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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원전거(歸園田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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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陶淵明)
1
歸園田居 (귀원전거)
2
전원에 돌아와 사노니
 
3
- 陶淵明 (도연명)
 
 
4
其一
 
5
少無適俗韻 (소무적속운) 하고
6
性本愛丘山 (성본애구산) 이라
7
誤落塵網中 (오락진망중) 하여
8
一去三十年 (일거삼십년) 이라
 
9
어려서부터 속세와 맞지 않았고
10
타고난 천성이 자연을 사랑했다네.
11
잘못 속세의 그물에 떨어져
12
훌쩍 삼십 년이 흘러버렸네.
 
 
13
羈鳥戀舊林 (기조연구림) 하고
14
池魚思故淵 (지어사고연) 이라
15
開荒南野際 (개황남야제) 하며
16
守拙歸園田 (수졸귀전원) 이라
 
17
갇힌 새는 옛적 살던 숲을 그리워하고
18
작은 못 속의 고기는 옛적 큰 연못을 생각하네.
19
거친 땅 일구어 남쪽 들판에 터를 잡아서
20
본성대로 살려고 전원에 돌아왔네.
 
 
21
方宅十餘畝 (방택십여무)
22
草屋八九間 (초옥팔구간) 이라
23
楡柳蔭後詹 (유류음후첨) 이요
24
桃李羅堂前 (도리나당전) 이라
 
25
네모난 집터 십여 이랑이요
26
초가집은 여덟아홉 칸 되네.
27
느릅나무 버드나무 뒤뜰 처마를 뒤덮고 있고
28
복숭아 오얏나무 앞뜰에 줄지어 심어져 있네.
 
 
29
曖曖遠人村 (애애원인촌) 하고
30
依依墟里煙 (의의허리연) 이라
31
狗吠深巷中 (구폐심항중) 하고
32
鷄鳴桑樹顚 (계명상수전) 이라
 
33
아스라이 먼 곳에 인가가 보이고
34
가물가물 마을에서 연기 피어오르네.
35
마을 골목 안에서는 개들이 짖고
36
뽕나무 가지 끝에서 닭들이 우네.
 
 
37
戶庭無塵雜 (호정무진잡) 하고
38
虛室有餘閒 (허실무여한) 이라
39
久在樊籠裏 (구재번농리) 타가
40
復得返自然 (복득반자연) 이라
 
41
집안에는 속세의 번잡함이 없고
42
빈 방안에는 한가함이 넉넉하네.
43
오랫동안 새장 속에 갇혀 살다가
44
다시 자연으로 돌아왔네.
 
 
45
其二
 
46
野外罕人事 (야외한인사) 하고
47
窮港寡輪鞅 (궁항과윤앙) 이라
48
白日掩荊扉 (백일엄형비) 하고
49
虛室絶塵想 (허실절진상) 이라
 
50
들녘 외진 곳이라 속세 일 드물고
51
길 또한 궁벽하니 오가는 수레도 드물다.
52
한낮에도 싸리문 걸어 닫아 놓고​
53
텅 빈방 안에서 속세 생각 끊었다.
 
 
54
時復墟曲中 (시부허곡중) 하여
55
披草共來往 (피초공내왕) 이라
56
相見無雜言 (상견무잡언) 이요
57
但道桑麻長 (단도상마장) 이라
 
58
이따금 저자거리 돌아가서
59
풀 섶 헤치며 사람들과 왕래한다.
60
서로 만나도 잡다한 말 하지 않고
61
오직 뽕과 삼 기르는 이야기만 한다.
 
 
62
桑麻日已長 (상마일이장) 하고
63
我土日已廣 (아토일이광) 이라
64
常恐霜霰至 (상공상선지) 하여
65
零落同草莽 (영락동초망) 이라
 
66
뽕과 삼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67
나의 농토도 하루하루 다르게 넓어진다.
68
항상 두려운 건 서리나 우박 내려
69
잡초 덤불처럼 시들까 걱정이다.
 
 
70
其三
 
71
種豆南山下 (종두남산하) 터니
72
草盛豆苗熹 (초성두묘희)
73
晨興理荒穢 (침신이황예) 하고
74
帶月荷鋤歸 (대월하서귀)
 
75
콩씨를 남산 기슭에 심었더니
76
잡초만 무성하고 콩은 드무네.​
77
새벽에 일어나 잡초를 뽑고
78
달빛을 받으며 호미 메고 돌아오네.
 
 
79
道狹草木長 (도협초목장) 하여
80
夕露霑我衣 (석로첨아의)
81
衣霑不足惜 (의첨부족석) 이나
82
但使願無違 (단사원무위)
 
83
길은 좁고 수풀은 길어서
84
밤이슬에 나의 옷이 다 젖네.
85
옷 젖는 것이야 아깝지 않으나
86
다만 내 바람이 어긋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네.
 
