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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몽선습 (童蒙先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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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종
박세무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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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童蒙先習

 
2
天地之間 萬物之衆에 惟人이 最貴하니 所貴乎人者는 以其有五倫也니라
 
3
천지 사이에 있는 만물의 무리 가운데에서 오직 사람이 가장 존귀하다.
 
4
사람을 존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五倫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5
是故로 孟子曰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라하시니
6
人而不知有五常이면 則其違禽獸 不遠矣리라
 
7
이 때문에 孟子께서는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親愛함이 있어야 하며,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義理가 있어야하며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區別이 있어야 하며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친구 사이에는 信義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8
사람이면서 五常이 있음을 알지 못하면 짐승과의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다.
 
 
9
然則父慈子孝하며 君義臣忠하며 夫和婦順하며 兄友弟恭하며 朋友輔仁然後에야 方可謂之人矣리라
 
10
그러므로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며, 임금은 신하에게 의리를 지키고 신하는 임금에게 충성하며, 남편은 가족을 화합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며, 형은 동생을 사랑하고 동생은 형을 공경하며, 친구 사이에는 仁을 도와준 뒤에야 비로소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1.1. 父子有親

 
12
父子는 天性之親이라 生而育之하고 愛而敎之하며 奉而承之하고 孝而養之하나니
13
是故로 敎之以義方하여 弗納於邪하며 柔聲以諫하여 不使得罪於鄕黨州閭하나니
 
14
부모와 자식은 하늘이 정해준 친한 관계이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을 낳아서 기르고 사랑하고 가르쳐야 하며, ‘자식’은 부모를 받들어 부모님의 뜻을 이어가고 효도하면서 봉양해야 한다.
 
15
이 때문에 ‘부모’는 자식을 올바른 도리로 가르쳐서 부정한 곳에 발을 들여 놓지 않게 해야 하며, ‘자식’은 부모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려서 고을에서 죄를 얻지 않게 해야 한다.
 
 
16
苟或父而不子其子하며 子而不父其父하면 其何以立於世乎리오
17
雖然이나 天下에無不是底父母라 父雖不慈나 子不可以不孝니
 
18
만약 혹시라도 부모이면서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아니하며 자식이면서 자기 부모를 사랑하지 아니하면 어떻게 세상에서 자립할 수 있겠는가.
 
19
비록 그렇지만 천하에는 善하지 않은 부모가 없는지라 부모가 비록 자식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자식은 효도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20
昔者에 大舜이 父頑母嚚하여 嘗欲殺舜이어늘 舜이 克諧以孝하사 烝烝乂하여 不格姦하시니 孝子之道가 於斯至矣로다
21
孔子曰 五刑之屬이 三千이로되 而罪莫大於不孝라하시니라.
 
22
옛적에 위대하신 舜임금이 아버지는 완악하고 어머니는 모질어서 일찍이 순을 죽이려 하거늘 순은 효도로써 화합하고 끊임없이 다스려 악한 일을 하지 않게 하셨으니 효자의 도리가 여기에서 지극하였다.
 
23
공자께서는 “五刑에 해당하는 죄목이 삼천 가지이지만 그 중에서 불효보다 더 큰 죄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1.2. 君臣有義

 
25
君臣은 天地之分이라 尊且貴焉하며 卑且賤焉하니 尊貴之使卑賤과 卑賤之事尊貴는 天地之常經이며 古今之通義라
 
26
임금과 신하는 하늘과 땅처럼 분명히 구분되는 관계이다. 임금은 높고 귀하며 신하는 낮고 천하니 존귀한 이가 비천한 이를 부리고 비천한 이가 존귀한 이를 섬기는 것은 천지간의 어디에나 통용되는 도리이며 예나 지금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의리이다.
 
 
27
是故로 君者는 體元而發號施令者也요 臣者는 調元而陳善閉邪者也라
28
會遇之際에 各盡其道하여 同寅協恭하여 以臻至治하나니
 
29
이 때문에 임금은 元의 도리를 體行하여 명령을 내리는 존재이고 신하는 임금을 도와 착한 일을 아뢰고 부정한 일을 막는 존재이다.
 
30
임금과 신하가 만날 때에 각각 자신의 도리를 극진히 하여 함께 공경하여 지극한 정치를 이루어야 한다.
 
 
31
苟或君而不能盡君道하며 臣而不能修臣職이면 不可與共治天下國家也니라
32
雖然이나 吾君不能을 謂之賊이니
 
33
만약 혹시라도 임금이면서 임금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며 신하이면서 신하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함께 천하 국가를 다스릴 수 없다.
 
34
비록 그렇지만 우리 임금은 훌륭한 정치를 베풀 수 없다고 말하는 이를 임금을 해치는 자라고 하니
 
 
35
昔者에 商紂暴虐이어늘 比干이 諫而死하니 忠臣之節이 於斯盡矣로다
36
孔子曰 臣事君以忠이라하시니라
 
37
옛적에 商나라 임금 紂가 포학한 짓을 하자 比干이 간하다가 목숨을 잃었으니 충신의 절개가 여기서 극진했다.
 
38
공자께서는 신하는 임금을 忠으로 섬겨야 한다고 하셨다.
 
 
 

1.3. 夫婦有別

 
40
夫婦는 二姓之合이라 生民之始며 萬福之原이니 行媒議婚하며 納幣親迎者는 厚其別也라
41
是故로 娶妻하되 不娶同姓하며 爲宮室하되 辨內外하여 男子는 居外而不言內하고 婦人은 居內而不言外하나니
 
42
남편과 아내는 두 성이 합한 관계이다. 백성들이 태어난 시초이며 모든 복의 근원이니 중매를 시행하여 혼인을 의논하며 폐백을 들이고 친히 맞이하는 것은 그 區別을 두터이하기 위한 것이다.
 
