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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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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10.5
박인환
1955년 산호장에서 간행한 『박인환 선시집』에 수록된 시
1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
 
 
2
넓고 개체 많은 토지에서
3
나는 더욱 고독하였다.
4
힘없이 집에 돌아오면 세 사람의 가족이
5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6
나는 차디찬 벽에 붙어 회상에 잠긴다.
 
7
전쟁 때문에 나의 재산과 친우가 떠났다.
8
인간의 이지(理知)를 위한 서적 그것은 잿더미가 되고
9
지난날의 영광도 날아가 버렸다.
10
그렇게 다정했던 친우도 서로 갈라지고
11
간혹 이름을 불러도 울림조차 없다.
12
오늘도 비행기의 폭음이 귀에 잠겨
13
잠이 오지 않는다.
 
14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을 위해 시를 읽으면
15
공백한 종이 위에
16
그의 부드럽고 원만하던 얼굴이 환상처럼 어린다.
 
17
미래에의 기약도 없이 흩어진 친우는
18
공산주의자에게 납치되었다.
19
그는 사자(死者)만이 갖는 속도로
20
고뇌의 세계에서 탈주하였으리라.
 
21
정의의 전쟁은 나로 하여금 잠을 깨운다.
22
오래도록 나는 망각의 피안에서 술을 마셨다.
23
하루하루가 나에게 있어서는
24
비참한 축제였다.
 
25
그러나 부단한 자유의 이름으로서
26
우리의 뜰 앞에서 벌어진 싸움을 통찰할 때
27
나는 내 출발이 늦은 것을 고한다.
 
28
나의 재산…… 이것은 부스럭지
29
나의 생명…… 이것도 부스럭지
30
아 파멸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이냐.
 
31
마음은 옛과는 다르다. 그러나
32
내게 달린 가족을 위해 나는 참으로 비겁하다
33
그에게 나는 왜 머리를 숙이며 왜 떠드는 것일까.
34
나는 나의 말로를 바라본다.
35
그리하여 나는 혼자서 운다.
 
36
이 넓고 개체 많은 토지에서
37
나만이 지각이다.
38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나는
39
생에 한없는 애착을 갖는다.
【원문】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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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환(朴寅煥)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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