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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복숭아 재배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불명확하지만, 충남 안면도에서 출토된 복숭아 핵은 청동기 시대로 추정하므로 오래전에 재배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우리나라의 복숭아와 관련 기록을 보면 중국의 영향을 받아 악귀를 쫓거나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했으며, 신선이 먹는 과일로 불로장생을 기원했습니다. ① 『삼국유사(三國遺事)』 권 5 선도 성모수희불사(仙桃聖母隨喜佛事) 조의 신라 건국신화와 관련된 내용 가운데 불로장생의 복숭아가 열리는 선도산의 선도성모 사소(娑蘇)가 신라의 시조인 혁거세와 알영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② 『삼국유사(三國遺事)』 권 2 가락국기(駕洛國記) 조에는 가야의 왕비가 된 허황옥(許皇玉)이 하늘의 계시에 따라 김수로왕을 만나기 위해 바다에서 증조(蒸棗, 대추)를 구하고 하늘에서 반도(蟠桃, 복숭아)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악귀 깔고 앉은 녹유 신장상(綠釉神將像) -신라 경주 사찬왕사 출토- ☞신장은 무력으로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신을 말하며, 신장이 가지고 있는 활과 화살이 복숭아나무 활과 가시나무 화살(桃弧棘矢)이 아닐는지?
왼손에 긴 칼을 든 신장(좌), 오른손에 긴 칼을 든 신장(우)이 악귀를 깔고 앉아있다. -중앙일보 사진-
③ 『삼국사기』 백제본기 온조왕 3년(기원전 16년 ) 10월 조에 “겨울에 천둥이 치고 복숭아와 오얏 꽃이 피었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그 외 신라 파사 이사금 23년(103년), 나해 이사금 8년(203년), 고구려 인원왕 10년(540년), 경덕왕 22년(763년), 흥덕왕 8년(833년)에 복숭아 기록이 등장합니다.
④ 고려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 13권에 『수세(守歲)』라는 시에는 “대문 위에 복숭아나무 가지를 꽂음이 얼마나 괴상한가(門上插桃何詭誔)”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수세는 섣달그믐날에 밤을 새우는 것으로, 해가 뜨는 시점에 복숭아나무 가지를 대문 위에 꽂아 재앙을 물리친 당시의 풍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때 대문 위에 꽂은 복숭아나무 가지는 부적으로 만든 도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⑤ 『고려사(高麗史)』 권 63 제17 길례 소사(小祀) 사한(司寒) 조에 따르면 “맹동(孟冬, 음력 10월)과 입춘에 얼음을 저장하거나 꺼낼 때 제사를 올린다. 제사하는 날에 상림령(上林令, 왕실 재산 관리인)이 복숭아나무로 만든 활과 가시나무로 만든 화살을 빙실(氷室) 문 안 오른쪽에 마련해놓고 제사가 끝나도록 그대로 둔다.”고 한다. 냉장시설이 없던 시대에 얼음은 부패를 막아 건강을 지켜 주는 소중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얼음을 빙실에 저장하거나 꺼낼 때 북방의 신인 현명씨(玄冥氏)에게 사한제(司寒祭)를 올렸다. 이때 복숭아나무 활과 가시나무 화살인 도호극시(桃弧棘矢)를 사용한 것이다. 이는 복숭아나무의 벽사력과 가시나무의 날카로운 침이 악귀를 쫓는 무기가 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⑥ 안견(安堅)의 몽유도원도는 1447년 안평대군(安平大君) 용(溶)이 꿈에 무릉도원((武陵桃源, 이상향)에 놀아본 경치를 유명 화가 안견에게 말해 그린 그림으로 현재 일본에 있습니다.
