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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달래꽃 ◈

◇ 1부 님에게 ◇

해설목차  1권 2권  3권  4권  5권  6권  7권  8권  9권  10권  11권  12권  13권  14권  15권  16권  17권  1925
김소월
목 차   [숨기기]
 1. 먼 후일(後日)
 2. 풀따기
 3. 바다
 4. 산山 위에
 5. 옛 이야기
 6. 님의 노래
 7. 실제失題 / 실제 1
 8. 님의 말씀
 9. 님에게
 10. 마른 강江 두덕에서

1. 먼 후일(後日)

1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2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3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4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5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6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7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8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9 1922. 8 개벽
 

2. 풀따기

1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2 숲사이의 시냇물 모래 바닥은
3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4 그리운 우리 임은 어디 계신고
5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임 생각
6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7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8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9 내어던진 풀잎은 엷게 떠갈제
10 물살이 헤적헤적 품을 헤쳐요
 
11 그리운 우리 임은 어디 계신고
12 가엾은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13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14 흘러가는 잎이나 맘 헤보아요
 

3. 바다

1 뛰노는 흰 물결이 일고 또 잦는
2 붉은 풀이 자라는 바다는 어디
 
3 고기잡이꾼들이 배 위에 앉아
4 사랑 노래 부르는 바다는 어디
 
5 파랗게 좋이 물든 남(藍)빛 하늘에
6 저녁놀 스러지는 바다는 어디
 
7 곳 없이 떠다니는 늙은 물새가
8 떼를 지어 좇니는 바다는 어디
 
9 건너서서 저편(便)은 딴 나라이라
10 가고 싶은 그리운 바다는 어디
 

4. 산山 위에

1 산(山) 위에 올라서서 바라다보면
2 가로막힌 바다를 마주 건너서
3 님 계시는 마을이 내 눈앞으로
4 꿈 하늘 하늘같이 떠오릅니다
 
5 흰 모래 모래 비낀 선창(船倉)가에는
6 한가한 뱃노래가 멀리 잦으며
7 날 저물고 안개는 깊이 덮여서
8 흩어지는 물꽃뿐 안득입니다
 
9 이윽고 밤 어두운 물새가 울면
10 물결조차 하나 둘 배는 떠나서
11 저 멀리 한바다로 아주 바다로
12 마치 가랑잎같이 떠나갑니다
 
13 나는 혼자 산(山)에서 밤을 새우고
14 아침해 붉은 볕에 몸을 씻으며
15 귀 기울고 솔곳이 엿듣노라면
16 님 계신 창(窓) 아래로 가는 물노래
 
17 흔들어 깨우치는 물노래에는
18 내 님이 놀라 일어나 찾으신대도
19 내 몸은 산(山) 위에서 그 산(山) 위에서
20 고이 깊이 잠들어 다 모릅니다
 

5. 옛 이야기

1 고요하고 어두운 밤이 오면은
2 어스러한 등(燈)불에 밤이 오면은
3 외로움에 아픔에 다만 혼자서
4 하염없는 눈물에 저는 웁니다
 
5 제 한 몸도 예전엔 눈물 모르고
6 조그만한 세상(世上)을 보냈습니다
7 그때는 지난날의 옛이야기도
8 아무 설움 모르고 외웠습니다
 
9 그런데 우리 님이 가신 뒤에는
10 아주 저를 버리고 가신 뒤에는
11 전(前)날에 제게 있던 모든 것들이
12 가지가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13 그러나 그 한때에 외워 두었던
14 옛이야기뿐만은 남았습니다
15 나날이 짙어가는 옛이야기는
16 부질없이 제 몸을 울려 줍니다
 

6. 님의 노래

1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2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3 긴 날을 문 밖에서 서서 들어도
4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5 해지고 저무도록 귀에 들려요
6 밤들고 잠드도록 귀에 들려요
 
7 고이도 흔들리는 노랫가락에
8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9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워도
10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11 그러나 자다깨면 님의 노래는
12 하나도 남김 없이 잃어버려요
13 들으며 듣는 대로 님의 노래는
14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15 1923. 2 개벽
 

7. 실제失題 / 실제 1

1 동무들 보십시오 해가 집니다
2 해지고 오늘날은 가노랍니다
3 윗옷을 잽시빨리 입으십시오
4 우리도 산(山)마루로 올라갑시다
 
5 동무들 보십시오 해가 집니다
6 세상의 모든 것은 빛이 납니다
7 이제는 주춤주춤 어둡습니다
8 예서 더 저문 때를 밤이랍니다
 
9 동무들 보십시오 밤이 옵니다
10 박쥐가 발부리에 일어납니다
11 두 눈을 인제 그만 감으십시오
12 우리도 골짜기로 내려갑시다
 

8. 님의 말씀

1 세월이 물과 같이 흐른 두 달은
2 길어둔 독엣 물도 찌었지마는
3 가면서 함께 가자 하던 말씀은
4 살아서 살을 맞는 표적이외다.
 
5 봄 풀은 봄이 되면 돋아나지만
6 나무는 밑구루를 꺾은 셈이요,
7 새라면 두 죽지가 상한 셈이라
8 내 몸에 꽃필 날은 다시 없구나.
 
9 밤마다 닭소리라 날이 첫시면
10 당신의 넋맞이로 나가 볼 때요,
11 그믐에 지는 달이 산에 걸리면
12 당신의 길신 가리 차릴 때외다.
 
13 세월은 물과 같이 흘러 가지만
14 가면서 함께 가자 하던 말씀은
15 당신을 아주 잊던 말씀이지만
16 죽기전 또 못 잊을 말씀이외다.
 
17 1925. 12 시집 진달래꽃
 

9. 님에게

1 한때는 많은 날을 당신 생각에
2 밤까지 새운 일도 없지 않지만
3 아직도 때마다는 당신 생각에
4 추거운 베갯 가의 꿈은 있지만
 
5 낯 모를 딴 세상의 네길거리에
6 애달피 날 저무는 갓스물이요.
7 캄캄한 어두운 밤 들에 헤매도
8 당신은 잊어버린 설움이외다.
 
9 당신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10 비오는 모래밭에 오는 눈물의
11 추거운 베갯 가의 꿈은 있지만
12 당신은 잊어버린 설움이외다.
 
13 1925. 12 시집 진달래꽃
 

10. 마른 강江 두덕에서

1 서리맞은 잎들만 쌔울지라도
2 그 밑에야 강(江)물의 자취 아니랴
3 잎새 위에 밤마다 우는 달빛이
4 흘러가던 강(江)물의 자취 아니랴
 
5 빨래 소리 물소리 선녀(仙女)의 노래
6 물 스치던 돌 위엔 물때 뿐이라
7 물때 묻은 조약돌 마른 갈숲이
8 이제라고 강(江)물의 터야 아니랴
 
9 빨래 소리 물소리 선녀(仙女)의 노래
10 물 스치던 돌 위엔 물때 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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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 참조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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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04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