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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선 이야기 - 신립 장군(申砬將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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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 5. 12.
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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申砬將軍[신립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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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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申砬將軍[신립장군]은 젊었을 때부터 활을 잘 쏘고 膽力[담력]이 非凡[비범]하였다. 어느날 하로는 어데를 가느라고 山[산]길을 것게 되어 中路[중로]에서 날이 저물었다. 원세 山[산]골 일이라, 十里[십리] 二十里[이십리] 겉는다고 바로 人家[인가]가 보이지도 않고 욱어저 있는 나무들과 풀 사이에서는 주린 즘생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인다. 그러나 膽力[담력] 센 將軍[장군]은 이런 일에 서슴지도 않고 앞으로〃〃〃 걸어 人家[인가] 있는 곳을 찾었다. 날이 저물니 어두어진 뒤에도 몇 時間[시간]을 이처럼 걸어갔을 때 건네 便[편][산]기슬게 조고마한 불이 하나 빤작〃〃 하는 것을 發見[발견]하였다. 將軍[장군]은 더 볼 것 없이 바로 그 불 있는 곳으로 쫓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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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보니 큰 기와지집이 우쭈하게 서 있고 불은 그 안에서 빤자거리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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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오너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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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門[대문] 앞에서 불었다. 그러나 안에서는 아모 對答[대답]도 없다. 다시 한 번 더 불너보았으나, 또 아모 對答[대답]도 없다. 將軍[장군]은 냇다 大門[대문]을 밀어보았다. 그러나 삐득 소리만 나고 열이지는 않었다. 이리하야 四五次[사오차]나 이리 오너라 ― 를 불넜을 때, 그 때서 비로소 안에서 신발 끄는 소리가 나며, 大門[대문] 있는 데서 발을 멈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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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십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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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는 것이다. 그 소리는 女子[여자]의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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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녜. 지나는 사람인데, 날이 저물어 하로밤 자고 갈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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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未安[미안]스럽지만 못 주무시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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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子[여자]는 단번에 拒絶[거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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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어둡고 길은 險[험]하여 앞으로 더 걸어갈 수 없으니 그러지 말고 하로밤만 재워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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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請[청]하였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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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는 女子[여자]인 저 한 사람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이 집에는 또 딴 事情[사정]이 있어 이 집에 머무르는 것이 當身[당신]의 몸에 해러울 것이라, 바로 딴 데로 가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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斷然[단연] 또 다시 女子[여자]는 拒絶[거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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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세, 앞으로는 더 못 갑니다. 人家[인가]도 없습니다. 무슨 事情[사정]이 있든 제 몸에 해롭든, 부데 좀 재워주시오. 저도 男子[남자]입니다. 더구나 武科[무과]하여, 활개나 쏩니다. 