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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천의 설화
◈ (3) 여장 남자 이야기
한 동네에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있었다. 그런데 이 둘은 사랑하는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서 그 여자하고는 답례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여자가 시집을 가게 되었다. 여자가 시집을 간 후, 이 남자는 여자를 너무 사모해서 병이 들었다. 병이 더욱 깊어서 남자는 어쩔 수 없이 다 죽게 되었다. 남자의 부모가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3) 여장 남자 이야기
 
 
한 동네에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있었다. 그런데 이 둘은 사랑하는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서 그 여자하고는 답례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여자가 시집을 가게 되었다. 여자가 시집을 간 후, 이 남자는 여자를 너무 사모해서 병이 들었다. 병이 더욱 깊어서 남자는 어쩔 수 없이 다 죽게 되었다. 남자의 부모가
 
“네가 무슨 까닭에 병이 들었느냐. 어찌 된 일이냐?”
 
고 물어도 전혀 말이 없고 병에 차도도 보이지 않았다.
 
부모가 무슨 곡절이 있다 생각하고, 아들에게 재차 까닭을 물었다.
 
“너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러느냐?”
 
“이제 죽게 된 마당에 숨길 것도 없으나 그저 황하짐 하나만 꾸려주세요.”
 
아들의 말에 부모는 이제 곧 죽을 사람의 소원이라 생각하며 황하짐을 좋게 꾸려 주었다.
 
그래서 남자는 여자가 시집간 마을을 찾아갔다. 마을에 즈음하여 남자는 산골짜기에 들어가서 거울을 펴놓고 여복을 했다. 여복을 하고 속속들이 그 마을을 돌아다녔다.
 
남자는 집집마다 들어가서
 
“이것 좀 사시오. 사시오.”
 
외치다가 마침내 그 여자가 시집간 집에 들어섰다.
 
여자는 여장 남자를 한눈에 알아보고 ‘저 사람이 나를 찾아 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여자는 황하짐을 풀어놓게 하고는
 
“이게 예뻐요, 저게 예뻐요. 뭘 샀으면 좋겠어요?”
 
라며 시어머니와 오랜 시간 이야기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해가 산을 넘어갈 정도로 어두운 밤이 되었다.
 
그 시어머니는 여장 남자에게
 
“날도 저물었는데 젊은 여자가 어찌 가겠는가. 오늘은 그냥 우리 집에서 자고 가게.”
 
라며 하룻밤 묵고 갈 것을 청했다.
 
이렇게 해서 여장남자는 그 집에서 자게 되었고, 여장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더 없이 좋아했다.
 
저녁을 먹은 뒤에 시어머니가
 
“젊은 여자는 늙은이를 싫어하니까 며느리 방에서 같이 자라.”
 
고 하자 둘은 더욱 잘됐구나하는 마음으로 같이 한 방에서 자게 되었다.
 
방으로 들어온 후 여장남자와 여자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니,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찾아 왔어요?”
 
“당신을 너무 사모하여 병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을 보려고 찾아왔습니다.”
 
“나는 그것을 몰랐어요. 당신이 그런 줄 알았으면 부모의 말씀을 거역해서라도 시집가지 않을텐데. 당신의 마음이 그러한 줄 몰랐어요.”
 
그날 저녁에 남자와 여자는 한 방에서 사랑을 확인하고는 잠이 들었다.
 
밤이 깊어갈 무렵 ‘저 사람이 얼마나 날 생각해서 병이 났을까?’ 하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바깥에서 칼 가는 소리가 났다. 여자가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자기 남편이 칼을 갈고 있는 것이다.
 
“이봐요, 큰일 났습니다. 우리 남편이 칼을 갈고 있어요. 빨리 일어나세요.”
 
여자가 다그치자, 남자는
 
“염려마라. 너 한 번 보지 못하고 죽으나, 찔려 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지다.”
 
하고는, 일어나서 속속들이 여복을 하고 남편을 기다렸다.
 
시삼촌이 관상쟁이로 장사가 여자가 아닌 것을 눈치챘고, 자기 조카에게
 
“저 장사는 남자지 여자가 아니다. 그러니까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라.”
 
라며 일찍이 일렀던 것이다.
 
남편이 들어와 여자에게 그를 깨우라고 재촉하니
 
“자는 사람을 왜 깨워요?”
 
하며 여자가 말을 듣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남편이 칼을 들고 재차 재촉하니
 
“왜 잘 자는 사람을 깨우려고 하세요?”
 
말하면서 남장여자를 천천히 깨웠다. 남장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니, 남편은 칼을 들고
 
“옷을 벗어 보시오.”
 
라고 말했다. 그래서 치마와 저고리를 벗었다. 남편이
 
“더 벗으시오”
 
라고 하자 겉 단속곳을 벗었다. 그리고 순서대로 옷을 계속 벗게 되었다. 더 이상 벗으면 정체가 탄로날 것을 두려워하여 여장남자는 오히려 큰 소리로 대들었다.
 
“내가 장사를 몇 해 다녔어도 이런 집은 처음 봤어. 어떡하려고 옷을 계속 벗기느냐? 날 어찌 생각하구 이러느냐.”
 
죽으나 사나 한 번 해보는 것이었다. 만약에 마지막 옷까지 벗겨지면 죽는 날이란 생각으로 심하게 대들었다. 이에 남편은 ‘여장남자면 치마저고리나 입었겠지, 설마 속옷까지 갖춰 입을 리가 없는데. 허 내가 큰 실수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방을 나와 삼촌을 책망했다.
 
“크게 실수했습니다. 남자가 여복을 했으면 치마저고리나 입었을 텐데, 어찌 속옷까지 모두 갖추어 입었겠습니까?”
 
“내가 관상을 잘못 봤구나.”
 
“이런 실수를 다시는 안 하겠다.”
 
이럭저럭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아왔다. 여장남자가 짐을 챙기며 인사를 드렸다.
 
“조반이나 먹고 가보겠습니다.”
 
“어제 실수를 했으니까 하루 더 머무르고 내일 가게.”
 
그래서 여장남자는 안심하고 여자와 얘기를 나누면서 다시 하룻밤을 지냈다.
 
다음날이 되어 인사를 드리니, 시어머니가 명주 몇 필을 가져왔다.
 
“장사하는 사람이니 이거나 가져가게.”
 
“안 주셔도 됩니다. 이틀이나 쉬었는데 또 뭘 가지고 가겠습니까? 됐습니다.”
 
“우리 아들이 실수한 것을 밖에 가서 누설하면 절대로 안 되네.”
 
시어머니는 당부하며 명주를 몇 필 억지로 주어 보냈다.
 
그리하여 남자는 상사병을 고치고 잘 살았다.
 
< 조봉하, 78세, 남, 내촌면, 마명1리, 1996. 9.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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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