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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저우는 옛날부터 물산이 풍부하고 식재료가 신선하고 맛이 좋아 특별한 요리가 많습니다. 유명한 음식점들은 전문 요리사를 두고 독특한 음식을 만들어 양저우를 찾는 사람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원래 오늘 일정은 호텔에 짐을 맡기고, 시내에 있는 역사가 깊은 중국음식점으로 가서 회양(淮揚)요리를 맛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무덥고 습도도 높습니다. 도로는 차량으로 길이 많이 막혀 할 수 없이 저녁 만찬을 금릉호텔(扬州金陵大饭店)에서 하는 걸로 정했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장보고 유적 답사단을 안내하는 김성일 여행사 대표가 만찬 장소 변경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 답사 대원들은 전체가 동의했다.
필자는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옷을 바꿔 입고, 호텔 연회장 2층에 있는 만찬 장소를 방문해 내부를 구경하고, 호텔 직원들이 만찬장을 꾸미는 것을 구경했다. 직원들은 테이블 세팅을 모두 마치고, 장보고 유적 답사단 환영 현수막을 정면에 걸고 있었다.
2023년 6월 17일부터 방송된 JTBC TV 드라마 〈킹더랜드〉 16부작을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던 중이라 중국 호텔의 실내장식물과 식당, 서비스가 조금 궁금했다. 한국 Tv 드라마에서는 호텔 리어들이 음식을 조리하고, 테이블을 세팅하고, 객실을 정리하고, 빨래를 담담하고, 전기 시설을 고치고, 면세점에서 물건을 팔고, 분실된 물건을 신속하게 찾아주고, 화초에 물을 주고, 가방을 날라주고, 정문에 서서 손님을 맞이하고, 승용차를 주차시키고 하는 일들을 감동스럽게 리얼하게 보여주었다. 이번 중국 장보고 유적 답사 여행에서는 매일 이동하여 호텔이 바뀌어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호텔에 투숙하는 고객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중국 호텔 리어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분들은 항상 웃고 친절해 정말 존경스러웠다.
양저우 금릉호텔(扬州金陵大饭店) 2층 연회장
양저우 금릉호텔(扬州金陵大饭店)은 5성급 호텔로 대연회장이 무척 넓었다. 예약이 된 4개의 작은 연회장은 손님을 맞을 준비로 바쁘게 움직였다. 연회장 입구에는 호텔이 추천하는 특선 요리 사진이 있어 아내와 요리를 쳐다보며 대화를 하였다. 요리 사진 옆에는 호텔을 방문한 유명한 성악가, 연예인, 운동선수, 국제기구에서 온 VIP 손님들의 사진을 전시했다. 연회장 벽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상징하는 서화(書畫)들이 있어 그림 속의 모란꽃, 제비, 비단잉어 등을 감상했다.
양저우의 회양 요리는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부터 내려오는 중국 4대 요리로 귀한 손님이 오면 해분사자두(蟹粉狮子头), 양주간사(扬州干丝), 해황탕포(蟹黄汤包) 등 다양한 요리를 식탁을 꽉 채워 손님을 즐겁게 해준다. 이날 만찬에 나온 생선, 채소, 두부, 물고기 등 이름을 알 수 없는 많은 요리들이 10명씩 앉는 둥근 식탁에 끊임없이 배달되어 식탁에 차려졌다. 가이드가 금릉호텔에 도착하여 저녁 만찬을 요청했는데 요리사들은 2시간 만에 화려하고 맛있는 회양요리를 만들어 음식의 맛을 보게 해주어 금릉호텔이 명성이 있는 5성급 호텔임을 알게 해주었다. 중국 여행 출발 전에는 집에서 오후 불식(不食)을 실천했다. 그런데 중국 여행을 와서는 맛있고 특이한 음식에 그만 식탐(食貪)이 생겨 여러 가지 중국음식을 골고루 맛보았다. 저녁 만찬을 마치고, 간담회에서는 장보고 유적답사에 참가한 대원들이 답사여행에서 느낀 소감을 한 명씩 돌아가면서 솔직하게 이야기해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
양주금릉대반점(Yangzhou Jinling Hotel) 저녁 만찬에 나온 요리
해분사자두는 돼지고기를 잘게 다져 게살을 더해 주먹 크기로 빚은 완자로 만든 요리다. 완자를 맑은 국물에 넣어 탕으로 끓여 먹거나, 소스(Sauce)에 찍어 먹는다. 특히 돼지고기의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좋다. 여기에 게살의 풍부한 맛이 더해져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사자두라는 이름은 완자 모양이 마치 수자 머리같이 울퉁불퉁해 붙여졌다. 마르코 폴로는 이 요리를 베네치아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산책하는 도중에 음식점에 있는 해분사자두 사진을 보았다. 호텔 연회장에 색다른 비취설화사자두(翡翠雪花獅子头) 사진이 있어 오래 구경했다.
