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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하고도 복잡한 엘리자베트의 생활은 여전히 연속하여 순환되고 있었다. 아침 깨어서는 학교에 가고. 하학 후에는 아이들과 마주 놀고. 자고─―──다만 전보다 변한 것은 평균 일 주 이 회의 남작의 방문을 받는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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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는, 엘리자베트가 예기한 날 남작이 왔다. 남작이 오리라 생각한 날은, 엘리자베트는 열심으로 남작을 기다렸다. 그렇지만 그 방은 남작 부인의 방과 그리 멀지 않은 고로 남작이 와도 그리 말은 사 괴지 못하였다. 엘리자베트는 그것으로 남작이 와 있을 동안은 너무 갑갑하여 빨리 돌아가기를 기다렸다. 치만 일단 남작이 돌아가고 보면 엘리자베트는, 남작이 좀더 있지 않는 것을 원망하고 무한한 적막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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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엘리자베트가 예기한 날 남작이 오지를 않으면 그는 어찌할 줄 모르게 속이 타고 질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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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보다 더 큰 고통이 엘리자베트에게 있었다. 때때로 이환의 생각이 나는 것이다. 그런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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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도 나를 생각지 않는데, 내가 그러면 뭘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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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으로 자기를 위로하여 보았지만, 대개는 '변해(辯解)'를 '미안(未安)'이 쳐 이겼다. 그럴 때는 문자 그대로 '심장을 잘 들지 않는 칼로 베어 내는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그는 꼬꾸라져서 장시간의 울음으로 겨우 자기를 위로하곳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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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부인에게 대하여서도 미안을 감(感)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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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가로앗았는데 왜 미안치를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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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새에도, 학교에는 열심으로 상학(上學)하였다. 학교에도 무한한 혐오의 정과 수치의 염이 나지마는, 집에 있으면 더 큰 고통을 받는 그는 일종의 위안을 얻느라고 상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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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시절은 바뀌었다. 낮잠 잘 오고 맥이 나는 봄시절은, 비 많이 오는 첫여름으로 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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