무슨 일이 있든 女子[여자] 있는 곳에 男子[남자]가 못 있겠습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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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일이 있든지 자고 가겠다는 將軍[장군]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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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정] 그러시대면 주무시고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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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 女子[여자]는 門[문]을 열어 주었다. 門[문] 안으로 들어스니 나 젊은 女子[여자]가 어둠 속에 서 있었다. 將軍[장군]은 女子[여자]의 뒤를 딸어 房[방]에 들어가 억개에 메였든 활과 화살을 담은 활통을 버서 걸고, 담배를 한 대 담어 피우느란이, 女子[여자]는 번실〃〃한 큰 상에 찬을 가추어 저녁을 차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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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하실테니 어서 잡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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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軍[장군]은 床[상]을 받어 저녁을 먹으며 등잔불 앞에 앉어 있는 女子[여자]를 빌오소 발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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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子[여자]는 將軍[장군]이 生覺[생각]한 것보다도 헐신 젊은 아즉 未婚[미혼]의 處女[처녀]이었다. 티 하나 없는 깍근 듯한 얼골은 文字[문자] 그대로 고웠다. 옷같이 긴 머리발이 등 우에 치렁〃〃하였다. 女子[여자]는 머리를 자그맛치 숙이고, 아모 말도 않고 가만히 앉어있다. 그러나 그것은 처음 男子[남자]에 對[대]한 處女[처녀]의 부끄럼에서 나온 거동과는 아조 달는 그 무었이 있다. 處女[처녀]에게 있음직하지 않은 몸이 부르를 떨여지는 차데찬 그 무었이 있다. 이렇게 보아가면, 그의 얼골도 곱다는이 보다는 悽慘[처참]하다 할 深刻[심각]한 빛이 떨돌었다. 將軍[장군]은 밥床[상]을 물이고 生覺[생각]난 듯이 房[방]안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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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主人兩班[주인양반]은 안 게십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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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었다. 處女[처녀]는 조곰 머리를 들었다 다시 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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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녜. 主人兩班[주인양반]은 안 게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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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달은 사람은 아모도 없읍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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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녜.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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處女[처녀]는 가만한 소리로 그러나 똑〃하게 對答[대답]하였다. 將軍[장군]은 처음에 門[문]을 열어줄 때 處女[처녀]의 하든 말을 生覺[생각]하고 다시 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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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事情[사정]이 계시다든이 무슨 事情[사정]이 게시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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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子[여자]는 잠잣고 한참동안 앉어있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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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卽今[즉금]이라도 늦이 않습니다. 어서 밧비 이 집을 떠나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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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千萬[천만]에. 男子[남자]의 一言[일언]이 千金[천금]보다 무겁다 하였으니, 한 번 이 집에 들어왔다 어떠한 일인지 보도 않고 그대로 가겠습니가? 어서 仔細[자세]한 事情[사정]을 말슴하여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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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軍[장군]의 힘찬 말에 處女[처녀]의 입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무서운 이야기가 報道[보도]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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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子[여자]의 아버지는 서울서도 勢道[세도]하든 宰相[재상]이였었는데, 事情[사정]으로 失意[실의]하야 이 山中[산중]으로 隱居[은거]하게 되었든 것이다. 