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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상루별곡(百祥樓別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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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 28년 (1595)
이현(李俔)
1
백상루별곡(百祥樓別曲)
 
2
만력萬曆 을미 乙未(1595)에 나는 포정布政 양호 楊鎬를 맞이하는 영위사迎慰使로 안주安州에서 1년의 거의 반쯤 머물뜀는데, 돌아갈 시기를 점칠 수 없었다. 나그네로 의탁하여 처량하씀고 자고 먹는 것이 무료하여, 즐기는 여가에 때로 백상루에 올라 두루 산천을 관람하면서 자주 풍광을 마음에 품어두었다. 혹 촌옹村翁과 야부野夫가 누대의 근처에서 방황하면, 관례를 했거나 아니거나를 상관하지 않고 난간의 마루로 오르도록 허락하씀다. 차 시중하는 여인과 물 끓이는 종들이 누대의 근처에서 장난치면, 총각머리인지 비녀머리인지를 묻지 않고 연석筵席에서 즐기도록 하여 한담閒談과 잡설雜說로 하루를 보내는 바탕으로 삼았다. 그리고 하루는 나에게 부탁하기를 ‘백상루는 고운 구름이 허공에 닿아있으며, 먼 산을 품고 긴 강을 토하여 그 형승이 관서의 으뜸이며 명성도 고금에 자자했습니다. 그런데 홀로 별곡別曲으로 관현에 올려져 사람들의 입에 전해지지 못하씀으니, 크게 흠결이 되는 일입니다. 부賦로 만들어 호사가들에게 전하여 보인다면 요설饒舌이겠습니까?’ 라고 하씀다. 나는 ‘신과 사람의 분함이 바야흐로 산하의 치욕에 극심하여 아직 씻어내지 못했는데, 어찌 노래로 일삼을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나는 재주가 박하고 사詞는 졸렬합니다. 또한 어찌 광경을 발휘하고 명승을 천양闡揚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말하씀다. 덧붙여 말하기를 ‘기자箕子의 맥수가麥秀歌나 양홍梁鴻의 오희가五噫歌는 어떻게 만들어졌습니까. 장가長歌의 슬픔이 애통함보다 심하니 이와 같을 따름입니다. 어찌 음란한 가사나 화려한 노래와 족히 백견주겠습니까.’라고 하니, 마침내 써서 주었다.
 
 
3
드런 디 오라터니 보관디고 샹누百祥樓
4
야쇽다 강산이 날 기려 닛돗덧가
5
새  맛보고 녜 본 듯 반기니
6
유졍 네런가 연분인은 내롯던가
7
전조前朝 구지舊址 어 예 즁슈重修콴
8
층누層樓 걸각傑閣이 어졔 셴  옛고야
9
비맹飛甍이 표묘縹緲여 반쳔半天의 들허시니
10
금벽金碧이 죠요照耀여 영낙影落 쟝쥬長洲로다
 
11
들은 지 오래더니 보았는가 백상루1)
12
야속하다 강산이 날 기다려 있었던가
13
새 얼굴에 만나고 옛날 본 듯 반기니
14
유정한 너이던가 연분 있는 나였던가
15
전조구지2)를 어느 해에 중수했기에
16
층루걸각이 어제 세운 듯 하구나
17
비맹이3) 표묘4)하여 반천에 들렸으니
18
금벽이 밝게 빛나5) 영락장주로다
 
 
19
위난危闌을 비겨 안자 안醉眼으로 도라보니
20
좌우左右 현판懸板의 고금古今 졔영題詠이
21
풍경風景이 보여 죠화造化 아여시니
22
유필濡筆 쥬疇思에 더 슬 이리 아조 젹다
23
쳥나靑螺 만졈滿點이 운白雲 간間의 소사나
24
노프이 즈니 너브니 죠브니 훗버러 인 거
25
향산이 마죠 뵈예 병翠屛을 두럿도다
26
분쳡粉堞 쳔칭千層이 벽산요碧山腰을 에위 여
27
굽거니 펴거니 숨거니 뵈거니
28
셜험設險 관방關防은 쳘옹셩鐵瓮城이 갓갑도다
 
29
난간을 기대앉아 취안으로 돌아보니
30
좌우현판의 고금제영이
31
풍경이 보채여 조화를 빼앗았으니6)
32
유필주사7)에 더 쓸일이 아주적다
33
청라만점8)이 백운간에 솟아나
34
높거니 낮거니 넓으니 좁으니 흩벌려 있는 것은
35
향산이 마주보여 취병을 둘렀도다
36
분첩 천층9)이 벽산요를 에워 띠어
37
굽거니 펴거니 숨거니 뵈거니
38
설험관방을 철옹성이 가깝도다
 