⑦ 성현(成俔)의 『용재총화(慵齋叢話,1525년 간행)』 기록에 섣달그믐날 10여 명의 어린아이들로 진자무리(侲子群)를 조직하여 홍의홍포(紅衣紅布)를 입힌 뒤 궁중(宮中)에 들여보내면 관상감(觀象監)이 북과 피리를 갖추어 소리를 내고 새벽이 되면 방상시(方相氏)가 쫓아낸다. 역귀와 잡귀를 쫓았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때 아이들은 푸른 댓가지, 싸릿대, 익모초 줄기, 복숭아나무 가지를 모아 만든 빗자루를 들고 발을 구르며 문짝마다 쓸고 다니면서 악귀를 문밖으로 쫓았다. 이러한 풍습을 방매귀(放枚鬼)라 합니다. 또한 마을에 한 청년이 귀신에 씌어 밤낮으로 미치광이처럼 쏘다니자 청년의 장인이 복숭아나무 가지를 잘라 긴 칼(長刀) 모양으로 만들어 청년의 목을 베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청년이 땅에 쓰러져 사흘 동안 혼수상태가 되었다가 살아나더니 광태(狂態)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동의보감 등 한방에서는 복숭아씨(도인, 桃仁. 독성이 있어 볶아 사용함)가 어혈과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막힌 것을 치료하며 나쁜 기운을 없애고 몸속에 있는 벌레를 죽이며 월경불순 및 월경통을 다스리며 기침이나 천식, 기관지염에도 쓰인다고 말합니다. 백도화(복숭아 꽃잎을 말린 것)는 이뇨제로 쓰며 잎사귀는 두통과 복통을 치료할 때 이용하면 효과적이고 생선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을 때에는 복숭아를 껍질째 먹으면 효험이 있다고 합니다. ⑧ 조선왕조실록 기록 ☞임금이 상가를 방문할 때 복숭아나무와 갈대 이삭으로 잡귀를 쫓았답니다. ☞복숭아나무로 악귀를 쫓는 복숭아 부적(도부, 桃符: 복숭아나무판자에 신도神荼 ·울루 鬱壘의 두 신상(神像)을 그려서 대문 곁에 걸어두면 악귀가 제거된다는 부적)를 만들었습니다. ☞해마다 3월(季春)과 8월(仲秋)에 역질 귀신을 쫓을 때에는, 복숭아나무 칼(도검, 桃劍)과 복숭아 판자(도판, 桃板)를 쓰게 하였답니다. ☞도 편(桃梗: 복숭아나무로 만든 인형)과 도열(桃茢: 복숭아 나뭇가지로 만든 빗자루)을 만들어 악한 귀신을 쫓는데 썼답니다. ⑨ 홍만선(洪萬選, 1643~1715)의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 “복숭아나무는 백귀(百鬼)를 제압하니 선목(仙木)이라 부른다.”라고 적혀있습니다. ⑩ 『흥부전』에 놀부 부부의 극에 달한 심술을 표현하기 위해 제사상에 숯불을 피우고 복숭아를 차려 놓는 장면이 등장한다. 숯불과 복숭아는 혼백이 가장 싫어하는 것들이어서 제사상에 혼백을 쫓는 복숭아를 올려놓았으니 불효 또한 막심했음을 드러내는 표현이지요. ▼김홍도의 낭원투도(閬苑偸桃,동방삭이 서왕모의 낭원에서 복숭아를 훔치는 그림) -간송미술문화 재단-
⑪ 민속, 속설 등 ☞혼례에서는 신행(新行) 때 신부가 탄 가마가 시집 대문 앞에 다다르면 복숭아나무 가지를 쥐고 기다리던 무당이 달려들어 가마를 마구 때려 잡귀를 쫓아낸다. 그러고 나서 신부는 대문 앞에 피워 놓은 불을 뛰어넘음으로써 정화의식을 거친 다음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러 풍습을 ‘행차 물림’이라고 한다. 특히 복숭아는 장생불사를 상징하는 선과(仙果)라 하여 수연에 장수를 기원하는 수복(壽福)의 각종 장식물로 빠짐없이 등장한다. ☞ 귀신을 쫓거나 치병 외에는 복숭아나무 가지로 매질하는 것을 금하였고 서당에서는 복숭아나무 회초리로 매질을 하면 학동들의 재주가 달아난다고 해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음력 정월 대보름날에는 가축의 질병과 더위를 예방하기 위해 소, 돼지, 개 등의 목에 왼 새끼줄이나 복숭아나무 가지로 둥글게 목도리를 만들어 걸어 주었다. 벽사(辟邪)의 주술적 효능이 있는 것으로 여긴 복숭아나무와 왼 새끼를 활용해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의 더위와 각종 재액도 예방한 것이다. ☞음력 삼월 삼짇날에 복숭아꽃 한 말 한 되를 따서 도화주(桃花酒)를 빚어 마시거나 복숭아 잎을 삶은 물인 도화탕(桃花湯)에 목욕하면 악귀와 만병을 물리친다고 믿었다. 이는 삼짇날이 양수(陽數)인 3이 겹쳐 양의 기운이 충만하고 본격적인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어서 그 기운을 빌려 음기를 물리치고자 한 것이다. ☞바깥에서 소를 몰고 올 때 복숭아나무 가지로 때리면서 집에 들어오는 음력 칠월 칠석날 풍습 역시 강한 양기로 음기를 쫓는 동일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음력 7월 15일 백중(百中) 저녁에는 복숭아를 먹는 풍습이 있었다. 이는 이날 복숭아를 먹으면 집 안에 잡귀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잇병 예방뿐만 아니라 인물이 좋아진다는 속설 때문이다. ☞무당들은 주구(呪具)로 복숭아 나뭇가지를 사용했고 점복(占卜)에 사용하는 윷은 복숭아나무로 만들었다. ※정지용(1902~1950) 시인의 "무어래요" 한길로만 오시다 한 고개 넘어 우리 집. 앞문으로 오시지는 말고 뒷동산 사잇길로 오십쇼. 늦은 봄날 복사꽃 연분홍 이슬비가 내리시거든 뒷동산 사잇길로 오십쇼. 바람 피해 오시는 이처럼 들리시면 누가 무어래요?
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민족문화대백과, 중앙일보,구글, 네이버,다음, 위키백과,고전 번역원,옥천신문,유튜브 ★https://blog.naver.com/jawkoh/222788817210 ★https://blog.naver.com/jawkoh/222788804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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