43
그러므로 아내를 맞아 들이되 같은 姓은 취하지 않으며, 집을 짓되 안과 밖을 구별하여 남자는 밖에 거처하여 안의 일에 대해 말하지 않고, 부인은 안에 거처하여 밖의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44
苟能莊以涖之하여 以體乾健之道하고 柔以正之하여 以承坤順之義면 則家道正矣어니와
45
反是而夫不能專制하여 御之不以其道하고 婦乘其夫하여 事之不以其義하여 昧三從之道하고 有七去之惡이면 則家道索(삭)矣리라
 
46
만일 ‘남편’이 씩씩함으로써 대하여 하늘의 굳건한 도리를 體行하고 ‘아내’는 부드러움으로써 바로잡아 땅이 하늘에 순종하는 도리를 받든다면 집안의 도리가 바로 서게 될 것이다.
 
47
만약 이와 반대로 남편이 아내를 마음대로 제어하지 못하여 올바른 도리로 다스리지 못하고, 아내가 남편의 약점을 틈 타 올바른 도리로 섬기지 않아서 三從의 도리를 알지 못하고 七去에 해당하는 악행이 있으면 집안의 법도가 무너질 것이다.
 
 
48
須是夫敬其身하여 以帥其婦하고 婦敬其身하여 以承其夫하여 內外和順이라야 父母其安樂之矣시리라
 
49
모름지기 남편은 자기 몸을 삼가서 아내를 잘 거느리고, 아내는 자기 몸을 공경하여 남편을 잘 받들어서 내외가 화순해야 부모님께서 편안하고 즐거워하실 것이다.
 
 
50
昔者에 郤缺이 耨어늘 其妻饁之하되 敬하여 相待如賓하니 夫婦之道가 當如是也니라
51
子思曰 君子之道 造端乎夫婦라하시니라
 
52
옛적에 郤缺이 밭에서 김을 매고 있을 때, 그 아내가 새참을 내왔는데 서로 공경하여 상대하기를 마치 손님 모시듯 하였으니, 부부간의 도리는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53
子思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의 도리는 부부 사이에서 비롯된다.”고 하셨다.
 
 
 

1.4. 長幼有序

 
55
長幼는 天倫之序라 兄之所以爲兄과 弟之所以爲弟 長幼之道 所自出也라
56
蓋宗族鄕黨에 皆有長幼하니 不可紊也라
 
57
어른과 아이는 하늘이 차례지어 준 관계이다. 형이 형 노릇하고 아우가 아우 노릇하는 것이 어른과 어린이의 도리가 비롯된 유래이다.
 
58
종족과 향당에는 모두 어른과 아이가 있으니, 이를 문란시켜서는 안 된다.
 
 
59
徐行後長者를 謂之弟요 疾行先長者를 謂之不弟니 是故로 年長以倍則父事之하고 十年以長則兄事之하고 五年以長則肩隨之니 長慈幼하며 幼敬長然後에야 無侮少陵長之弊하여 而人道正矣리라
 
60
천천히 걸어서 어른보다 뒤에 쳐져 가는 것을 공손한 태도라고 이르고, 빨리 걸어서 어른보다 앞서 걸어 가는 것을 공손하지 못한 태도라고 일컫는다. 그러므로 나이가 갑절 많으면 어버이 섬기는 도리로 섬기고, 나이가 열 살이 많으면 형을 섬기는 도리로 섬기고, 나이가 다섯 살이 많으면 어깨폭 만큼 뒤쳐져 따라가니, 어른은 어린 사람을 사랑하며 어린 사람은 어른을 공경한 뒤에야 젊은이를 업신여기거나 어른을 능멸하는 폐단이 없어져서 사람의 도리가 바로 설 것이다.
 
 
61
而況兄弟는 同氣之人이라 骨肉至親이니 尤當友愛요 不可藏怒宿怨하여 以敗天常也니라
 
62
하물며 형제간은 기운을 함께 나눈 사람이다. 뼈와 살을 나눈 지극히 가까운 관계이니 더욱 우애해야 할 것이요, 노여움을 마음 속에 감추고 원한을 묵혀서 하늘의 떳떳한 도리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63
昔者에 司馬光이 與其兄伯康으로 友愛尤篤하여 敬之如嚴父하고 保之如嬰兒하니 兄弟之道가 當如是也니라
64
孟子曰 孩提之童이 無不知愛其親이며 及其長也하여는 無不知敬其兄也라하시니라
 
65
옛적에 司馬光이 그의 형 伯康과 더불어 우애하기를 더욱 돈독히 하여, 형을 엄한 아버지처럼 공경하고, 어린 아이처럼 보호하였으니, 형제간의 도리는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66
맹자께서는 “웃을 줄 알고 손을 잡아주고 안아 줄 만한 아이도 자기 어버이를 사랑할 줄 모르는 경우가 없으며, 그가 성장해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이가 없다.”고 하셨다.
 
 
 

1.5. 朋友有信

 
68
朋友는 同類之人이라 益者三友요 損者三友니 友直하며 友諒하며 友多聞이면 益矣요 友便辟하며 友善柔하며 友便佞이면 損矣리라
 
69
붕우는 부류가 같은 사람이다. 유익한 벗이 세 종류 있고, 해로운 벗이 세 종류가 있으니, 정직한 사람을 벗하며 신실한 사람을 벗하며 식견이 많은 사람을 벗하면 이롭고, 치우친 사람을 벗하며 구미만 맞추는 사람을 벗하며 말재주만 뛰어난 사람을 벗하면 해롭다.
 
 
70
友也者는 友其德也니 自天子로 至於庶人히 未有不須友以成者하니 其分이 若疎나 而其所關이 爲至親하니
 
71
벗을 사귀는 것은 그 사람의 德性을 보고 사귀는 것이다. 天子로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벗을 통해서 자신의 인격을 완성하지 않는 경우가 없으니 그 관계가 소원한 것 같지만 관련되는 것이 지극히 가까운 관계와 같다.
 
