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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천의 설화
◈ (4) 착한 서씨
옛날에 서씨라는 사람이 천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게 되었다. 마음이 착한 그는 동네 사람 몇에게 돈을 꾸어주고 보증도 서주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돈을 다 떼어먹고 안 갚아서 할 수 없이 두 내외와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데리고 북간도로 갔다.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4) 착한 서씨
 
 
옛날에 서씨라는 사람이 천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게 되었다. 마음이 착한 그는 동네 사람 몇에게 돈을 꾸어주고 보증도 서주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돈을 다 떼어먹고 안 갚아서 할 수 없이 두 내외와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데리고 북간도로 갔다.
 
농사를 지을 마음으로 북간도에 가서 중국 놈들에게 땅을 얻어 조를 심었다. 가을이 되니 조가 휘어질 정도로 잘 되었다. 가을에 그것을 거두어서 털려고 하니 중국사람이 딸을 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못 주겠다고 하니 다음 날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마누라까지 뺐으려고 들었다. 그 놈들이 죽이려 덤벼들어서 간신히 아들만 데리고 쫓겨 나왔다.
 
아들 하나 데리고 딸과 마누라는 거기 두고 나왔으니 걸음이 내키지 않았다. 죽어도 같이 죽자는 마음으로 다시 돌아갔다. 바깥에서 살피고 있다가 머리를 창문으로 내밀어 보니 그 중국 사람이 참나무를 길게 패고 있었다. 서씨는 나무를 들어 ‘너 죽고 나 죽자’는 심정으로 마구 쳤더니 그 놈이 죽었다. 또 한 놈이 들어와서 마저 없애고는 농사지은 것을 다 버리고 마누라와 딸을 찾아서 무작정 걸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니 한국에 도착하게 되었다. 어느 산골 마을에 도착하여 조금 남은 돈으로 밥을 먹을 양으로 여인숙에 들어갔다. 그 여인숙에는 한 영감이 밥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기도 어렵지만 그 노인네 처지가 애처로워 보여서 말을 걸었다.
 
“영감님, 어찌하여 여기서 밥 심부름을 하시오?”
 
“나는 강원도에 사는데 노잣돈은 떨어지고 눈은 많이 와서 도저히 갈 수 없어 여기서 밥이나 얻어 먹으며 지내는 것이오.”
 
들으니 정말 딱한 사정이었다. 그래서 서씨는
 
“내가 돈을 좀 내어놓을 터이니 이 분에게 진지를 좀 대접해 주오.”
 
하고는 있는 돈을 전부 털어 노인에게 주고는 나왔다.
 
몇 달을 구걸을 하며 걸어서 경기도에 이르렀다. 거기서도 어떤 집에 들어가서 밥을 얻어먹고 나오는데 그 주인네가
 
“여보시오. 우리 딸이 시집을 갈텐데 바느질 할 사람이 이 동네에 없으니 바느질을 좀 해서 우리 딸 대례만 끝내주고 가시오.”
 
하고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부인과 딸이 나서서 그 집 바느질을 죄다 해주었다. 그런데 그 집 딸은 앉은뱅이였다. 주인이 다시
 
“우리 딸이 앉은뱅이인지라 나가서 예를 치를 수가 없소. 그러니 대례만 당신 딸이 치루어 주면 우리 딸을 가마에 태워 보낼 수 있을 터이니 그렇게 좀 해주오.”
 
하고 간곡히 부탁하는 것이었다. 두 내외는 하는 수 없이 주인의 부탁 대로 해주었다. 그런데 그 신랑이 그것을 어찌 알았는지 예를 마치자마자 하룻밤도 자지 않고 두 내외의 딸을 가마에 실어 집으로 가버렸다.
 
감쪽같이 딸을 여읜 내외는 신랑 일행을 쫓아갔다. 그 신랑집 앞에 이르니 나무더미가 산처럼 쌓인 부자집이었다. 그 집에서는 색시가 왔다고 야단을 하며 즐거워하나 내외는 잃은 딸을 찾을 길이 없어 막막하여 나무더미 앞에 앉아 있었다.
 
그 때 이 집 노인이 그 내외를 내다보았다.
 
“저 나무더미 앞에 있는 것이 사람인 것 같은데…….”
 
“예, 얻어 먹으러 온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안됐구나. 잔치를 하는데 야박하게 굴 수 있나. 얼른 이리로 데리고 와서 상을 차려주거라.”
 
하인이 그들 내외를 불러 상을 차려주는데, 노인이 가만히 들여다보니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지난 날 산골에서 자신이 밥 심부름을 하며 얻어 먹고 있을 때 밥 값 내어주던 그 사람들이 아닌가. 노인은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당신 혹시 아무개에서 만났던 서씨 아니오?”
 
“네, 그렇습니다.”
 
“허허, 이거 반갑구려. 나 기억하오? 거기서 밥 얻어먹던 사람이오.”
 
두 사람은 서로 반가이 인사를 하고 노인이 여기까지 오게 된 연유를 물어서 바느질을 해주다가 딸을 잃은 사연을 이야기하였다. 이야기를 들은 노인이
 
“하하, 그럼 우리가 사돈이 된 것입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신랑이 바로 노인의 아들이었다. 결국 두 집안은 사돈을 맺고 서씨는 노인이 땅과 집을 주어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 김중관, 75세, 남, 신북면 만세교리, 1998. 9. 2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문화】 포천의 설화
• (3) 착한 며느리
• (4) 착한 서씨
• (5) 착한 영감님
(2024.10.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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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