비취설화사자두(翡翠雪花獅子头)(사진: 양주금릉대반점,扬州金陵大饭店)
양주간사(扬州干丝)는 두부를 아주 얇게 채를 친 후에 각종 양념을 넣어 조리한 음식으로 겉보기엔 간단해 보이지만 입맛을 돋게 한다. 마치 실처럼 얇게 썰어 닭 육수와 함께 탕으로 만들기도 한다. 식당마다 요리하는 방식이 다르고, 육수가 계절에 따라 닭 육수, 민물 게 육수 등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위에 올리는 내용물은 계절마다 새우, 닭, 햄 등으로 바뀐다. 이 요리는 화양 요리의 특징인 섬세한 칼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요리로 두부의 굵기가 성냥개비보다 가늘어야 한다고 한다. 양주간사는 탕간사(烫干丝). 대자간사(大煮干丝)로도 불린다.
양주간사(扬州干丝)
고려 말의 목은 이색(1328년-1396년)의 문집 《牧隱詩藁》에는 두부에 관한 시가 있다. 이색은 두부를 오미(五味)를 갖춘 음식이라고 칭송했다. “채소의 갱(羹)은 별맛이 없더니 두부를 썰어 넣으니 기름진 비곗덩어리처럼 맛이 새롭다. 치아가 성글지 않아도(疏齒) 편하여 늙은 몸을 보양하기에 참 좋다.” (李穡,≪牧隱詩藁≫권 33, 詩 大舍求豆腐來餉)
이색 선생의 고향인 경북 영덕 영해면 괴시리 마을에서는 두부 체험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왕조에서 두부는 사찰과 왕실 음식으로 자리를 잡고, 왕실의 제향(祭享)과 공상(供上)에만 사용하였다. 임금님 수라상에 두부를 올리기 위해 대궐에 포장(泡匠)이라고 두부를 만드는 사람을 두었고, 왕실 기신제(忌晨祭)와 능원(陵園)의 능침제(陵寢祭) 제사에 쓰는 두부를 공급하기 위해 몇 사찰을 조포사(造泡寺)로 지정하였는데 노역이 너무 커서 사찰이 폐사 직전에 이르렀다. 두부는 담백하고 구수하고 단백질이 많아 소화흡수율이 높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에게 아주 좋은 건강식품이다.
해황탕포(蟹黄汤包)
해황탕포(蟹黄汤包)는 양저우에서 특별하게 만든 만두 요리이다. 육즙이 가득한 만두를 탕포라고 하는데 그중 해황탕포는 게살과 육즙이 가득한 만두다. 해황탕포는 만두피 속 육즙이 85% 정도 가득 차 있어 만두를 마신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육즙이 너무 많다 보니 만두에 빨대를 꽂아 안에 든 즙을 마시기도 한다. 보통은 만두피에 구멍을 살짝 내 한 김 식힌 뒤 국물을 먼저 마시고, 간장을 살짝 찍어 만두를 먹는다. 양저우 시내의 식당을 찾아보니 양저우 노청구에 위치한 14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부춘차사(富春茶社)에서 해황탕포를 맛볼 수 있었다. 이 집 만두는 “빛에 비춰보면 육즙이 흔들리는 것이 보일 정도로 아름답고, 게살의 풍미가 가장 깊고 진한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해황탕포가 가장 맛있다.”라고 만두를 먹었던 미식가들은 말한다. 다음에 양저우를 방문하면 꼭 방문하려고 노트에 기록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