 
87
其四
 
88
久去山澤遊 (구거산택유) 하고
89
浪莽林野娛 (낭망임야오)
90
試携子姪輩 (시휴자질배) 하고
91
披榛步荒墟 (피진보황허)
 
92
오랜만에 산과 연못에 가 거닐고
93
숲과 들판을 떠돌아다니며 즐긴다.​
94
자식과 조카들 손에 손 잡고​
95
덤불을 헤쳐 가니 황폐한 터 있다.
 
 
96
徘徊邱壟間 (배회구롱간) 인데
97
依依昔人居 (의의석인거)
98
井竈有遺處 (정조유유처) 하고
99
桑竹殘朽株 (상죽잔후주)
 
100
언덕과 밭두둑 사이 서성이는데
101
어렴풋하게 예전에 사람 살던 거처가 있다.
102
우물과 부엌 터는 흔적만 남아있고
103
​뽕나무, 대나무는 썩은 그루터기만 남아있다.
 
 
104
借問採薪者 (차문채신자) 하니
105
此人皆焉如 (차인개언여)
106
薪者向我言 (신자향아언)
107
死沒無復餘 (사몰무부여)
 
108
나무꾼에게 물어 보나니
109
여기 살던 사람들 어찌되었소?
110
나무꾼이 나에게 하는 말이
111
모두들 죽고 남은 이 없다오.
 
 
112
一世異朝市 (일세이조시) 터니
113
此語眞不虛 (차어진불허)
114
人生似幻化 (인생사환화) 타가
115
終當歸空無 (종당귀공무)
 
116
한 세대에 세상 바뀐다 하더니,
117
이 말은 참으로 빈말이 아니네.
118
인생은 환상처럼 변해 가다가,
119
끝내는 공과 무로 돌아가누나.
 
 
120
其五
 
121
悵恨獨策還 (창한독책환) 인데
122
崎嶇歷榛曲 (기구역진곡) 이라
123
澗水淸且淺 (간수청차천) 하여
124
可以濯吾足 (가이탁오족) 이라
 
125
슬프고 비감하여 홀로 지팡이 짚고 돌아오는데
126
험하고 우거진 덤불 구비를 지났다.
127
산골에 흐르는 물은 맑고 얕아서
128
내 발을 씻을 만하다.
 
 
129
漉我新熟酒 (녹아신숙주) 하고
130
隻雞招近屬 (척계초근속) 이라
131
日入室中闇 (일입실중암) 하여
132
荊薪代明燭 (형신대명촉) 이라
133
歡來苦夕短 (환내고석단) 한데
134
已復至天旭 (이복지천욱) 이라
 
135
내 담근 갓 익은 술을 걸러놓고
136
닭 한 마리 잡아 이웃을 부르네.
137
해지고 방안이 어두워져서
138
가시나무 불 지펴 촛불 대신 밝히네.
139
기쁨에 겨워 밤은 짧아 아쉬운데
140
어느새 하늘에는 아침 해 떠있다.
 
 
 
141
其六
 
142
種苗在東皐 (종묘재동고) 하니
143
苗生滿阡陌 (묘생만천맥) 이라
144
雖有荷鋤倦 (수유하서권) 이나
145
濁酒聊自適 (탁주료자적) 이라
 
146
씨앗을 동쪽 물가에 심어 가꾸니
147
모종이 자라 싹이 고랑에 가득하네.
148
비록 김매는 일이 힘들기는 해도
149
탁주를 마시며 부족하나마 스스로 즐기네.
 
 
150
日暮巾柴車 (일모건시거) 하고
151
路暗光已夕 (노암광이석) 이라
152
歸人望煙火 (귀인망연화) 하니
153
稚子候簷隙 (치자후첨극) 이라
 
154
날 저물어 낡은 땔나무 수레를 덮고
155
길이 어두우니 빛은 이미 저녁이네.
156
집으로 돌아오며 불빛을 바라보니
157
어린 아들이 처마 밑에 기다리네.
 
 
158
問君亦何爲 (문군역하위)
159
百年會有役 (백년회유역) 이라
160
但願桑麻成 (단원상마성) 하여
161
蠶月得紡績 (잠월득방적) 이라
162
素心正如此 (소심정여차) 하니
163
開徑望三益 (개경망삼익) 이라
 
164
그대 또 무엇을 바라는가?
165
세월가면 무언가 이루어지겠지.
166
단지 바라는 것은 뽕과 삼이 잘 자라나서
167
잠월에 길쌈을 할 수 있었으면.
168
원래 마음 소박함이 이와 같으니
169
길 치우고 좋은 벗을 기다릴 뿐이라네.
【원문】귀원전거(歸園田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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