 
72
是故로 取友를 必端人하며 擇友를 必勝己니 要當責善以信하며 切切偲偲하여 忠告而善道之하다가 不可則止니라
 
73
이 때문에 벗을 사귈 때에는 반드시 단정한 사람을 사귀며, 벗을 가릴 때에는 반드시 나보다 나은 사람을 가려서 사귀어야 한다. 마땅히 진실한 태도를 지니고 좋은 일로 권면할 것을 요구하며 간절하고 자세하게 권면하며 진실한 마음으로 알려주고 선으로 인도하다가 안 되면 친구 관계를 그만두어야 한다.
 
 
74
苟或交遊之際에 不以切磋琢磨로 爲相與하고 但以歡狎戱謔으로 爲相親이면 則安能久而不疎乎리오
 
75
만약 혹시라도 서로 사귈 때에 切磋琢磨하는 것으로 서로 함께 하지 아니하고, 다만 기뻐하고 친하며 장난하고 농담하는 것으로 서로 가까이 한다면, 어찌 오래 되어도 소원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76
昔者에 晏子與人交하되 久而敬之하니 朋友之道가 當如是也니라
77
孔子曰 不信乎朋友면 不獲乎上矣리라 信乎朋友 有道하니 不順乎親이면 不信乎朋友矣라하시니라
 
78
옛적에 晏子는 남과 사귀되 오래 되어도 상대를 공경하였으니, 붕우간의 도리는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79
孔子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였다. “친구들에게서 신임을 얻지 못하면 윗사람에게서도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친구들에게서 신임을 얻는데 일정한 방법이 있으니, 어버이에게서 순종한다고 인정받지 못하면 친구들의 신임을 얻지 못할 것이다.”
 
 
 

1.6. 總論

 
81
此五品者는 天敍之典而人理之所固有者라 人之行이 不外乎五者而唯孝爲百行之源이라
 
82
이 다섯 가지 일은 하늘이 펼쳐 준 모범이고 사람이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도리이다. 사람의 행실이 이 다섯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오직 효도가 모든 행실의 근원이 된다.
 
 
83
是以로 孝子之事親也는 鷄初鳴이어든 咸盥漱하고 適父母之所하여 下氣怡聲하여 問衣燠寒하며 問何食飮하며 冬溫而夏凊하며 昏定而晨省하며 出必告하며 反必面하며 不遠遊하며 遊必有方하며 不敢有其身하며 不敢私其財니라
 
84
이 때문에 효자가 어버이를 섬길 때에는 첫닭이 울면 모두 세수하고 양치질하고,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가서 기운을 낮추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옷이 더운지 추운지를 여쭈며, 무엇을 잡수시고 마시고 싶은지를 여쭈며,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드리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드리며, 저녁에는 잠자리를 돌봐드리고 새벽에는 안부를 여쭈며, 외출할 때는 반드시 아뢰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부모님을 대면하며, 멀리 나가 놀지 않으며 나가 놀되 반드시 일정한 장소를 두며, 감히 자기 몸을 자기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감히 재물을 자기 것으로 사유하지 않는다.
 
 
85
父母愛之어시든 喜而不忘하며 惡之어시든 懼而無怨하며 有過어시든 諫而不逆하고 三諫而不聽이어시든 則號泣而隨之하며 怒而撻之流血이라도 不敢疾怨하며 居則致其敬하고 養則致其樂하고 病則致其憂하고 喪則致其哀하고 祭則致其嚴이니라
 
86
부모님께서 나를 사랑해 주시거든 기뻐하되 잊지 않으며 미워하시거든 두려워하되 원망하지 않으며, 부모님께서 과실을 저지르시면 말리되 거스르지 않으며 세 번 간했는데도 들어주지 않으시거든 부르짖고 울면서 따르며, 부모님께서 怒하여 종아리를 때려 피가 흐르더라도 감히 미워하거나 원망치 않으며, 거처할 때에는 공경함을 극진히 하고, 봉양할 때는 즐거움을 극진히 하고, 병환이 드셨을 때는 근심을 극진히 해야 하고, 喪을 당해서는 슬픔을 극진히 하고, 제사 지낼 때는 엄숙함을 극진히 해야 한다.
 
 
87
若夫人子之不孝也는 不愛其親이요 而愛他人하며 不敬其親이요 而敬他人하며 惰其四肢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博奕好飮酒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好貨財하며 私妻子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從耳目之好하여 以爲父母戮하며 好勇鬪狠하여 以危父母니라
 
88
부모님께 불효하는 자식은 자기 어버이는 사랑하지 아니하고 다른 사람은 사랑하며, 자기 어버이는 공경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은 공경하며, 四肢를 게을리 하여 부모님에 대한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장기나 바둑,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여 부모님에 대한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재물을 좋아하고 처자식만을 사랑해서 부모님에 대한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耳目의 욕망을 좇아 부모를 욕되게 하며, 용맹을 좋아하여 싸우고 사나워서 부모님을 위태롭게 한다.
 
 
89
噫라 欲觀其人의 行之善不善인대 必先觀其人之孝不孝니 可不愼哉며 可不懼哉아
90
苟能孝於其親이면 則推之於君臣也와 夫婦也와 長幼也와 朋友也에 何往而不可哉리오
91
然則孝之於人에 大矣로되 而亦非高遠難行之事也라
 
92
아! 그 사람의 행실이 착한지 아닌지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먼저 그 사람이 효도하는지 아닌지를 살펴볼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으며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93
만일 그 어버이에게 효도한다면 그 마음을 군신간과 부부간과 장유간과 붕우간에 미루어감에 어떤 경우에 적용한들 옳지 않음이 있겠는가.
 