그런데 孤獨[고독]히 이러한 山中[산중]에서 사는지라. 寂[적]〃함으로 닭을 여러 數十[수십] 마리 처서 이것으로라도 좀 집안을 쓸〃하잔케 하랴 하였다. 勿論[물론] 下男下女[하남하녀]를 令[영]하염 二十[이십] 食口[식구]나 되는 것이였으나, 그래도 외따로 살기는 寂[적]〃하였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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元來[원래] 이처럼 심〃푸리로 치는 닭이라 몇 해가 되든지 잡어 먹지 않코 數[수]가 느는 대로 닭을 멋대로 묵히였다. 그의 어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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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을 오래 묵히면 滋味[자미]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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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慈悲心[자비심]이 많은 아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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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殺生[살생]하는 것이 그러면 났단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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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한 마리도 못 잡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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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야 닭들이 十年[십년]을 묵었을 때, 하로는 닭이 어데로엔지 一齊[일제]히 가 버렸다. 어데를 갔나 하고 은저리를 아모리 찾어보았으나, 그 여히 發見[발견]하지 못하였다. 그 後[후] 몇 일이 지난 어느 날, 아닌 방중에 집 안팎에서 ‘겍〃골〃’ 하는 닭의 소리가 요란스리 나든이 사랑에서 자고 있는 늙은 아버지를 잡아가 버렸다. 집안 사람들은 닭의 怪奇[괴기]한 우름 소리에 몸만 벌〃 떨고, 꼼짝도 못하였든 것이다. 十年式[십년식]이나 묵은 닭들은 모두 닭의 鬼神[귀신]이 되어 사람을 잡어가는 惡靈[악령]이 붙은 것이다. 아버지를 잡어간 後[후] 몇일 後[후]에 또 깡깜한 아닌 밤중에 어머니를 잡어갔다. 實[실]로 戰慄[전율]의 하로밤이였다. 이튼날 날이 새자마자, 下男下女[하남하녀]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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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덜은, 이런 곳에 못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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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모다 山[산] 알로 헤여저 가 버렸다. 그러나 이 老宰相[노재상]의 아들과 딸들은 어데로 갈 데가 없음으로 그대로 그 집에 머으르게 되어 닭의 鬼神[귀신]에게 잡혀가는 것을 自己[자기]들의 運命[운명]이라 生覺[생각]하여 모 ― 든 것을 斷念[단념]하고 鬼神[귀신] 올 때만 기달이였다. 果然[과연] 몇 일 後[후]에 怪奇[괴기]한 닭의 우름 소리와 함기 닭의 鬼神[귀신]은 내달어 이 兄弟[형제]의 한 사람을 잡어가 버렸다. 다음에도, 또 一定[일정]한 日數[일수]를 두고, 꼭〃 하나式[식] 兄弟[형제]를 잡어가 五六[오육] 兄弟姉妹[형제자매]를 죄 - 다 잡어가고 이 處女[처녀] 하나밖에는 남지 않었든 것이다. 그러나 이 處女[처녀]나만 오늘밤에는 닭의 鬼神[귀신]에게 잡혀갈 運命[운명]의 鐵則[철칙]에 놓여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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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만 되면, 또 怪奇[괴기]한 닭의 소리가 나고, 그와 함기 數千[수천] 마리 닭의 鬼神[귀신]이 내달어 저를 잡어갈 것입니다. 저야 旣往[기왕]부터 斷念[단념]한 목숨이라, 이제 새삼스리 악가울 것도 없음니다만 아모리 山中[산중]이라도 이러한 집에 멈울너 함기 禍[화]를 입든지 하시면, 그 아니 怨痛[원통]하겠습니가? 事情[사정]이 이러하니 잘 生覺[생각]하여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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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케 말하고, 處女[처녀]는 훌적〃〃 우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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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 놈의 닭의 鬼神[귀신]이 오늘 밤에는 올 것입니다 그려. 잘 되었습니다. 오늘 밤에 그 鬼神[귀신]들이 죽든지, 지가 죽든지 한 번 勝負[승부]를 決斷[결단]하여 보지요. 그러나 근심하실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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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將軍[장군]은 璧[벽]에 걸었든 화살과 활 끌너내려, 鬼神[귀신]이 몰여올 때만 기달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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果然[과연] 밤이 이슥할 때, 大門[대문] 있는 데서 ‘겍〃골〃’하고 怪奇[괴기]막축한 닭의 소리가 났다. 