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6년부터 1154년까지 잉글랜드를 지배한 왕조. 1066년 노르망디의 공작인 윌리엄이 잉글랜드를 침략하여 정복함으로써 왕이 되어 윌리엄 1세로 즉위하였다.

1087년까지 22년 동안 나라를 다스린 윌리엄 1세는 봉건 제도를 도입하여 잉글랜드의 행정 구역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토지 소유자들에게 충성을 맹세하도록 하고, 세금 을 걷기 위해 토지 문서를 만들게 하는 등 봉건 국가의 기초를 다지면서 왕권을 강화하였다.

그의 뒤를 이어 둘째 아들인 윌리엄 2세가 왕위에 올랐는데, 윌리엄 2세는 큰형인 노르망디공 로벨과 다툼이 생겨 켄터베리의 대주교와 대립하는 등 정치를 잘못하였다. 그러다 불만을 가진 귀족들에 의하여 사냥을 하던 도중에 살해되었다.

윌리엄 2세가 죽자 그의 동생인 헨리 1세가 왕위에 올라 교회와 타협하고 귀족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한편, 로벨과의 싸움에서도 이겨 노르망디공의 영토를 합병하였으며, 국가의 재정 수입의 기초를 다지고 순회 재판 제도를 확고히 세우는 등 여러 가지 개혁 정책 을 펴서 왕권을 강화하는 데 더욱 힘썼다. 그러나 1120년에 왕위 계승권을 가진 헨리 1세의 아들이 갑작스럽게 죽자 후계자 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일어났다.

헨리 1세는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인 하인리히 5세와 결혼하였으나 남편의 죽음으로 프랑스의 백작과 재혼한 자신의 딸 마틸다를 왕위 계승자로 정하였는데, 1135년 헨리 1세가 죽자 그의 조카인 스티븐이 왕위 계승을 주장하고 나서서 몇몇 귀족들과 시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왕위에 올랐다. 이 뒤로 서로 간에 정통성을 주장하는 다툼이 생겼고, 귀족들도 두 파로 갈라져 20년 가까이 내분이 끊이질 않았다. 따라서 국내는 매우 혼란하였으며 왕권도 아주 약해졌다. 이처럼 길고 긴 싸움은 1153년에 스티븐의 왕위를 인정하는 대신에 그가 죽은 뒤에는 마틸다 의 아들이 왕위를 잇는 것으로 타협이 이루어져서 끝맺게 되었다.

그리하여 1154년 마침내 스티븐이 죽자 마틸다의 아들인 앙리가 왕위에 올라 헨리 2세가 되었고, 새 왕조인 플랜태저넷 왕조가 시작됨으로써 노르만 왕조는 사라지게 되었다.

노르만 왕조는 프랑스계의 정복 왕조였지만, 그 당시 프랑스에서 영글어가던 봉건 제도를 도입해서 확립을 꾀함과 동시에 앵글로색슨의 전통을 존중하고 급격한 파괴를 피하였기 때문에, 노르만 왕조 아래서 잉글랜드의 독자적인 봉건 사회의 기초가 확립되었다.

또, 노르만 왕조가 성립됨으로써 잉글랜드의 지배층은 앵글로색슨인으로부터 노르만인으로 완전히 바뀌게 되는 큰 변화를 겪게 되었고, 그 뒤 잉글랜드의 역사는 유럽 대륙,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프랑스로부터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