94
그렇다면 孝는 사람에게 중대한 것이면서 또한 高遠하여 실행하기 어려운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95
然이나 自非生知者면 必資學問而知之니 學問之道는 無他라
96
將欲通古今하며 達事理하여 存之於心하며 體之於身이니 可不勉其學問之力哉아
97
玆用摭其歷代要義하여 書之于左하노라
 
98
그러나 스스로 나면서부터 이치를 아는 이가 아니라면 반드시 학문에 의지하여 알 수 있으니 학문하는 목적은 다른 데에 있는 것이 아니다.
 
99
장차 古今의 事理를 통달하여 마음 속에 보존하며 몸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니 학문하는 힘을 더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100
이 때문에 역대의 중요한 의리를 뽑아서 다음과 같이 기록해 둔다.
 
 
101
蓋自太極肇判하여 陰陽始分으로 五行이 相生에 先有理氣라
102
人物之生이 林林總總하더니 於是에 聖人이 首出하사 繼天立極하시니 天皇氏와 地皇氏와 人皇氏와 有巢氏와 燧人氏가 是爲太古니 在書契以前이라 不可考로다
 
103
태극이 처음으로 판별되어 음과 양이 비로소 나누어진 시기로부터 五行이 서로 생성됨에 먼저 理와 氣가 있었다.
 
104
사람과 물건이 많이 생성되더니 이에 聖人이 먼저 나타나서 하늘의 뜻을 계승하여 인간의 표준을 세웠으니, 天皇氏와 地皇氏와 人皇氏와 有巢氏와 燧人氏가 태고시절의 성인이다. 書契문자가 나타나기 이전이기 때문에 상고할 수가 없다.
 
 
105
伏羲氏始畫八卦하며 造書契하여 以代結繩之政하시고 神農氏作耒耜하며 製醫藥하시고 黃帝氏用干戈하며 作舟車하며 造曆算하며 制音律하시니 是爲三皇이니 至德之世라 無爲而治하니라
 
106
복희씨가 처음으로 八卦를 긋고 書契문자를 만들어 結繩문자로 시행하던 정사를 대신했고, 신농씨가 쟁기와 보습을 만들며 의술과 약을 만들고, 황제씨가 방패와 창을 사용하며 배와 수레를 만들었으며 달력과 산수를 만들며 音律을 제정하셨으니 이들을 三皇이라 일컫는다. 이 때는 사람들의 본성이 지극히 순박했기 때문에 인위적인 정치를 베풀지 않고도 천하가 잘 다스려졌다.
 
 
107
少昊와 顓頊과 帝嚳과 帝堯와 帝舜이 是爲五帝라
108
皐夔稷契이 佐堯舜하여 而堯舜之治 卓冠百王이라
109
孔子定書에 斷自唐虞하시니라
 
110
少昊와 顓頊과 帝嚳과 요임금, 순임금을 五帝라 일컫는다.
 
111
皐陶와 夔와 稷과 契이 요임금과 순임금을 보좌했으니 요임금과 순임금의 다스림이 모든 왕의 으뜸이 되었다.
 
112
공자께서 書經을 刪定하심에 唐․虞시대로부터 단정하셨다.
 
 
113
夏禹와 商湯과 周文王武王이 是爲三王이니 歷年이 或四百하며 或六百하며 或八百하니 三代之隆을 後世莫及이요 而商之伊尹傅說과 周之周公召公이 皆賢臣也라 周公이 制禮作樂하시니 典章法度가 粲然極備하더니
 
114
夏나라 우왕과 商나라 탕왕과 周나라 문왕․무왕을 三王이라 일컫는다. 왕조의 수명이 어떤 경우는 400년이며 어떤 경우는 600년이며 어떤 경우는 800년이었으니 三代 시절에 융성했던 문물을 후세에는 미치지 못했고 상나라의 伊尹이나 傅說, 주나라의 周公과 召公이 모두 뛰어난 신하였다. 周公이 禮樂을 제작하셨으니 典章과 법도가 지극히 찬란하게 갖추어졌다.
 
 
115
及其衰也하여 五覇摟諸侯하여 以匡王室하니 若齊桓公과 晉文公과 宋襄公과 秦穆公과 楚莊王이 迭主夏盟하니 王靈이 不振하니라
 
116
周나라가 쇠미함에 미쳐 五覇가 제후들을 이끌어 왕실을 바로 세웠으니 이를테면 제나라 桓公, 진나라 文公, 송나라 襄公, 진나라 穆公, 초나라 莊王이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중국의 맹약을 주도하였으니 왕실의 위엄이 떨쳐지지 못했다.
 
 
117
孔子以天縱之聖으로 轍環天下하사 道不得行于世하여 刪詩書하시며 定禮樂하시며 贊周易하시며 修春秋하사 繼往聖, 開來學하시고 而傳其道者는 顔子曾子라 事在論語하니라 曾子之門人이 述大學하니라
 
118
공자는 하늘이 내신 성인으로서 수레를 타고 천하를 주유하셨으나 道가 세상에서 시행되지 않아서 《시경》과 《서경》을 刪定하시며 禮와 樂을 결정하시며 《주역》을 해설하시며 춘추를 편수하셔서 지나간 성인을 계승하고 후세의 학자들을 인도하셨고, 그 도를 전수받은 이는 顔子와 曾子이다. 이런 사실에 대한 기록은 《논어》에 있다. 증자의 문인이 대학을 기술하였다.
 
 
119
列國則曰魯와 曰衛와 曰晉과 曰鄭과 曰趙와 曰蔡와 曰燕과 曰吳와 曰齊와 曰宋과 曰陳과 曰楚와 曰秦이니 干戈日尋하여 戰爭不息하여 遂爲戰國하니 秦楚燕齊韓魏趙 是爲七雄이라
 
120
열국은 魯․衛․晉․鄭․趙․蔡․燕․吳․齊․宋․陳․楚․秦나라 등이니 방패와 창이 날마다 이어져 전쟁이 끊이지 않아 마침내 전국시대가 되었으니 秦․楚․燕․齊․韓․魏․趙의 일곱 나라를 戰國七雄이라 일컫는다.
 