이 소리가 나자, 벌〃 떨고 있든 處女[처녀]는 그 자리에 쓸어저버렸다. 닭의 鬼神[귀신]들은 떼를 지어 몰여서 안방 있는 곳으로 각가히 왔다. 將軍[장군]은 힘대로 활을 쎙겨서 줄을 당겼다. ‘휭 -’하고 飛虎[비호]같이 날는 화살은 닥어들이오든 鬼神[귀신]의 목덜미를 맞추었다. ‘캑 -’한 마듸 悲鳴[비명]을 吐[토]하고, 鬼神[귀신]은 그 자리에 쓸어젔다. 이에 놀난 鬼神[귀신]들은 모다 怯[겁]이 나서 그만 밖으로 쏘다저 나갔다. 將軍[장군]은 더욱 氣運[기운]을 돌어 連[연]하야 살을 쏘어대니, 鬼神[귀신]들은 다시 더 멀 - 이 달어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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手足[수족]을 주물는다. 미음을 끌여 먹인다. 하야 겨우 까물쳤든 處女[처녀]를 蘇生[소생] 식히고, 마당의 鬼神[귀신]을 잡어다 燈[등]불 앞에 보니, 十年[십년]이나 묵은 아조 險惡[험악]한 늙은 달이 멱아지가 피투셍이가 되어, 쓸어저 있었다. 將軍[장군]은 處女[처녀]를 더욱 잘 看護[간호]하며, 몸을 눅혀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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잍은 날 아츰 밥을 먹자, 處女[처녀]에게 하직하고 門[문]을 나서라 하니, 處女[처녀]는 將軍[장군]의 팔에 몸을 던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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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됩니다. 못 떠나십니다. 處女[처녀]의 몸으로 男子[남자]와 한 房[방]에 자고, 男子[남자]의 품에 안겨 蘇生[소생]하였으니 제의 몸은 임의 在[재]에게 바친 것입니다. 저는 벌서 임의 것입니다. 꼭 죽을 목숨이 임의 德[덕]으로 살어나 다시 또 아츰 햇볓을 봄니다. 그러나 이 깊운 山中[산중]에 저 혼저 살 수는 到底[도저]히 없습니다. 그렇다고 또 어데고 依支[의지]할 곳도 없습니다. 지발 德[덕]분으로 가지 말어 주시오. 萬若[만약] 가시랴면 저를 달리고 가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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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이며 哀願[애원]한다. 事實[사실]인즉 將軍[장군]도 이 處女[처녀]가 잔득이나 맘에 들어, 自己[자기] 맘대로 하는 것 같으면, 단번에 달이고 下山[하산]하고 싶었다. 그러나 實際[실제]에 있어서, 그것은 不可能[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丈人[장인]은 貧困[빈곤]한 自己[자기]를 여러 点[점]으로 돌보아 주고, 嚴格無雙[엄격무쌍]한 性格[성격]이라, 내가 萬若[만약] 이 女子[여자]를 달이고 가면, 大怒[대노]하여 兩人[양인]이 다 逐去[축거][당]할 것이다. ―. 이것을 生覺[생각]할 때, 將軍[장군]은 제 自身[자신]의 感情[감정]을 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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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는 벌서 成婚[성혼]하였고, 父母[부모]님들의 感情[감정]을 거슬인 수 없으니, 그대로 이 山[산]에 멈울우시여 딴 男子[남자]를 求[구]해 보십시오. 저는 길이 바뿌니 곳 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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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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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婚[성혼]하시였으면 妾[첩]이라도 關係[관계]치 안습니다. 사람을 살이는 길에 아조 살여 주십시오. 妾[첩]으로 안된다면 종으로도 써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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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더욱〃〃 울며불며 哀乞[애걸]하였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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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오. 저는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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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소매를 뿔이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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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그렇다면 저는 죽어버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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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그러나 將軍[장군]은 얼느는 말로 알고, 大門[대문]을 나서 길을 떠났다. 몇 거름 것다가 엇찌 뒤를 돌어보니 그 女子[여자]는 집 집엉 우에 올너가서! 가장 怨望[원망]스런 눈초리로 이 곳을 발아보든이 그대로 깍구로 그 우에서 떨어저 죽어버렸다. 그것은 참아 못 볼 悲慘事[비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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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軍[장군]은 눈을 갈이고, 고개를 돌여 못 볼 것이나 본든이 그대로 빨는 거름으로 山[산]을 날여오게 되었다. 나려오면서도 이 일이 잔득이나 將軍[장군]의 맘을 不安[불안]케 하였으나, 한사하고 그것을 막으며 발을 드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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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軍[장군]은 그 때 丈人[장인]의 집에 가는 길이였다. 