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와이료
‘와이료’라는 얘기가 일본말이 아니다.
숙종 때, 한 선비가 과거를 보러 가다가 저녁이 되어 하루 저녁 묵어가려고 외딴 집을 찾아갔다. 그 집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는데 주인을 불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선비가 찢어진 문구멍으로 들여다보는데 한 선생이 글을 읽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 하룻밤을 쉬어가자 청하였더니 쾌히 승낙하였다. 들어가서 인사를 올리니 무슨 일로 이 밤중에 어디를 가는 사람인가 물었다. 선비는 자신을 경상도 지방에서 과거 보러 올라온 사람이라고 말하였다.
그 말을 듣고 난 선생이 안타깝게 쳐다보면서 말하기를
“과거, 공개채용시험이란 것은 문서뿐이지. 다 내정이 되어 있어. 어느 판서 누구 아들이 뭐 될 거고. 뻔한 거니까.”
선비가 그런 말을 듣고 두리번거리다 보니 벽에 써 붙인 글이 눈에 띄었다.
‘오인무와 미득시(吾人無蝸未得時)’라는 글이었다. 이것은 ‘나는 개구리가 없어서 때를 못 찾는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이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해온다.
옛날에 새 나라에 크낙새가 왕으로 통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치를 잘 못해서 새들이 세금도 안내고 조공도 안 바쳤다. 굶어 죽게 되었을 때에 그 중에서도 뜸북이란 놈이 자꾸 조공을 바쳐서 그 난국을 헤쳐 나갔다.
몇 해가 지난 후에 다시 새 나라에서 노래대회를 개최한다고 방이 붙었다. 새들은 왕이 ‘이젠 그만큼 고생했으니 정치를 바로 하겠지.’ 하고 많이 참가하였다. 말 잘하는 앵무새, 꾀꼬리, 각종 새들이 다 모여서 모두 한마디씩 노래를 해도 입상하지 못했다. 끝으로 뜸북이란 거무튀튀한 놈이 쪼아대면서 노래를 불렀다. 크낙새 왕이
‘네가 제일이야.’
라고 했다.
노래대회에서 일등상이 뜸북이라는 놈한테 돌아가 버렸다.
그 새 나라에서 다른 새들이 조공을 안 바친 때에 개구리를 잡아 바친 뜸북이가 일등상을 타먹었다고 해서 ‘와이료’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와이료’는 개구리 와자, 말이을 이자, 요금 료자로, 곧 ‘개구리를 잡아다 바쳤다’는 뜻의 말이다.
< 이시용, 71세, 남, 영중면 거사리, 2000. 9. 23.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