 
121
孔子之孫子思 生斯時하사 作中庸하시고 其門人之弟孟軻 陳王道於齊梁하사 道又不行하여 作孟子七篇하시되 而異端縱橫功利之說이 盛行이라 吾道不傳하니라
 
122
공자의 손자인 子思가 이 시기에 태어나 《中庸》을 저술하셨고, 그 문인의 제자인 孟軻가 제나라와 양나라에서 왕도정치를 진술하셨는데 도가 또 시행되지 못하여 《孟子》 7편을 저술하셨으나, 이단과 종횡과 공리의 학설이 성행해서 우리 유학의 도가 전해지지 못하였다.
 
 
123
及秦始皇하여 呑二周 滅六國하며 廢封建爲郡縣하며 焚詩書, 坑儒生하니 二世而亡하니라
 
124
진시황 시대에 이르러서는 두 주나라를 병탄하고 여섯 제후국을 멸망시키며, 봉건제도를 폐지하고 군현제를 시행하며 詩書를 불태우고 유생들을 구덩이 속에 파묻어 죽이니 2代만에 멸망하였다.
 
 
125
漢高祖起布衣成帝業하여 歷年四百하되 在明帝時하여 西域佛法이 始通中國하여 惑世誣民하니라 蜀漢과 吳와 魏 三國이 鼎峙而諸葛亮이 仗義扶漢하다가 病卒軍中하니라
 
126
한나라 고조가 布衣로 일어나 황제의 위업을 이루어서 왕조의 수명이 4백년에 이르렀는데 明帝때에 西域의 불교가 처음으로 중국에 유통하여 세상을 미혹시키고 백성들을 속였다. 蜀漢과 吳와 魏의 세 나라가 솥발처럼 대치하고 있었는데, 제갈량이 의리를 지켜 한나라를 부지하다가 병이 들어 전쟁터에서 죽었다.
 
 
127
晉有天下에 歷年百餘하되 五胡亂華하니 宋齊梁陳에 南北分裂이러니 隋能混一하되 歷年三十하니라
 
128
晉나라가 천하를 다스림에 왕조의 수명이 100여 년에 이르렀는데 다섯 오랑캐나라가 중화를 어지럽히니 宋․齊․梁․陳에 남북으로 분열되었다. 隋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였으나 왕조의 수명이 30년에 그쳤다.
 
 
129
唐高祖와 太宗이 乘隋室亂하여 化家爲國하여 歷年三百하니라 後梁과 後唐과 後晉과 後漢과 後周 是爲五季니 朝得暮失하여 大亂이 極矣라
 
130
당나라 고조와 태종이 隋나라 왕실의 어지럼움을 틈타 일개 집안을 변화시켜 나라로 만들어 왕조의 수명이 300 년에 이르렀다. 後梁과 後唐과 後晉과 後漢과 後周를 五季라고 하니, 아침에 나라를 얻었다가 저녁이면 잃어버려서 크게 혼란함이 극도에 이르렀다.
 
 
131
宋太祖立國之初에 五星이 聚奎하여 濂洛關閩에 諸賢이 輩出하니 若周敦頤와 程顥와 程頤와 司馬光과 張載와 邵雍과 朱熹가 相繼而起하여 以闡明斯道로 爲己任하되 身且不得見容하고 而朱子集諸家說하사 註四書五經하시니 其有功於學者 大矣로다
 
132
송나라 태조가 국가를 세운 초기에 다섯 별이 奎星에 모여 濂․洛․關․閩에 여러 현인들이 배출되었으니, 周敦頤와 程顥와 程頤와 司馬光과 張載와 邵雍과 朱熹 같은 학자들이 서로 이어 나타나 이 유학의 도를 밝히는 것으로 자신의 임무로 삼았지만 자기 몸조차도 용납받지 못했다. 주자가 諸家의 학설을 모아서 사서와 오경을 주해하셨으니 배우는 자들에게 크게 공을 세웠다.
 
 
133
然而國勢不競하여 歷年三百하니 契丹과 蒙古과 遼와 金이 迭爲侵軼하고 而及其垂亡하여 文天祥이 竭忠報宋하다가 竟死燕獄하니라
 
134
그러나 국가의 힘이 강하지 못하여 왕조의 수명이 300년에 그쳤으니 거란과 몽골과 遼와 金이 차례대로 침략하고 망조를 드리움에 미쳐 文天祥이 충성을 다하여 송나라에 보답하다가 마침내 연경의 옥에서 죽었다.
 
 
135
胡元이 滅宋하고 混一區宇하여 綿歷百年하니 夷狄之盛이 未有若此者也로다 天厭穢德이라 大明이 中天하사 聖繼神承하시니 於(오)千萬年이로다
 
136
오랑캐 元나라가 宋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하여 면면히 백년을 이어갔으니 오랑캐가 세력을 떨침이 이 때만한 적이 없었다. 하늘이 더러운 덕을 싫어하셨는지라 大明이 하늘 한 가운데로 떠올라 聖人과 神人이 계승하였으니 아! 천만년을 이어가리로다.
 
 
137
嗚呼라 三綱五常之道가 與天地로 相終始하니 三代以前에는 聖帝明王과 賢相良佐가 相與講明之라 故로 治日이 常多하고 亂日이 常少하더니 三代以後에는 庸君暗主와 亂臣賊子가 相與敗壞之라 故로 亂日이 常多하고 治日이 常少하니 其所以世之治亂安危와 國之興廢存亡이 皆由於人倫之明不明如何耳라 可不察哉아
 
138
아! 三綱五常의 도리는 천지와 더불어 始終을 함께하니 三代 이전에는 성스러운 임금, 명철한 군주와 어진 재상과 뛰어난 보좌관들이 서로 함께 강론하여 밝혔다. 그 때문에 다스려진 날이 항상 많았고 어지러운 날이 항상 적었는데 三代 이후에는 용렬한 임금, 어두운 군주들과 국가의 기강을 어지럽히는 신하와 집안의 도리를 해치는 자식들이 서로 함께 그것을 무너뜨렸다. 그 때문에 어지러운 날이 항상 많고 다스려진 날이 항상 적었다. 세상이 다스려지고 어지러우며 편안하고 위태로운 것과 나라가 일어나고 폐지되며 보존되고 멸망하는 까닭은 모두 人倫이 밝혀졌느냐 밝혀지지 않았느냐가 어떠한지에서 말미암는다. 살피지 않을 수 있겠는가.
 
