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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천의 설화
◈ (4) 영리한 머슴
옛날에 어느 대감집에서 머슴을 사는 아이가 있었다. 그 머슴의 채밭에는 살구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가지가 대감집 울안으로 넘어가 있었다. 그래서 해마다 살구가 열리면 대감은 자기네 집으로 넘어 온 살구를 따 먹고는 했다. 하루는 머슴이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대감님 방문에다 주먹을 디밀고 물었다.【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4) 영리한 머슴
 
 
옛날에 어느 대감집에서 머슴을 사는 아이가 있었다. 그 머슴의 채밭에는 살구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가지가 대감집 울안으로 넘어가 있었다. 그래서 해마다 살구가 열리면 대감은 자기네 집으로 넘어 온 살구를 따 먹고는 했다. 하루는 머슴이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대감님 방문에다 주먹을 디밀고 물었다.
 
“대감님 이게 뉘 주먹입니까?”
 
“아, 이놈아. 그게 네 주먹이지 뉘 주먹이냐.”
 
“근데 왜 우리 살구나무 열매를 대감님이 따 잡숴요.”
 
“아, 요런 고얀 놈이 있나.”
 
대감님은 그 아이의 아버지를 불러다가 야단을 쳤다. 그러고는 그 때가 동지 때였는데, ‘딸기를 구해 오라’고 아이의 아버지에게 명령하였다. 대감에게 혼이 난 아버지는 아들에게,
 
“왜 쓸데없는 짓은 하고 다녀서 대감님한테 혼나게 하느냐?”
 
하고 야단을 쳤다. 그러자
 
“우리 살구나무를 대감님이 해마다 따 잡수시니까 그렇죠.”
 
라고 하였다. 대감이 아버지에게 딸기를 구해 오라고 했다는 말을 들은 머슴은 대감 아들과 만나 같이 놀다가 대감님께 말했다.
 
“대감님, 우리 아버지가 딸기 따러 갔다가 뱀에 물려 꼼짝도 못해요.”
 
“야, 이놈아. 지금 같은 엄동설한에 무슨 뱀이 있느냐?”
 
“그럼, 지금 딸기가 어디 있어요.”
 
대감은 이번에도 또 당한 걸 분해하면서, 머슴의 아범을 불러다 벼락치듯 혼을 내고 이번에는 ‘황소가 새끼 난 걸 구해 오라’고 시켰다. 이 사실을 안 머슴은 이튿날 아침에 대감님네 집에 가 대감님께 청을 하였다.
 
“대감님 짚 좀 주십시오.”
 
“아, 짚은 뭐하게?”
 
“우리 아버지가 애를 낳을 건데 짚이 필요해서요.”
 
“아, 이놈아. 남자가 무슨 애를 낳느냐?”
 
“그럼, 황소가 무슨 새끼를 낳아요.”
 
대감은 그 머슴이 너무 괘씸해서, 한양 갈 때 마부로 끌고가 없애 버리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며칠 뒤 대감은 머슴을 데리고 한양에 가게 되었다. 가다가 배가 고파 팥죽을 먹는데, 머슴이 팥죽을 들고 와서 훅훅 불어 대는 것이 아닌가.
 
“얘, 너 팥죽을 왜 부니?”
 
“들고 오다가 잘못해서 콧물이 떨어졌어요.”
 
“이놈아, 너나 쳐 먹어라.”
 
그래서 아이는 ‘좋아라’ 먹고 대감은 ‘쫄쫄’ 굶었다. 또 다시 길을 가다보니 대감이 뒤가 마려워졌다.
 
“아, 뒤가 마려운데 어디서 뒤를 보고 가야겠다.”
 
“아유, 대감님. 하늘이 보는데 어디 아무데서나 뒤를 봅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그러더니 머슴은 수수깡으로 부추리를 만들어 주었다. 대감이 거기 올라 앉아 대변을 보고서 허리춤을 여미지 않고 한발을 내딛다가 넘어져 그만 똥투성이가 되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대감은 조금더 참아 한양에 가서 머슴을 없애버리자고 생각했다.
 
대감은 한양에 도착해서 말을 매놓고, 머슴에게 단단히 지키라 하고서는 회의에 들어갔다. 아이는 눈을 감고 고삐만 붙들고 있다가 대감이 들어가자 말고삐를 잘라 팔아먹었다. 대감이 회의를 마치고 나오니 말이 보이지를 않았다.
 
“야, 아무개야. 내 말 어디 갔니?”
 
“아유, 정말 눈감으면 코 베어 가는 세상이네요. 누가 잘라 갔나봐요.”
 
너무 화가 난 대감은 머슴의 등에다가, ‘내 말 들을 것 없이 내려가자마자 당장 때려 죽여라’는 문구를 써서 붙이고는 그의 호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며 먼저 내려보냈다.
 
머슴이 오는 길에 고개를 넘어 오는데 시주를 하고 오는 대사를 만나서 동행하게 되었다. 머슴은 대사에게 ‘등에 써놓은 것을 읽어주면 돈을 주겠다’고 하여 그 내용을 알게 되었다.
 
“대사님, 이걸 지우고 내가 부르는 대로 써 주시오.”
 
“그래라. 뭐라고 쓰면 되느냐?”
 
“그저, ‘내 말 들을 것 없이 막내딸하고 사흘 안에 결혼을 시켜 데리고 있으시오’라고 써 주시오.”
 
머슴은 집으로 오자마자 마님에게,
 
“마님, 이거 대감님이 써 주신 건데 뭐라고 썼는지 보세요.”
 
하고 등을 들이대었다. 그것을 본 마님은 부랴부랴 잔치음식을 차려 잔치를 했다. 몇 주 후에 돌아온 대감은 이 사실을 알고 분해했다.
 
“당장 죽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건가?”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사흘 안에 딸과 혼인시켜 데리고 있으라고 하셨잖아요.”
 
이렇게 일이 어긋나 버려서, 대감은 할 수 없이 그를 사위로 삼고 벼슬을 주어 데리고 살았다.
 
< 대진대 국문과 제4차 답사 자료집(일동면, 이동면), 1995. 9.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문화】 포천의 설화
• (3) 꾀 많은 아버지
• (4) 영리한 머슴
• (5) 꾀 많은 아이
(2024.10.24. 10:45)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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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