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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천의 설화
◈ (4) 사냥꾼 만석이
옛날 경기도 포천의 기피울에 만석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만석이는 마음씨가 착하고 정직하여 온 마을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안이 몹시 가난하여 농토는 물론, 집도 변변한 것을 갖추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남의 농사를 돌보아 주기도 하고 날품팔이로 그날 그날을 살았습니다.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4) 사냥꾼 만석이
 
 
옛날 경기도 포천의 기피울에 만석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만석이는 마음씨가 착하고 정직하여 온 마을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안이 몹시 가난하여 농토는 물론, 집도 변변한 것을 갖추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남의 농사를 돌보아 주기도 하고 날품팔이로 그날 그날을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뒷산에서 풀을 한짐 해서 지고 내려오던 만석이는 움푹 팬 함정에서 너구리 한 마리가 빠진 채로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착한 만석이는 살려 주고 싶었지만, 어머니를 봉양하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작대기로 때려잡아 가지고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만석이는 다음 장날에 너구리를 장에 내다 팔았습니다. 그 돈으로 하얀 쌀 한 말을 사다가 고깃국을 끓여 어머니를 대접하였더니 어머니도 맛있게 드셨습니다.
 
이날부터 만석이는 사냥꾼이 되었습니다.
 
싸릿대로 올무를 만들어서 토끼를 잡기도 하고 함정을 만들어 노루나 사슴도 잡았습니다. 이 소문이 멀리까지 퍼지자 산짐승의 고기를 사러 기피울의 만석이네 집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나중에는 산돼지도 잡고 불곰도 잡았습니다. 만석이는 산짐승을 많이 잡아, 고기나 가죽을 팔아서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동네 사람들이 만석이를 찾아왔습니다.
 
“여보게, 만석이! 자네가 산짐승을 잘 잡아서 덕분에 고기는 잘 얻어 먹네마는 마구 산짐승을 잡아서 재산을 만들다니. 너무하는 게 아닌가?”
 
“뭐라고요? 그래 내가 산짐승을 잡아 부자가 되는 게 그렇게 배가 아프단 말이오?”
 
벌써 만석이의 얼굴은 옛날의 착하고 마음씨 고운 만석이의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희고 달덩이 같던 둥근 얼굴은 일그러지고, 이는 뻐드러진 채 검은 검버섯이 얼굴에 끼고 머리는 드문드문 빠져서 마치 저승사자 같다고들 하였습니다.
 
“산짐승을 너무 많이 잡아먹더니 귀신 꼴이 다된 것 같은데…….”
 
“아니야, 산짐승을 마구 죽이니까 산짐승 저승사자가 되었지 뭐야?”
 
마을 사람들은 입을 비죽거리면서 만석이를 욕하였습니다.
 
사냥도 겨울철에 몇 마리 잡아서 팔면 몰라도, 사시사철 닥치는 대로 산짐승을 잡아대는 만석이는 정말 산신령님의 노하심을 살 것이라는 얘기가 마을 안에 퍼졌습니다.
 
그러나 산짐승 사냥에 미친 만석이는 봄이 되어 짐승들이 새끼를 낳는 철인데도 마구 사냥을 하였습니다.
 
보다못한 노인들이 만석이를 불러다 마을 사랑방에 앉혀 놓고는 점잖게 훈계를 하였습니다.
 
“예로부터 살생유택(殺生有擇)이라 하여 생물의 목숨을 죽이는 데에도 가려서 해야 하는데, 생물이 새로 새끼를 낳고 알을 까는 봄에도 사냥을 한단 말인가? 이제 그만큼 사냥을 하여 집도 장만하고 농토도 있으니 농사나 부지런히 짓고 늙은 어머니를 편히 모시도록 하게.”
 
아무 말이 없이 만석이는 동네 사랑방을 나오더니, 그 큰 주먹으로 사랑방 노인들을 향해 주먹질을 하며 알아듣기 힘든 욕설을 중얼대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동네 사람들은 만석이가 사람이 아닌 짐승이자 악귀가 되었다고들 걱정을 하였습니다.
 
그 날 저녁, 만석이 어머니의 꿈에 산신령님이 나타나 큰 소리로 호령을 하였습니다.
 
“만석이 어멈 듣거라! 네 아들이 함부로 우리 산식구들을 잡아간다면 산신령인 나도 네 아들 만석이를 잡아갈 것이다.”
 
너무나도 놀랍고도 무서운 경고였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어머니에게서 전해들은 만석이는 끄덕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코웃음만 치는 것이었습니다.
 
사냥꾼에다 마음씨까지 심술궂다는 소문이 돌자, 노총각인 만석이에게 시집을 오겠다는 색시가 없었습니다.
 
서른 살이 넘은 노총각 만석이는 총각 귀신인 몽달귀신이 되어 호랑이에게 물려 갈 것이라는 소문까지 어느덧 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만석이는 산짐승 가죽을 멀리 서울까지 내다 팔고, 곰의 쓸개는 비싼 약재로 팔고, 고기는 고기대로 팔아 점점 부자가 되었습니다.
 
지금 같으면 자연 보호법에 의해 큰 벌을 받을 것이었으나, 옛날에는 아마도 벌을 줄 만한 원님도 안 계셨던 모양입니다.
 
그러던 어느 해 겨울, 함박눈이 내리던 날, 만석이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쇠창을 들고 망태기를 지고는 깊은 산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 후 몇 날, 아니 몇 주일이 지나도 만석이는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산토끼 몇 마리와 곰 한 마리쯤은 잡아 가지고 산에서 내려올 것을 기다리던 만석이 어머니도 꽤 여러날이 지나자 걱정이 되었습니다.
 
만석이 어머니는 동네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만석이를 찾아 줄 것을 호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선뜻 만석이를 찾아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만석이의 소행은 괘씸했지만 홀어머니의 눈물어린 간곡한 호소에는 마을 사람들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다섯 명씩 조를 짜서 만석이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큰골에도 닥박골에도 원자박골에도 하늘봉 밑에도 만석이는 없었습니다. 지쳐서 집으로 돌아온 마을 사람들은 다시 그 이튿날 새벽부터 서둘러 산을 샅샅이 뒤져보았으나 허사였습니다.
 
“산신령님이 데려갔을 거야.”
 
“아니야, 호랑이에게 물려 갔을 거야.”
 
“곰굴에 잘못 들어갔다가 갇힌 모양이지?”
 
제각기 한 마디씩 하였습니다.
 
그나마 시체라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마을 사람들은 온통 산을 누볐습니다.
 
만석이가 산에 오른 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가던 어느 날, 산골짜기 함정에서 만석이의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만석이가 빠져 죽은 함정이, 바로 얼마 전 만석이가 큰 호랑이를 잡겠다고 깊이 파 놓은 함정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모두 혀를 내둘렀습니다. 더욱 이상한 것은 죽은 함정에 빠진 만석이의 시체가 두 손을 합장하고 무릎을 꿇은 채 죽어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마도 죽은 순간, 그 동안 많은 짐승들을 함부로 잡은 자기의 잘못을 산신령님께 빌고 죽었을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김창종,『못난이의 귀향』, 한국독서지도회, 1995>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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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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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