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계당에 좌정한 용계은행나무 살린 처녀
원 용계에 처음에는 탁씨가 살았다 그래. 다래 몽두리(몽둥이)를 치고 깊은 산속에 나무를 쳐내고 살 때에는 그러니까 은행나무 서 있는 곳이 집터였어.
그 집에 딸이 하나 있었는데. 건바골 들어가는 건너편에 등성에 묘가 있네. 그 은행나무 세운 처녀 묘가 있어 탁씨네가 현재 제사를 지내고 있거든.
어느 날에 처녀가 강가에 있는 하얗게 까놓은 은행나무가 물에 둥둥 떠서 내려오거든.
그래 처녀가 하도 이상해서 그 나무를 주워서 부뚜막에 요래 파고 묻어놓고 자꾸 물을 주었다 이게라.
물을 자꾸 주고 정성을 들이니 은행나무가 살았어. 촉이 올랐는데 차차 키웠어.
그리고 용계에 권씨네도 들어오고 이씨네도 들어오고 하다가 탁씨네는 가세가 없어져 물러갈 정도가 됐는데.
한 날 꿈에 마을 상노인에게 처자가 현몽을 하는데,
"내가 저 건네 은행나무 살린 처년데 날 이 동네 성황으로 세워주면 이 동네를 편안하그러 해주겠다."
고 요청하는게라. 상노인 한 사람뿐만 아니라, 동네 몇 사람에게 그랬든 모양이래.
그래서 용계 그 당 나무가 처녀 땅이 된게라. 밑에는 애기당이, 원 당이 옆에 있는데 당에는 고리짝에 치마하고 저고리하고 한 벌이 보쌈에 들어있어. 당 주위에는 돌담을 해놓고 언제든지 정월 열 나흗날 수리할 때, 정월 보름날 제사지내거든. 수리할 때 그 안에 들다보고 버들가지로 만든 고리가 있는가 없는가 들다보고 확인하고 수리하고 그래지.
그 옛날에는 제사 지닐 때 어떻게 하는가 하면, 나락을 그날 찧어서, 떡을 하거든. 가령 오늘 제사날이면, 오늘 멍석에 널어 났다가 그대로 쪄가지고 떡과 밥을 해서 제사를 지냈는데 무심코 새가 고걸 먹으면 그 자리에서죽어버렸다 그래요.
인제는(지금은) 청년들이 제사를 안 지낼라 카는게라. 귀찮거든. 정월 열하룻날에 공사해서 3일 기도를 하는게라. 기일을 해가지고 제사를 올리기 때문에 그래. 그러니 동네 청년들이 모두 귀찮다고 그만 둘라 캐.
안동군 길안면 / 1985 / 김종환 , 남 , 64
【인용】안동시청 홈페이지 (전설과 설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