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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살 가치 달이는 말 한 필. 그 말 우에는 趙英珪(조영규)가 타고 있다. 山(산)을 넘고, 물을 건느고, 숲을 뚤코, 산모툉이를 돌고, 飛虎(비호) 같이 닸는다. 그는 어제밤에 夢周(몽주)를 暗殺(암살)하려다가 실패한 것, 그리고 오늘 아츰 나절 趙浚(조준) 鄭道傳(정도전)의 무리 여섯 名(명)이 잡혀 들어간 것을 齌陵(제릉)에 가 있는 太宗(태종)에게 알이려 합이다. 太宗(태종)은 松都(송도)에 그대로 멈울너 있고 싶었으나 夢周(몽주) 暗殺(암살)이 ◯露(◯로)되는 때에는 재미 없음으로 불어 齌陵(제릉)에 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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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珪(영규) 한참 말을 달이다, 목이 말너 못 견덴다. 은저리에 酒幕(주막)하나 보이지 안는다. 이 때 英珪(영규)가 어찟 앞을 발아보니 왼 總角(총각) 녀석이 큰 병을 지개에 부뜰여 매여가지고 섬큼섬큼 걸어가는 것이 보인다. 그것이 술병같이 보인다. 英珪(영규)는 말을 달이며 그 總角(총각) 녀석 옆에 일으러 훌적 말에서 뛰여 날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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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珪(영규) : 병인줄 몰나 누가 뭇느냐. 거기 무엇이 들었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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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珪(영규) : 물? 물을 병 속에 너 가지고 가는 놈이 어데 있다는말이냐. 어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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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달여들어 병을 흔드니 출넝하고 술소리가 난다. 그리고 순내가 코를 꾹 찔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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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이 놈아, 이게 물이여, 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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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유연한 태도다 英珪(영규) 화를 벌컥 내여 지개 진 總角(총각) 을냇다. 떠밀려고 하니, 總角(총각) 여전히 유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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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 : 떠밀지 마십시오. 잡버지면 술이 쏘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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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어서 지개를 버서 거기 세워라. 목이 말느니, 한 잔만 맛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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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 : 千萬(천만)의 말슴을. 안말 金進士(김진사) 宅(댁)에 가지고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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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이 놈아, 내를 金進士(김진사)로 알면 되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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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珪(영규) 달여들어 지개를 바처놓게 하고 지개 꼬리를 클너 병마개를 빼고 술을 들리키려 한다. 이 때 總角(총각)은 날새게 허리빠를 클너 말의 뒤발 둘을 한 끈에 꼭 붓뜰어매고 슬적 일어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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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 : 저 밑에 밭에서 뒤를 보고 허리빠를 일허버리고 그대로 왔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올 테니 실컨 잡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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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온 질로 도로 죽겟다고 뛰여 날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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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병을 기울여 입을 대고 벌덕벌덕 들여킨다. 한참 들여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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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인제 解渴(해갈)을 하였다. 어서 또 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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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듯 말 우에 올너 챗죽으로 말궁뎅이를 척하고 갈긴다. 말은 이힝하고 냇다 뛰다 뒤다리를 떼들 못하고 그 자리에 펑하고 쓸어진다. 우에 탓든 英珪(영규)도 길바닥에 나뚱구려진다. 말은 어헹어헹하고 悲嗚(비오)을 낸다. 英珪(영규)도 精神(정신)을 차려 절이는 다리를 억제로 끌고 일어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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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내가 금방 술이 醉(취)하였나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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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말을 살핀다. 말 뒤다리는 아즉도 허리바로 묵긴 채다. 英珪(영규) 이 것을 보고 精神(정신)이 번적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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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이 놈! 먼저 그 總角(총각) 놈 짓이로구나. 天下(천하)의 죽일 놈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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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怒氣(노기)가 大發(대발)하여 이를 부드득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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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은저리를 살펴보았으나 벌서 總角(총각)은 그림자도 求景(구경)할 수 없게 어데로엔지 사라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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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은 喪服(상복)을 훌버서버리고 今時(금시)에 어데라도 날내갈 수 있도록 옷을 갓춰 입고 앉었다. 이 때 下人(하인) 甲(갑)이 뛰여 들어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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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人(하인) 甲(갑) : 말 탄 이는 오는 데 없습니다. 이 꼭대기까지 올너가 보아도 말 탄 이는 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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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 음, 그려. 그러면 좀 쉬였다가 다시 또 올너갔다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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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人(하인) 乙(을) 달여가서, 말멕이를 달이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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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 운제 타도 관계치 안토록 잔득 멕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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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멕이 : 오늘 벌서 네 차레 멕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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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 그러면 우제 떠날이지 몰으니 아조 안장을 지켜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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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기 : 왼 쩔둑바리가 와서 뵈옵자고 합니다. 서울서 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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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 쩔둑바리여. 이리 불너 디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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門(문)지기가 나가 달이고 들어오는 절둑바리를 보니, 趙英珪(조영규)다. 英珪(영규)는 태종 앞에 엎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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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 아니, 그런데 다리는 왜 이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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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말을 타고 달여오다가 夢周(몽주) 놈들 패를 맷나, 山(산) 속으로 逃亡(도망)하다 말에서 떨어저 다리를 점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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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 아니, 그런면 그저께 밤에 夢周(몽주) 일은 글는게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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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벌서 즈의들 計劃(계획)을 먼저 알었든지 유원(柳園)이라는 놈이 기달이고 있다고 저한테 대드는 바람에 듲을 일우지 못하고 돌어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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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큰일 났습니다. 李侍中(이시중)께서 海州(해주)로 떠나시고 얼만 안되여 趙浚(조준)이니 鄭道傳(정도전)이니 하는 이 便(편) 사람 여섯 분을 묵거 大亂(대란) 안으로 끌고 들어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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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 으읍. 그 놈들이 먼저 서들었구나. 그래, 어찌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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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그라구서는 몰읍니다. 여섯 분을 잡어가기에 바로 李侍中(이시중)에게 알이려 갈가 하다 거기는 벌서 지키는 놈이 있을 듯해서 바로 이 쪽으로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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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 조곰도 여유가 없다. 나는 바로 海州(해주)로 向(향)하여야 하겠다. 當身(당신)도 말 한 필 잡어 타고 도록 松都(송도)로 돌어가 動靜(동정)을 잘 좀 살피시오. 무슨 일이 있든지 바로 海州(해주)로 通知(통지)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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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瞬間(순간)에는 黃紙(황지)이 지틴 松林(송림) 사이를 말 한 필이 飛虎(비호) 같이 달이고 있다. 그리고 우에는 太宗(태종)이 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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