들이 죽으려 야단인데 수염 난 사람이 수염을 혀로 핥듯이 만지작만지작하면서 이쪽을 향하더니 하는 소리다.
288
「우리 의사(醫師)는 죽으려 드는 사람을 부득부득 살려 가면서도 살기 어려운 세상을 부득부득 살아가니 거 익살맞지 않소.」
289
말하자면 굽 달린 자동차(自動車)를 연구(硏究)하는 사람들이 거기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고들 있다.
290
나는 차츰차츰 이 객(客) 다 빠진 텅빈 공기(空氣) 속에 침몰(沈沒)하는 과실(果實) 씨가 내 허리띠에 달린 것 같은 공포(恐怖)에 지질리면서 정신이 점점 몽롱해 들어가는 벽두에 T군은 은근히 내 손에 한 자루 서슬 퍼런 칼을 쥐여 준다.
291
(복수(復讐)하라는 말이렷다.)
292
(윤(尹)을 찔러야 하나? 내 결정적(決定的) 패배(敗北)가 아닐까? 윤(尹)은 찌르기 싫다.)
293
(임(姙)이를 찔러야 하지? 나는 그 독화(毒花) 핀 눈초리를 망막(網膜)에 영상(映像)한 채 왕생(往生)하다니.)
294
내 심장(心臟)이 꽁꽁 얼어 들어온다. 빠드득빠드득 이가 갈린다.
295
(아하 그럼 자살(自殺)을 권(勸)하는 모양이로군, 어려운데 — 어려워, 어려워, 어려워.)
296
내 비겁(卑怯)을 조소(嘲笑)하듯이 다음 순간 내 손에 무엇인가 뭉클 뜨뜻한 덩어리가 쥐어졌다. 그것은 서먹서먹한 표정(表情)의 나쓰미캉, 어느 틈에 T군은 이것을 제 주머니에다 넣고 왔든구.
297
입에 침이 쫘르르 돌기 전에 내 눈에는 식은 컵에 어리는 이슬처럼 방울지지 않는 눈물이 핑 돌기 시작하였다.
【원문】동해(童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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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 [제목]
 
  이상(李箱) [저자]
 
  1937년 [발표]
 
  소설(小說)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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