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가 끌어올린 건들바위
날에 청량산의 한 중이 절을 질라꼬 절터를 찾아 댕기다가 보니 절벽 우에 좋은 터가 있는 게 눈에 띄거든. 근데 가만히 보니, 큰 바우가 있어서 그 바우를 내리지 않으면 절을 지을 수 없게 되어 있어.
마침 이 중이 인근에서 알아주는 장사라서, 이 중이 힘을 써서 그 큰 바우를 수십 길 밑으로 굴려 버렸어요.
그리고 난 후 이튿날 절을 지으려고 가보니, 아! 어제 굴린 큰 바우가 맹 지자리에(또 제자리에) 놓여 있그던.
그래서 이 중이 하는 말이 내가 어제 분명히 힘을 써서 바우를 굴레 내렸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옆을 자세히 보니 절벽 밑에서부터 바우 있는 데까지 자국이 있는게라.
가만히 보니 그 큰돌을 가마니에 깔아가 끌어올린 자국이 분명하그던.
아하 토째비(도깨비)가 이 큰돌을 다시 지자리에 갖다 났는게따(놓아든 것 같다). 도깨비가 이렇게 힘을 써가 갔다 놓은 것을 보면 필경 연유가 있겠다. 그래 생각이 들어, 고마 중이 절 세울 걸 포기했어요.
요새도 이 바우가 있는데, 그때 도깨비가 가마니를 이용해서 올려 두어서 약간만 밀어도 건들건들 거리기만 하고 절벽으로 널찌지는 안해요(떨어지지는 않아요).
그래 그 후로 이 바우를 건들바우라 그래.
도산면 토계리 / 1968 / 이의구 , 남 , 35
【인용】안동시청 홈페이지 (전설과 설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