 
139
東方에 初無君長하더니 有神人이 降于太白山檀木下어늘 國人이 立以爲君하니 與堯로 竝立하여 國號를 朝鮮이라하니 是爲檀君이라
 
140
동방에 처음에는 君長이 없었는데 神人이 태백산 박달나무 아래로 내려오자 나라 사람들이 ’그의 아들’을임금으로 삼았다. 堯임금과 동시대에 즉위하여 국호를 朝鮮이라고 했으니 이가 檀君이다.
 
 
141
周武王이 封箕子于朝鮮하신대 敎民禮義하여 設八條之敎하시니 有仁賢之化하더라
 
142
周나라 무왕이 箕子(기자)를 조선에 봉하자 ‘기자’가 백성들에게 예의를 가르쳐서 여덟 조목의 가르침〔八條之敎〕을 베풀었으니 어진 사람 기자의 교화가 있었다.
 
 
143
燕人衛滿이 因盧綰亂하여 亡命來하여 誘逐箕準하고 據王儉城하더니 至孫右渠하여 漢武帝討滅之하고 分其地하여 置樂浪臨屯玄菟眞蕃四郡하다 昭帝以平那玄菟로 爲平州하고 臨屯樂浪으로 爲東府二都督府하다
 
144
燕나라 사람 衛滿(위만)이 盧綰(로관)의 난리를 피하여 망명해 와서 箕準(기준)을 유인하여 쫓아내고 王儉城을 차지하 였는데 손자인 右渠王대에 이르러 한나라 무제가 토벌하여 멸망시키고 그 영토를 분할하여 樂浪(낙랑)․ 臨屯(임둔)․玄菟(현토)․眞蕃(진번)의 四郡을 만들었다. 昭帝가 平那와 현도를 합쳐서 平州로 만들고 임둔과 낙랑을 동부의 두 都督府(도독부)로 만들었다.
 
 
145
箕準이 避衛滿하여 浮海而南하여 居金馬郡하니 是爲馬韓이라 秦亡人이 避入韓이어늘 韓이 割東界以與하니 是爲辰韓이라 弁韓則立國於韓地하니 不知其始祖年代라 是爲三韓이라
 
146
箕準이 위만을 피해 바다에 떠서 남쪽으로 내려와 金馬郡에 정착했으니 이것이 馬韓이다. 秦나라에서 망명한 사람이 노역을 피하여 韓나라로 들어오자 韓나라가 동쪽 영토를 분할하여 제공하니 이것이 辰韓이다. 弁韓은 韓나라의 영토에 나라를 세웠으니 그 시조와 연대를 알 수 없다. 이것이 三韓이다.
 
 
147
新羅始祖赫居世는 都辰韓地하여 以朴爲姓하고 高句麗始祖朱蒙은 至卒本하여 自稱高辛之後로라하여 因姓高하고 百濟始祖溫祚는 都河南慰禮城하여 以扶餘로 爲氏하여 三國이 各保一隅하여 互相侵伐하더니
 
148
신라의 시조 赫居世는 진한의 영토에 도읍을 정하여 朴을 성씨로 삼고, 고구려의 시조인 朱蒙은 卒本땅에 이르러 스스로 高辛씨의 후예라고 일컬어 그에 따라 高를 성씨로 삼았고 백제의 시조인 溫祚(온조)는 河南땅 慰禮城(위례성)을 도읍지로 정하여 扶餘(부여)를 성씨로 삼아서 삼국이 각각 한 모퉁이를 차지하여 서로 공격하였다.
 
 
149
其後에 唐高宗이 滅百濟高句麗하고 分其地하여 置都督府하여 以劉仁願 薛仁貴로 留鎭撫之하니 百濟는 歷年이 六百七十八年이요 高句麗는 七百五年이라
 
150
그 뒤에 당나라 고종이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그 영토를 분할하여 都督府(도독부)를 설치하여 劉仁願(유인원)과 薛仁貴(설인귀)로 하여금 머물러서 진무케 하였으니 백제는 왕조의 수명이 678년에 이르렀고 고구려는 705년이었다.
 
 
151
新羅之末에 弓裔叛于北京하여 國號를 泰封이라하고 甄萱이 叛據完山하여 自稱後百濟로라하다 新羅亡하니 朴昔金三姓이 相傳하여 歷年이 九百九十二年이라
 
152
신라의 말기에 弓裔(궁예)가 북경에서 반란을 일으켜 국호를 泰封(태봉)이라 하였고 甄萱견훤)이 반란을 일으켜 完山州(완산주)를 점거하여 스스로 後百濟(후백제)라고 일컬었다. 신라가 멸망하니 朴․昔․金의 세 성씨가 서로 왕위를 전수하여 왕조의 수명이 992년에 이르렀다.
 
 
153
泰封諸將이 立麗祖하여 爲王하니 國號를 高麗라하여 剋殘群凶하고 統合三韓하여 移都松嶽이러시니 至于季世하여 恭愍이 無嗣하고 僞主辛禑가 昏暴自恣하며 而王瑤不君하여 遂至於亡하니 歷年이 四百七十五年이라
 
154
泰封의 여러 장수들이 고려의 시조 왕건을 세워서 왕으로 삼으니 國號를 高麗라고 하여 여러 흉악한 인물들을 이겨 없애고 三韓을 통합하여 도읍을 松嶽으로 옮겼다. 고려의 말년에 이르러 恭愍에게 後嗣가 없고 가짜 임금 辛禑가 어둡고 포악하며 스스로 방자하였으며 恭讓이 임금 노릇을 못하여 마침내 망하기에 이르니 왕조의 수명이 475년이었다.
 