將軍[장군]이 丈人[장인]한테 엄디려 절하니 丈人[장인]의 얼굴 유심히 발아보며 한참동안 묵〃히 앉어 있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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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번 오는 길에 殺人[살인]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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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이다. 將軍[장군]의 丈人[장인]은 相[상]을 잘 보는 異人[이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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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녜. 殺人[살인]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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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그 女子[여자]를 죽이게 된 自始至終[자시지종]의 이야기를 細[세]〃히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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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女子[여자]는 人物[인물]이나 무었이나 모두가 出衆[출중]하게 잘나서, 저의 생각으로도 달어오고 싶은 生覺[생각]은 퍽 懇切[간절]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임의 成婚[성혼]한 몸이고, 貧困[빈곤] 속에서 저를 이만 쿰이라도 만들어준 것이 全然[전연] 丈人[장인]의 恩惠[은혜]라 生覺[생각]할 때, 저는 어떻한 일이 있드라고 妾[첩]을 두거나 딴 女子[여자]를 보아서는 안되겠다 生覺[생각]되여 저는 斷然[단연]코 그 女子[여자]의 말을 拒絶[거절]하였든 것입니다. 그리하였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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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 못 생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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丈人[장인]은 將軍[장군]의 말을 다 듣도 않고 냇다 꾸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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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못 생긴 녀석아! 사내의 所見[소견]이 그렇게 좁어서 무었에 쓰겠느냐! 왔 그 女子[여자]를 안 다려왔느냐! 왜 그 女子[여자]를 죽이였느냐! 나는 네의 앞날이 限[한]없이 티여질 줄 믿었든이 이번 殺人[살인]으로 네의 빛날 앞날은 全地[전지] 없이 짓밢이고 말었다. 그것은 네가 네 自身[자신]의 다시 없는 幸運[행운]을 拒絶[거절]하고, 도리혀 크나큰 액을 앞에 갔게 된 것이다. 어제만 하여도 나는 너를 一國[일국]의 大事[대사]를 맛길 큰 人物[인물]로 알었다. 그러나 너는 오늘은 벌서 아모 일도 맛길 卒丈夫[졸장부]에 지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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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며, 丈人[장인]은 길게 한숨 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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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있은 後[후], 얼마하지 않어 壬辰倭亂[임진왜란]이 닥처왔다. 朝鮮[조선] 사람으로써는 꿈도 안 꾸든 큰 戰爭[전쟁]이다. 釜山[부산]에 上陸[상륙]한 倭兵[왜병]은 潮水[조수] 밀이듯이 밀여들어 漢陽[한양]을 向[향]하야 올여왔다. 그 中間[중간]에 있는 數[수] 많은 城[성]도, 要塞地[요새지]도 漸次[점차]로 陷落[함락]되여 連戰連勝[연전연승]하는 敵[적]의 氣勢[기세]는 對敵[대적]치 못할 猛烈[맹렬]한 것이였다. 이 때 이 大敵[대적]을 破[파]하여 버리도록 實[실]로 一國[일국]의 重任[중임]을 지고 나선 이가 申砬將軍[신립장군]이였다. 將軍[장군]은 王命[왕명]을 바뜰고 數千[수천]의 軍士[군사]를 거느리고 南[남]쪽을 向[향]하여 떠났다. 그 때 漢陽[한양]과 釜山[부산]을 通[통]하는 길에 가장 크고 重要[중요]한 길은 廣州[광주], 忠州[충주], 鳥嶺[조령], 聞慶[문경], 安東[안동]을 거처 東萊[동래], 釜山[부산]으로 이르는 길로, 이 길에서 가장 으뚬되는 要塞地[요새지]는 忠淸道[충청도]와 慶尙道[경상도]를 分界[분계]하는 太白山脈[태백산맥][중]의 峻嶺[준령] 鳥嶺[조령]이였다. 이 鳥嶺[조령]만 지킬 수 있다면, 지킬 수 있다면, 漢陽[한양]으로 敵[적]은 一步[일보]도 侵入[침입]치 못하는 것이다. 이 峻嶺[준령]을 넘지 않고는 이렇다 할 딴 길은 없는 것이다. 漢陽[한양]의 平安[평안] 如何[여하]가 實[실]로, 朝鮮[조선]의 運命[운명] 如何[여하]가 實[실]로 이 곳에 달여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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鳥嶺[조령]이 이러한 곳이라, 申砬將軍[신립장군]은 勿論[물론] 軍士[군사]를 督促[독촉]하여 爲先[위선] 이 곳을 지키고, 이 곳에서 敵[적]과 對決[대결]하기로 하였다. 쭉 連[연]한 險[험]한 山[산]에 으거하여 곳〃이 軍士[군사]를 난호어 陣[진]을 베풀고, 나려 굴일 바우를 쌓어 놓는다. 나무를 비여 울다리를 만든다. 여러 가시 準備[준비]를 繼續[계속]하고 있었다. 將軍[장군]이 이렇게 戰爭[전쟁] 準備[준비]에 困沒[곤몰]하여 깊이 잡든 어느 날 밤 將軍[장군]은 非夢似夢間[비몽사몽간]에 그 전 - 날 山[산] 속에 맛났다 虛無[허무]하게 죽어간 그 悽慘[처참]한 어엽뿐 處女[처녀]의 얼골을 보았다. 처음에 將軍[장군]은 그 女子[여자]가 울고 있는 줄 알었다. 그러나 仔細[자세]히 보니 女子[여자]는 울지 않고 웃고 있었다. 精神[정신]이 미처질 듯한 魅惑[매혹]의 우슴을 담북이 띠이고 將軍[장군]을 向[향]하여 웃고 있다.
