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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천의 설화
◈ (6) 은혜 갚은 이
어느 부잣집에서 머슴을 사는 아이가 있었다. 어느 날 겨드랑이 밑이 하도 가려워서 옷을 벗어보니 이가 엄청나게 많았다. 그래서 옷을 벗고 이를 잡다 보니 그 중에 하나가 특별히 큰놈이 있었다. 문득 ‘앞으로 얼마나 더 자라는지 두고 보자’고 생각해서 다시 겨드랑이에 집어넣었다.【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6) 은혜 갚은 이(蝨)
 
 
어느 부잣집에서 머슴을 사는 아이가 있었다.
 
어느 날 겨드랑이 밑이 하도 가려워서 옷을 벗어보니 이가 엄청나게 많았다. 그래서 옷을 벗고 이를 잡다 보니 그 중에 하나가 특별히 큰놈이 있었다. 문득 ‘앞으로 얼마나 더 자라는지 두고 보자’고 생각해서 다시 겨드랑이에 집어넣었다.
 
그 후로 이는 점점 자라 나중에는 팔이 쳐질 정도로 주먹만하게 커졌다. 그러자 머슴은 이를 밤나무 망태에다가 넣어두고는, 자기가 먹을 밥의 반을 가져다 먹였다. 그러면 이는 그것을 다 먹어 치웠다.
 
이가 점점 자라니, 머슴은 밥을 반씩만 먹으며 남의 일을 해주기가 벅차기 시작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이를 삼거리에다 갖다 버렸다. 그랬더니 그 이가 지나가는 사람을 잡아먹게 되었다.
 
이 사실이 근동에 소문이 나자, 사람들이 이를 잡으려고 몰려왔다. 이에 할 수 없이 머슴은 이를 업고 인천으로 가기로 했다. 청량리쯤 가다가 이가 지나가는 동자들을 잡아서는 머슴에게 먹으라고 하였다. 머슴은 못 먹는다고 했으나, 이가 사람들에게 잡혀가겠다고 난리를 피워서 어쩔 수 없이 먹어 주었다.
 
또 다시 이를 업고 가는데, 갑자기 단숨에 산을 넘어 갈 수 있을 정도로 힘이 넘쳤다. 머슴이 먹은 동자들은 다름 아닌 산삼이었던 것이다. 머슴이 이를 인천 앞바다에 갖다 놓고 돌아가려 했다. 이가 머슴에게
 
“앞으로는 꼭 쇠신을 신고 쇠지팡이를 짚고 다녀라.”
 
고 하고는 바다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데 옷도 해지고 거지꼴이 다 된 머슴이 돌아오다가 한곳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그날 밤 이가 꿈에 나타나서 말하길,
 
“여기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대감 댁 잔칫집이 있다. 거기에 음식을 아주 많이 차려 놨으니, 거기 가서 실컷 먹어라. 그리고 그 집에 간부가 있으니 네가 그걸 막아 주어라.”
 
고 했다. 그러면서
 
“가기 전에 대장간에 들어가 쇳덩어리로 신발을 맞추어 신어라.”
 
하고 다시 당부를 했다. 머슴은 그의 말대로 쇠로 나막신을 만들어 신고 지팡이도 쇠로 만들어 짚었다.
 
머슴이 잔칫집에 들어갔으나 의복이 남루하다 하여 제지당했다. 그래서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는데, 때마침 지나가던 심부름꾼이 그 신발에 걸려 넘어져 크게 다쳤다. 심부름꾼이 머슴의 신발이 쇠신발인 것을 알고 주인네 집에 가서 얘기를 했다. 그러자 대감은 그 머슴이 보통사람이 아니고 장군이라며 음식상을 거나하게 차려주게 했다. 음식을 다 먹고 앉아 있으려니까 다시 이가 현몽을 하여
 
“빨리 나가서 지금 간부를 잡아야 한다.”
 
라고 하였다.
 
머슴은 삼백 근 짜리 쇠신발을 대들보에 달아매 놓고 신부 방 마루 밑에 엎드려 있었다.
 
얼마 있다가 간부가 신부 방으로 들이닥치자, 신부가 좋아라 하며 난리를 치며 반겼다. 간부는 초록동이를 보고, ‘저게 신랑이냐’고 빈정대며 신부와 둘이서 희희낙락했다.
 
이 때 머슴이 문을 왈칵 열고 들어가 칼로 간부의 목을 쳤다. 또 신부도 찢어 죽이고, 초록동이만 업고 나왔다. 초록동이가 ‘어디 사는 누구냐’고 물었으나, 성도 이름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러자 초록동이는 자기 손가락을 깨물어 머슴의 겨드랑이에다가 피칠을 해 두었다. 초록동이를 집에다 내려주고 머슴은 이가 말한 대로 쏜살같이 그 집의 대나무 밭에 있는 재명주 화살을 가지러 갔다.
 
신부집에서 나온 초록동이 신랑이 자기 집으로 와서 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들은 장가들러 갔는데 누가 이 밤중에 찾느냐?”
 
고 하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초록동이 신랑은 하수도 구멍으로 기어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나서, 자기를 구해준 사람의 겨드랑이에다 피칠을 해 두었다고 했다.
 
이튿날 아침 집으로 행차를 하려고 신랑의 아버지인 대감이 후원의 신방으로 갔다. 대감이 신랑 신부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후 사람들이 수군수군하더니 모가지 없는 놈하고 죽은 신부를 내왔다. 신랑의 아버지는 모가지 없는 남자를 보고 자기 아들인 줄 알았으나 자세히 보니 아니었다.
 
그 때 진짜 아들이 와서 그간의 사정을 모두 얘기했다. 아들이 이래저래 얘기하며 ‘자기를 구해준 사람의 겨드랑이에다 피칠을 해두었노라’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그리하여 신랑의 아버지가 그 머슴을 찾기 위해 전국 활쏘기 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이 활을 쏘면 아들은 옆에서 그 사람의 겨드랑이만 살펴보는 것이었다.
 
이 때 한 남루한 남자가 와서 재명주 화살로 활을 쏘았다. 초록동이 신랑이 겨드랑이에 있는 피칠을 보고 그 남자인 줄 알았다.
 
다음 날 대감은 머슴을 임금님께 데리고 갔다. 임금과 신랑의 아버지인 대감이 그에게 활을 쏘게 했다. 그가 활을 쏘았는데 그야말로 명궁이었다.
 
그래서 임금이 공주인 자기 딸을 데리고 살게 했다. 이렇게 하여 임금의 부마가 된 머슴은 임금이 벼슬을 주어 공주와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 박윤수, 62세, 남, 일동면 수입4리, 1995.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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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