 
155
天命이 歸于眞主하니 大明太祖高皇帝賜改國號曰朝鮮이어시늘 定鼎于漢陽하사 聖子神孫이 繼繼繩繩하사 重熙累洽하사 式至于今하시니 實萬世無疆之休삿다
 
156
天命이 진정한 군주에게 돌아가니 明나라 太祖 高皇帝가 국호를 朝鮮이라고 고쳐 내리자 한양에 도읍을 정하여 성스럽고 신령스러운 자손들이 끊임없이 계승하여 거듭 빛내고 여러 차례 스며들어서 지금에 이르니 실로 만세토록 끝없을 아름다움이로다.
 
 
157
於戲라 我國이 雖僻在海隅하여 壤地褊小하나 禮樂法度와 衣冠文物을 悉遵華制하여 人倫이 明於上하고 敎化行於下하여 風俗之美 侔擬中華하니 華人이 稱之曰小中華라하니 玆豈非箕子之遺化耶리오 嗟爾小子는 宜其觀感而興起哉인저
 
158
아! 우리 나라가 비록 궁벽하게 바다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어서 영토가 褊小하지만 예악법도와 의관문물을 모두 중화의 제도를 따라 인륜이 위에서 밝혀지고 교화가 아래에서 시행되어 풍속의 아름다움이 中華를 방불하였다. 이 때문에 중화인들이 우리를 小中華라고 일컬으니 이 어찌 箕子가 끼쳐준 교화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 너희 小子들은 의당 보고 느껴서 興起할지어다.
 
 
 

1.7. 御製童蒙先習序

 
160
夫此書는 卽東儒所撰也라 總冠以五倫하고 復以父子君臣夫婦長幼朋友로 列之于次하고 而其自太極肇判으로 三皇五帝 夏殷周 漢唐宋以至皇朝히 歷代世系를 纖悉備錄하고 逮夫我東에 始檀君 歷三國하야 至于我朝히 亦爲俱載하니 文雖約而錄則博하고 卷雖小而包則大라
 
161
이 책은 바로 우리 나라 유학자가 저술한 것이다. 앞에는 五倫을 총론으로 놓고, 다시 부자, 군신, 부부, 장유, 붕우의 도리를 다음에 열거하였으며, 太極이 처음 나뉨으로부터 三皇․五帝와 夏․殷․周, 漢․唐․宋을 거쳐 皇朝에 이르기까지 역대의 세계를 상세히 갖추어 기록하고, 우리 나라에 미쳐서는 檀君으로부터 시작하여 삼국시대를 거쳐 우리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또한 모두 기록하였으니, 글은 비록 간략하지만 기록한 범위는 넓고 卷은 비록 작지만 포함하고 있는 뜻은 크다.
 
 
162
其況堯舜之道는 孝弟而已라 舜之命契하사대 以五品爲重하시니 此文之冠以五倫者 其意宏矣로다 噫라 孝於親然後 忠於君하고 弟于兄然後에 敬于長하나니 以此觀之컨대 五倫之中에 孝弟爲先이라
163
雖然이나 詩贊文王曰 於緝熙敬止삿다하니 敬者는 成始終徹上 下之工夫也라
164
故로 大學要旨는 卽敬字也요 中庸要旨는 卽誠字也니 誠敬이 亦於學問에 車兩輪鳥兩翼者也라
 
165
더욱이 요순의 도는 효도와 공경일 뿐이다. 순임금이 契(설)에게 명령하시되 五品(五倫)을 가장 중시하셨으니, 이 책에서 五倫을 맨 앞에 놓은 것은 그 뜻이 크다고 할 것이다. 아! 부모에게 효도한 뒤에야 임금에게 충성할 수 있고, 형을 공경한 뒤에라야 윗사람을 공경할 수 있을 것이니, 이것을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오륜 가운데에서 효도와 공경이 가장 우선이다.
 
166
그러나 《시경》에서 문왕을 찬양하면서 “아! 끊임없이 빛내시어 敬에 머무르셨다.”고 했으니, 敬이란 처음과 끝을 이루고 上과 下에 모두 통하는 공부이다.
 
167
그러므로 《대학》의 요지는 敬 한 글자에 있고, 《중용》의 요지는 誠 한 글자에 있으니, 誠과 敬이 또한 학문을 해 나아가는 데에 마치 수레의 두 바퀴와 새의 두 날개와 같다고 하겠다.
 
 
168
今予於此書에 以誠敬二字로 冠于篇首하노니 誠然後에야 能免書自我自오 敬然後에야 可以欽體欽遵이니 學者豈可忽乎哉아 予又於卷下 國初開創 受號朝鮮之文에 慨然追慕하야 三復興感也하노라
169
噫라 繼繼承承하사 重熙累洽이 寔是至仁盛德과 深恩隆惠가 垂裕後昆之致시니 繼體之君이 式體至德하야 兢兢業業하야 誠心調劑하야 至于蕩蕩하며 誠心愛民하야 永保元元이면 則吾國이 其庶幾也며 吾國이 其庶幾也인저
 
170
이제 내가 이 책에서 誠과 敬 두 글자를 가지고 책의 맨 앞에 놓으니, 誠을 이룩한 뒤에야 책은 책대로이고 나는 나대로인 병통을 면할 수 있고, 敬을 유지한 뒤에야 삼가 體行하고 삼가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니, 배우는 사람들이 어찌 이를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나는 또 책 말미에 국초에 나라를 세우고 조선이라는 국호를 받는 부분에 대하여, 개연히 추모해서 세 번 반복하여 읽고 감동했노라.
 