 
73
“將軍[장군]은 저를 죽이시고 後悔[후회]하시였지요. 그것은 저도 압니다. 그럼으로 저는 조곰도 將軍[장군]을 怨望[원망]하지 않습니다. 아니, 도리혀 죽어 이 땅에 와서도 더 한 層[층] 將軍[장군]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미칠 듯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저는 卽今[즉금] 將軍[장군]을 사랑함으로 말슴을 여쭈러 왔으니 將軍[장군]은 明心[명심]하여 들어주십시오. 將軍[장군]이 卽今[즉금][진]을 베푸신이 鳥嶺[조령]은 敵[적]과 決戰[결전]할 곳이 안닙니다. 그 理由[이유]를 뭇지 말어주십시오. 그것은 이 나라 사람만 알고, 다른 사람에게는 絶對[절대]도 알이지 못할 秘密[비밀]입니다. 너넓다란 達川[달천]같은 들에다 陣[진]을 치십시오. 그래야만 勝戰[승전]하십니다. 이 外[외]에는 勝戰[승전]할 道理[도리]는 없습니다. 저는 時間[시간]이 되어 이만 가겠습니다. 將軍[장군]은 제 말을 잘 記憶[기억]하시여 주십시오. 살어서 제의 所願[소원]을 못 풀어주시든 將軍[장군]은 죽어서나 풀어주십시오. 저는 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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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子[여자]의 얼골은 살어지고, 將軍[장군]은 깜작 놀나 깨여 요 우에 일어나 앉었다. 女子[여자]는 간 곳 없다.
 
75
“아 -. 이것이 꿈이였드냐! 아 -. 그러나 꿈으로는 너무나 아릿다운 꿈이다. 아즉도 눈 앞에 그 웃는 얼골이 완연하다. 아 -. 그 얼골! 그 얼골은, 그 눈은 나를 怨望[원망]치 안는다 하였다. 도리혀 나를 사랑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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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에게 勝戰[승전]할 길까지 알으키여 주었다. 達川[달천] 平野[평야]에 가서 決戰[결전]하여야만 勝戰[승전]할 것을 일너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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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발자, 將軍[장군]은 幕僚[막료]들을 뫃어 達川[달천] 平野[평야]로 물너가 決戰[결전]할 것을 말하였다. 그리하였든이 各[각] 幕僚[막료]는 將軍[장군]이 밤 사이에 미치지나 않었나 疑心[의심]하여,
 
78
“弄談[농담]할 때가 아닙니다. 그라지 않어도 人心[인심]이 騷亂[소란]한 이 때에 그런 弄談[농담]은 아예 맙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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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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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었이 어떼요. 弄談[농담]을 누가 한단 말이요. 達川[달천] 平野[평야]에서 決戰[결전]하여야 勝戰[승전]합니다. 너머 突然[돌연]히 하는 말이나, 깊이 窮理[궁리]한 結果[결과] 나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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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軍[장군]은 아조 至誠[지성]을 다하여 말하였다. 그러나 幕僚[막료]들의 意見[의견]은 如前[여전]히 反對[반대]였다. 이 鳥嶺[조령]을 버리는 것은 自殺[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곳에 있으면 힘 안 들이고 능중히 이길 것을 왜 스사로 自殺[자살]할 必要[필요]가 있겠느냐 - 이러한 그들의 意見[의견]은 너무나 理致[이치]의 合當[합당]하고 理論[이론]이 明白[명백]하여서 將軍[장군]은 이것을 反駁[반박]할 아모 말도 하지 못하였다. 이리하여 이 날 하로 幕僚[막료]들과 達川[달천] 平野[평야]로 물너갈가 않을가를 論爭[논쟁]하다 지내고, 다시 또 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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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밤에도 將軍[장군]은 또 그 處女[처녀]를 보았다. 오늘 밤에는 울고 있는 듯하였다. 그러고 將軍[장군]에게 하소하는 處女[처녀]의 얼골에는 怨望[원망]의 빛이 완연히 나탄하고 있다. 處女[처녀]는 슬푼 목소리로,
 
