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곡 무실의 처녀당
마을에 살던 과년한 처녀가 시집을 못 가고 죽었는데, 그후로 이제까지 별로 탈이 없던 마을에 재앙들이 자꾸 생겨서 마을굿을 했어.
무당이 처녀를 통해 말하기를,
"나는 마을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어서 뒷산을 떠나지 못하고 있으니, 나를 마을 사람들과 같이 살게 해 다고."
그랬거든.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 논의 후에 산에 당을 만들고 정월 열나흗날이면 추렴을 해서 제를 지내게 되었어. 그 후에 그 산을 처녀를 모신 당이 있다하여 아기산이라 부르기 시작했지.
그런데 어느때 부터인가 제사를 지낼라 하니 산이 높아서 음식 나르기가 불편해서 안돼, 그래서 마을굿을 하고 당을 지금의 장소인 동리 어귀로 옮겨 모시고 이름도 처녀당이라 바꾸었지.
당이 얼매나 영험한 지, 당에 대한 정성이 부족하면 마을에 재앙이 나고, 행인들까지 재앙이 번지곤 하는데, 언젠가 지나가던 우마가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기도 했어요.제를 드릴 때는 제관과 음식을 마련하는 유사들은 인적이 그친 밤에 개울가에 가서 목욕재계하고, 부정한 것을 피하여 하루 종일 집에서 나가지 못해요. 그리고 첫닭이 울기 전에 제수를 차려 가지고 붉은 흙을 음식 차리는 집에서 당집까지 뿌리고, 음식을 마련하는 집에는 새끼줄(금줄)을 걸고 흰종이를 꽂아 다른 사람의 출입을 막아요.
임동면 수곡리 / 1968 / 유길수 , 남 , 38
【인용】안동시청 홈페이지 (전설과 설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