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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석시집(白石詩集) 사슴 평(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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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4
박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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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石詩集[백석시집] 「사슴」評[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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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石氏[백석씨]의 詩集[시집] 『사슴』 一卷[일권]을 처음 대할때에 作品全體[작품전체]의 姿態[자태]를 우리의 눈에서 가리어버리도록 크게 앞에서는것은 그修整[수정]없는 平安道方言[평안도방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作品[작품]의 주는바를 받아들이려는 好意[호의]를 가지고 이것을 熟讀[숙독]한 結果[결과]는 解得[해득]하기 어려운 若干[약간]의 語彙[어휘]를 그냥包含[포함]한채로 그全體[전체]를 鑑味[감미]하는데 아무 支障[지장]이없다는 母語[모어]의偉大[위대]한 힘을 깨닫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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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一部[제일부] 「얼럭소새끼의영각」은 우리에게 그이상스리 다정한 幼年期[유년기]의 回想[회상]을 문득 불러이르킨다 엄마와 단둘이 외딴집에서 무서워서 이불속에 파묻혀 숨도못쉬는밤. 명절이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게신 집에 시집갔던 고모들도 아이들을 다리고오고 집안이 모도 모여서 아래방에서는 어른들이 이야기하고 놀고 웃간에서는 아이들끼리 작난을하고 놀던일. 오리치 노려 논으로나려간 아배를 등말랭이에서 기다리다가 못해 악이나서는 아배의 신짝과 버선목과 다님짝을모조리 뒷개울물에다 내여던지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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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事件[사건]은 어느곳 아이들에게나 어느아이에게나 다 있었던일 있을수있는 일이다. 그러나 修整[수정]없는 生生[생생]한 言語[언어]로 여기 生生[생생]한 表現[표현]을 줄수있는것은 한詩人[시인]의 特異[특이]한才能[재능]이다. 오래된 記億[기억]이란 그서슬이 달아져서 朦朧[몽롱]한 抽象[추상]으로만 남기가쉽고 成熟[성숙]과 敎養[교양]이란 野生的[야생적]이고 初生的[초생적]인것의 모든角[각]을 다듬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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比喩[비유]를 빌어 말할수가 있다면 方言[방언]은 곧 깨트려서 뿌다귀와 모소리가 있는 돌이오 辭典[사전]에 오르는 標準語[표준어](中和語[중화어])는 그것들이 맞부듸쳐서 깎기고 달아져 동글아진 돌이다. 會話語[회화어]가 막자갈이라면 文語[문어]는 바둑돌이다. 自然國語[자연국어]가 뿔있는 돌이라면 非話用語[비화용어] 漢文古文[한문고문]이나 羅甸文[나전문]이나新造語[신조어] 에스페란로같은것은 동그라진 돌이다. 鄕土[향토]의 野性[야성]과 都會[도회]의文化[문화]를 自然[자연]한돌과 練磨[연마]된 돌에 비길수도있다. 다듬이돌이 槪念[개념]의固定[고정]과 存在[존재]의安定[안정]을 얻은 反面[반면]에 뿔있는 돌은 生生[생생]히 流動[유동]하는 生命[생명]을 가지고있다. 지나친 結論[결론]이나 文化[문화]란것은 그自體[자체]가 제가 生長[생장]해나온 肉身[육신]과 大地[대지]와 氣候[기후]를 얼마쯤 떠난곳에서 練磨[연마]되고 圓熟[원숙]하는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때때로 그本源[본원]에서 新規補充兵[신규보충병]의 增援[증원]을 받아야 그 生活[생활]한 生命[생명]을 維持[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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修整[수정]없는方言[방언]에 依[의]하야 表出[표출]된 鄕土生活[향토생활]의 詩篇[시편]들을 琢磨[탁마]를 經[경]한 寶玉類[보옥류]의 藝術[예술]에屬[속]하는것이아니라 서슬이선 돌 生命[생명]의本源[본원]과 接近[접근]해있는 藝術[예술]인것이다. 그것의 힘은 鄕土趣味程度[향토취미정도]의 微溫[미온]한作爲[작위]가 아니고 鄕土[향토]의 生活[생활]이 제스사로의 强烈[강렬]에依[의]하야 必然[필연]의表現[표현]의 衣裳[의상]을 입었다는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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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部以下[제이부이하]에도 若干[약간]의 記述的詩篇[기술적시편]들이 있으나 視覺[시각]의 印象[인상]을 스켓취한것들이 그大部分[대부분]을 占[점]한다. 여기에 있어서도 이詩人[시인]은 眼前[안전]의 光景[광경]을 極[극]히 生生[생생]하게 우리앞에 提供[제공]하는 能力[능력]을 나타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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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統營[통영]」 「修羅[수라]」等[등]에있어 우리는 詩人[시인]의 素朴[소박]한 情念[정념]의 그림자에 잠간 접촉할수 있는듯 하나 이 詩人[시인]의 포 ― 즈는 全體[전체]를 通[통]해 冷然[냉연]한 散文的[산문적]인 포 ―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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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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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꽃이는 이른봄의 무연한 벌을 輕便鐵道[경편철도]가 노새의 맘을먹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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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바다가 뵈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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假停車場[가정거장]도없는 벌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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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머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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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새악시 둘이 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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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單純[단순]한 印像畵[인상화]도있고 또는 冷澈[냉철]한 유리를 通[통]해보는것과 같이 정말 事實[사실]보다 더 차고 더 또럿한 視覺的効果[시각적효과]를 걷운것도 있으나 그가 말없이 提供[제공]한 視覺的表象[시각적표상]은 縹渺[표묘]한 情調[정조]의背景色[배경색]을 띠운것이 많은것을 우리는 發見[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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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詩人[시인]은 現在[현재]의 우리言語[언어]가 全般的[전반적]으로 侵蝕[침식]받고있는 混血作用[혼혈작용]에 對[대]해서 그純粹[순수]를 지키려는 意識的反撥[의식적반발]을 表示[표시]하고있다. 이詩集[시집]의 體裁[체재]와 印刷[인쇄]와 發行[발행]을 通[통]해서 이詩集[시집]이 나타내는바 苟且[구차]하지 않고 妥協[타협]이없는 强[강]한 信念[신념]은 한 偶然的[우연적]이고 附隨的[부수적]인 事件[사건]이라기보다 이詩人[시인]의 本質的表現[본질적표현]의 一部[일부]인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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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詩人[시인]의 現在[현재]의 業績[업적]에 對[대]해 아무 失禮[실례]되는 判斷[판단]없이 이 詩人[시인]의 길고 큰 將來[장래]를 祝福[축복]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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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昭和[소화] ×年[년]「朝光[조광]」所載[소재])
【원문】백석시집(白石詩集) 사슴 평(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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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철(朴龍喆) [저자]
 
  1936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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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10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