83
“將軍[장군]은 그여히 제의 말슴을 듣지 않으셨습니다 그려. 幕僚[막료]의 反對[반대] 때문이라고요. 그들의 말을 反駁[반박]할 좋은 條件[조건]이 하나도 없다고요. 지가 일너들이겠습니다. 이것은 남에는 알여서는 안되는 絶對[절대] 秘密[비밀]의 것이나 將軍[장군]을 爲[위]해서는 모 - 든 것을 犧牲[희생]하여야 하겠습니다. 朝鮮[조선] 兵丁[병정]은 모두가 臨時[임시]로 주서뫃은 엉터리 兵丁[병정]이라, 정작 戰爭[전쟁]이 되면 避[피]하여 逃亡[도망]갈 것이 明白[명백]합니다. 그럼으로 韓信[한신]이 背水陣[배수진]을 처서 避[피]해서 逃亡[도망] 못 가도록 뒤에다 達川江[달천강]을 지고서 그 平野[평야]에서 決戰[결전]하여야 합니다. 죽기를 무릅쓰고 쌓오면 當[당]할 者[자] 누구입니가? 勿論[물론] 背水陣[배수진]은 危險[위험]합니다. 그렇나 호랑이 굴에 안 가고는 호랑이 생기를 못 잡드시, 危險[위험]한 짓을 안코는 큰 功[공]을 세우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一秒一刻[일초일각]을 타토어야 합니다. 한時[시]가 늣이면 그만치 不制[부제]합니다. 將軍[장군]은 來日[내일]은 어떻게 하든지 이 陣[진]을 물이여 達川[달천] 平野[평야]로 옴겨가시여야 합니다. 죽어서나 將軍[장군]은 제의 所願[소원]을 들어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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處女[처녀]는 그대로 또 살아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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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튼날 將軍[장군]은 幕僚[막료]들을 뫃아놓고 處女[처녀]의 말대로 背水[배수]의 陣[진]을 처야만 될 것을 말하고, 이 鳥嶺[조령]을 물너나가자 하였다. 그러나, 오늘도 또 幕僚[막료]들은 猛烈[맹렬]히 反對[반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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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軍[장군]도 猛烈[맹렬]히 主張[주장]하였으나, 그들의 反對[반대]는 將軍[장군]의 主張[주장]보다도 더욱 猛烈[맹렬]하였다. 왼終日[종일] 서로 지〃 않으려고 大論爭[대논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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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背水陣[배수진]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마즈막으로 할 수 없는 때에 最後[최후]의 手段[수단]이요, 卽今[즉금] 이 鳥嶺[조령]같은 要塞地[요새지]를 왜 안 써먹습니가. 達川[달천] 平野[평야]에서 數千名[수천명]의 兵丁[병정]으로도 못막을 敵[적]을 이 鳥嶺[조령]만 직히고 있으면, 不過[불과] 數百[수백]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 數百[수백]이면 이길 곳을 버리고, 왜 數千[수천]으로도 못 익일 곳으로 가겠습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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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끝까지 이러한 그들의 反對[반대] 意見[의견]을 撤回[철회]하지 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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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저물어 밤이 되었을 때, 將軍[장군]은 또 處女[처녀]를 보았다. 