171
아! 끊임없이 이어서 거듭 빛내시고 여러 번 무젖어듬은 실로 선왕들께서 지극한 덕성과 깊은 은혜를 후손들에게 넉넉히 남겨주신 것이 이룬 것이니, 체통을 이어갈 군주들이 이 지극한 덕을 체행하여, 조심하고 두려워 하는 태도를 지니고 성심으로 자신의 마음을 닦아 蕩蕩(공평 무사함)함을 이루며, 성심으로 백성들을 사랑하여 길이 만백성들을 보호한다면 우리 나라는 잘 다스려지게 될 것이며, 우리 나라는 잘 다스려지게 될 것이다.
 
 
172
且我東禮義 雖因箕聖之敎化나 三韓以後에는 幾乎泯焉이러니 入于我朝하야 禮樂이 畢擧하고 文物이 咸備하니 惜乎라 述者之猶遺乎此哉여 嗟爾小子아 益加勉旃也夫인저
173
時玄黓閹茂 朝月上浣에 命芸館而廣印하고 作序文於卷首하노라.
 
174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의 예의는 비록 箕子의 교화에 힘입었지만 三韓 이후에는 거의 민멸되었다가, 우리 조선조에 들어와 예악이 다 거행되고 문물이 다 구비되었는데, 저자가 이 내용을 빠뜨리고 기록하지 않은 것이 애석하다. 아! 小子들은 더욱 노력할지어다.
 
175
때는 壬戌年(1742년) 정월 상순에 芸館에 명하여 널리 인쇄해서 반포케 하고 책 머리에 서문을 쓰노라.
 
 
 

1.8. 跋文

 
177
孟子曰 讀其書하고 誦其詩하되 不知其人이 可乎아하시니라
178
余幼時에見人家子弟初學者 無不以是書爲先하되 而第不知出於何人之手矣러니
179
今朴上舍廷儀氏 來謂余曰 此는 吾高祖諱世茂之所編也라하니
180
余不覺驚喜曰 今日에 始知其人矣와라
 
181
맹자께서는 “그 사람의 글을 읽고 그 사람의 시를 읽으면서도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면 되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182
내가 어릴 때에 남의 집안 자제들을 보니, 초학자로서 모두 이 책을 제일 먼저 배우지 않음이 없었는데, 다만 누구의 손에서 나온 것인지 알지 못했다.
 
183
그런데 지금 朴上舍 廷儀氏가 와서 나에게 “이 책은 저희 고조부이신 諱가 世茂인 분이 엮으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184
그래서 나는 자신도 모르게 한편으로는 놀랍고 한편으로는 기뻐서 “오늘에야 비로소 그 사람을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185
公은 爲明廟朝名臣이라 其學問有淵源하고 而門路亦甚正하니 觀於此編하면 則可知矣라
186
其該括約說이 無非學問中體認一大公案이요 而所序歷代는 又史家之總目也라
 
187
公은 明宗代의 이름난 신하로 그의 학문은 연원이 있고 門路 또한 매우 바르니,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188
내용이 포괄적이면서도 요약하여 말했으니, 이는 모두 학문하는 가운데 반드시 體認해야 할 일대의 公案이요, 차례대로 서술한 역대의 사실 또한 史家의 總目이다.
 
 
189
或疑編內所輯理氣性命等說은 非童學所能知라하나 此則不知作者本意所在也라
190
朱子嘗論仁說曰 此等名義는 古人之敎 自小學之時로 已有白直分明訓說하여
191
得知此道理를 不可不著實踐履니 所以實造其地位也라 若茫然理會不得이면
192
則其所以求之者 乃其平生所不識之物이니 復何所向望慕愛而知所以用其力耶아하시니
193
今之童學이 略識諸般名義界限하여 終有所歸宿者는 必於此書而得之리니 其功이 豈不大哉아
 
194
어떤 사람은 이 책에 수록된 理氣나 性命과 같은 말은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고 의심하지만, 이는 저자의 본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 것이다.
 
195
朱子는 일찍이 仁에 관한 내용을 논의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종류의 명칭과 의미는 고인들이 가르칠 때에 《小學》을 배울 때부터 이미 명백 직절하고 분명한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이 이 도리를 착실하게 실천하지 않아서는 안 됨을 알 수 있었으니 실제로 그와 같은 경지에 나아가기 위한 것이었다. 만약 망연히 이해하다가 안 되면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마침내 평생토록 알지 못할 개념이 되고 말 것이니 다시 어디를 바라보고 사모하여 힘을 쓸 줄 알겠는가?.”
 
196
요즘의 童學들이 대략이나마 여러 가지 명칭과 의미가 구분됨을 알아서 결국 귀결할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반드시 이 책에서 얻은 것일 터이니 그 공로가 어찌 크지 않다 하겠는가!
 
 
197
竊聞今上殿下每臨筵에 喜說此書라하니 睿學之明이 必有以識此矣시리라
198
公의 字는 景藩이요 咸陽人이니 登第하여 始爲翰林하고 官止監正하니라
199
蘇齋盧相公守愼이 以嘗著此書 訓其子弟로 載公墓碣云이라
 
200
적이 들으니 지금 임금께서 經筵(경연)에 나아가실 때마다 이 책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즐기신다고 하니 임금님의 밝은 지혜가 반드시 이 점을 아시기 때문일 것이다.
 
201
공의 자는 景藩이고 본관은 함양이니, 처음 과제에 올라 한림이 되었고, 벼슬이 監正에 이르렀다.
 
202
蘇齋 盧相公 守愼은 “공이 일찍이 이 책을 저술하여 자제들을 가르쳤다.”는 내용으로 공의 墓碣銘에 기록하였다.
 
 
203
崇禎紀元之商橫閹茂陽月日에 恩津宋時烈은 謹跋하노라.
 
204
崇貞 기원후 庚戌年(1670년) 10월 일에 恩津人 宋時烈은 삼가 발문을 쓰다
【원문】동몽선습 (童蒙先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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