 
39
약藥山 동東臺예 느즈 구룸 채 것고
40
향노봉香爐峯 엇게예 연紫煙이 빗겻는 졔
41
슈창繡窓을 열티고 옥침玉枕을 비겨시니
42
번거 몬에 눈이 조차 겨 업다
43
두 가래 린 믈이 눈 압 와 모다져
44
三叉 형셰形勢되여 섯거 도로 감도니
45
썅용雙龍이 도러 여의쥬如意珠 다토다가
46
선셩을 프러 가타 나 즈시로다
47
문海門이 갓가와 느즈 믈 채 미니
48
평平沙 몰흔沒痕고 도셰島嶼 반로半露야
49
안지岸芷 졍난汀蘭이  니피 훗부칠 졔
50
격강隔江 노화蘆花의 열운  세연
51
더퍼 니 안목鴈鶩이오 섯도 니 구白鷗로다
52
샤탄斜灘의 됴퇴潮退야 믈이 여터시니
53
릉采菱 동童子와 완사浣紗 녀兒女
54
개벼 만나셔 웃줄겨 래다
 
55
약산동대에 늦은 구름 채 걷고
56
향로봉 중턱에 보랏빛 연기가 가로질러 있는데
57
수를 놓은 창문을 열치고 옥침을 기댔으니
58
번거론 마음에 눈까지도 겨를 없다
59
두 갈래 내린 물이 누 앞에 와 모아져
60
삼차형세10) 되어 섞어 도로 감도니
61
쌍용이 뒤엉켜 여의주를 다투다가
62
선성을 갈 풀어 새로 나는 모양이다
63
해문이 가까워 늦음을 채쳐 미니
64
평사 몰흔11) 하고 도서12)가 반쯤 드러나니
65
안지13)정난14)이 새잎이 흩날릴 때
66
격강15)노화16)에 엷은 연기 가득한데
67
덮었나니 안목17)이오 섟 도나니 백구로다
68
사탄에 조퇴18)하여 물가가 얕아지니
69
채릉동자19)와 완사 아녀20)
70
갯볕을 만나서 웃쭐겨 다투는가21)
 
 
71
파렴波恬 조일朝日야 만경萬頃이 허명虛明니
72
안화眼花 요공搖空야 신神思 표연飄然니
73
열列子 어풍御風야 반공半空에 인 
74
댱풍長風이 느지 부퍼 파랑波浪을 놀래니
75
부광浮光이 약금躍金야 낙죠落照 셩듀成柱니
76
쳔샹天上 군션群仙이 연단鍊丹을 호리라
77
문무화文武火을 마초와 황금黃金 만곡萬斛을 단조丹竈에 글히 
 
78
파렴조일22) 하여 만경이 허명하니
79
안화23) 요공하여 신사 표연24)하니
80
열자어풍25)하여 반공에 떠 있는 듯
81
장풍이 더디 불어 물결26)을 일게 하니
82
부광이 약금하여 낙조 성주하니
83
천상 군선이 연단을 호리라
84
문무화를 맞추어 황금 만족을 단조에 끓이는 듯
 
 
85
슈병隋兵 백만百萬이 어복혼魚腹魂이 되어시니
86
됴두潮頭 노긔怒氣 어늬 저긔 고
87
강변江邊 칠불七佛은 아다 모다
88
믈物在 인망人亡니 감챵이 긔지 업다
89
관동冠童 육칠六七 긔약 업시 오도고야
90
반금半襟 긔회羈懷을 너 안이면 엿진넌고
91
젼셩全盛 번화繁華과 읍듕邑中 치화治化을 대강만 무니
92
왕往事 망양亡羊야 지젹이 되엿도다
93
호고好古 만生晩여 파쥬把酒 임풍臨風니
94
몯내 픈 시름이 가디녹 롭도다
95
졍쳥政淸 송식訟息야 폐百廢 구흥俱興니
96
여염閭閻이 안도安堵야 난리 이졋도다
97
셩쥬聖主 회란廻鑾사 듕흥을 여르시니
98
몌옛던 셩진腥塵이 일이면 다 로다
 
99
수병 백만이 어복혼27)이 되었으니
100
조두 노기28)는 어느 때나 낮아질까
101
강변칠불29)은 아는가 모르는가
102
물재 인망하니 감창이 그지없다
103
관동 육칠 기약 없이 오는구나
104
반금 기회를 너 아니면 어쩔런고
105
전성번화와 읍중 치화를 대강만 물으니
106
황사망양30)하여 진적31)이 되었도다
107
호고생만32) 하여 술잔 들고 풍류 즐기니33)
108
못다 푼 시름이 갈수록 새롭구나
109
정청송식34)하여 백폐구홍35)하니
110
여염36)이 안도하여 난리를 잊었도다
111
성주 회란37)하사 중흥을 열으시니
112
메었던 성진이 내일이면 다 쓸겠구나
 