오늘은 勿論[물론] 웃지 않었다. 울지도 않었다. 限[한]없이 슬푼 表情[표정]으로 將軍[장군]을 보고도 아모 말도 하지 않었다. 텀벙〃〃 떨어지는 눈물을 떨어지는 대로 내버려두고 다시 없기 怨望[원망]스러운 눈초리로 將軍[장군]을 발아보았다. 다만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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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諸葛亮[제갈량]도 세 번재는 出廬[출려]하였답니다. 將軍[장군]도 제의 所願[소원]을 들어주십시오. 이번이 마즈막입니다. 來日[내일][진]을 물이지 않으면 時期[시기]는 또 없습니다. 將軍[장군]은 幕僚[막료]들에게 다만 命令[명령]을 나리시여야 합니다. 이런이 저런이 떠들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그러면 저는 마즈막으로 가겠습니다. 또 或[혹]은 나종에 뵈일는지도 몰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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處女[처녀]년 사라젔다. 將軍[장군]은 그 以上[이상] 躊躇[주저]하지 못하였다. 날이 밝자마자 幕僚[막료]들에게 命令[명령]을 나렸다. 達川[달천] 平野[평야]로 退陣[퇴진]할 것이다. 幕僚[막료]들은 또 反對[반대]하려 하였으나, 將軍[장군]은 이에 應[응]하지 않고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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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는 論爭[논쟁]을 하지 않겠오. 다만 命令[명령]만 하겠오. 命令[명령]을 어기면 軍法[군법]을 시행할 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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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一言一句[일언일구]를 吐[토]하지 못하게 하였다. 兵丁[병정]들은 將軍[장군]의 命令[명령]대로 達川[달천] 平野[평야]로 退却[퇴각]하여 다시 陣[진]을 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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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倭軍[왜군]은 釜山[부산] 上陸[상륙] 以來[이래] 連勝[연승]하든 意氣[의기]로 一路[일로] 漢陽[한양]을 음습하려고 晝夜[주야]로 行進[행진]하다, 鳥嶺[조령]에 일으니 길은 좁고 山[산]은 險[험]하고, 이러한 곳이 朝鮮[조선] 兵丁[병정]이 지키고 있지 않을 理致[이치]가 없다 生覺[생각]하였다. 果然[과연] 仔細[자세]히 보니 바우 틈 싸이로 數百[수백] 數千[수천]의 兵丁[병정]이 칼과 활을 겨누고 있쪼끼여 彈琴臺[탄금대]에 이르렀다. 이 彈琴臺[탄금대]는 높드란 바위 絶壁[절벽]이고, 그 알에는 깊은 물이 십퍼럿케 흘느고 있다. 將軍[장군]은 열두層[층]으로 된 이 큰 絶壁[절벽]을 倭兵[왜병]에게 몰이여, 한層[층]〃〃 뛰다가 다시 더 뛸 데가 없어서 물에 빶어 죽었다 한다. 죽기 前[전]에 이 絶壁[절벽]에서 좀 떨어저 있는 왼손便[편] 絶壁[절벽]에다 피투셍이 된 손구락으로 自己[자기]의 화상을 글이고, 彈琴臺[탄금대] 물속으로 뛰여들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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卽今[즉금]도 가보면 붉은 빝 화상이 남어 있다. 그리고 後[후]에 잉어가 장군의 머리를 물고 나온 것은 또 딴 데서 적었음으로, 여기는 省略[생략]한다. 그리고 申砬將軍[신립장군] 이야기도 이만 끝이다.
【원문】이명선 이야기 - 신립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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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선(李明善) [저자]
 
  1937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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