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쓴 마지막 시(詩). 연전 졸업 후 고향에 머물며 일본유학 수속을 위해 히라누마(平沼)로 개명한 서류를 학교에 보낸 며칠 뒤에 쓴 시.
- 저작 : 1942년 01월 24일 ( 26 연전졸업후 일본유학전 북간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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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록(懺悔錄)

2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3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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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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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지도 욕될까

6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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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24년 1개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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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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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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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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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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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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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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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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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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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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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 : 1942년 01월 24일 ( 26 연전졸업후 일본유학전 북간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