 
113
쳔天子 셩명聖明샤 유권有眷 동고東顧샤 양호楊鎬 보실 
114
불이신비비不以臣鄙卑샤 영위迎慰使로 가라셔
115
왕王事 미괴靡盬이라 셕夕拜 됴발朝發야 왕셩王城을 나오니
116
츈복春服을  일워 월三月 초길初吉이엇다
117
화花開 화락花落고 두젼斗轉 셩회星回야
118
샹마桑麻도 거도고 됴곡早穀도 셩슉여
119
다 리 녀머시니 실숄셩蟋蟀聲 즁中에 새 을 놀라과랴
120
장을 져보고 귀긔 혜아리니
121
몃  어 날의 편客鞭을 뵈야 녈고
122
일변日邊의 밤 이 하니 갈 길 멀러 로라.
 
123
천자 성명하셔 유권 동고하셔 양호를 보내실 때
124
신을 천하게 여기지 않으셔서38) 영위사로 가라셔늘
125
왕사미고39)이라 저녁에 하직하고 아침에 출발하여 왕성을 떠나오니
126
춘복을 갓 일워 삼월 초길이었다
127
화개화락 하고 두전성회40) 하여
128
상마41)도 걷우고 조곡도 성숙하여
129
다섯 달이 넘었으니 실솔42) 성중에 새 가을을 놀라와라
130
행장을 만져보고 귀기를 헤아리니
131
몇 달 어느 날에 객편을 재촉해 갈까
132
일변의 밤 꿈이 많으니 갈길 멀어 하노라.
 
 

 
133
1) 평북 안주에 있는 누각.
134
2) 전대의 왕조의 옛 터.
135
3) 나는 듯한 대마루.
136
4)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모양.
137
5) 조요는 찬란하게 빛남.
138
6) 아여시니는 빼앗았으니. 취하다는 뜻.
139
7) 붓에 먹을 찍고 생각이 막힘.
140
8) 소라 일만 개. 여기서는 산봉우리들.
141
9) 희게 색칠을 한 성 위의 담 천층.
142
10) 세 갈래로 된 산의 형세.
143
11) 발자국 같은 것이 없어져 흔적이 없어짐.
144
12) 도서(島嶼)는 크고 작은 섬.
145
13) 바위 벼랑 위에 난 지초 풀.
146
14) 물가에서 자라는 난초.
147
15) 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음.
148
16) 갈대꽃.
149
17) 기러기와 산 오리.
150
18) 조수가 물러감.
151
19) 마름 캐는 어린 사내아이.
152
20) 빨래하는 계집아이.
153
21) 맞서서 대항하는가? 일을 방해하는가.
154
22) 물결이 고요하여 아침 해가 떠오름.
155
23) 일종의 눈병. 여기서는 눈앞의 아름다운 풍경.
156
24) 정신과 생각이 바람에 나부끼어 팔랑이듯 함.
157
25) 여러 새끼들과 함께 바람을 휘 몰음.
158
26) 파랑은 작은 물결과 큰 물결.
159
27) 물속에 빠져 죽음.
160
28) 조두노기는 파도치는 물결의 성난 듯한 기운.
161
29) 강가의 일곱 불상. 칠불사의 연기 설화가 있음.
162
30) 지난 일에 대해 아는 이가 아무도 없음.
163
31) 지난날의 자취.
164
32) 옛 것을 좋아하나 늦게 태어났음.
165
33) 피쥬임풍은 술잔을 들고 풍류를 즐김.
166
34) 정사를 맑고 깨끗이 하여 백성들 사이에서조차 송사가 없게 함.
167
35) 계속 존속되어야 할 일들로 없어졌던 옛 일들이 회복됨.
168
36) 백성들이 모여 사는 마을.
169
37) 임금님께서 궁궐로 돌아감.
170
38) 불이신비비는 임금께서 작가를 비루하고 천한 사람으로 보시지 않음.
171
39) 나랏일이 느슨함.
172
40) 시간이 흘러서 계절이 바뀌면 북두칠성을 비롯한 별자리가 바뀜. 세월의 흐름을 뜻함.
173
41) 누에치기와 길쌈.
174
42) 귀뚜라미.
【원문】백상루별곡(百祥樓別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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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4년 06월 0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