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인간 관계에 있어서 도덕적 의욕 및 행위의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 윤리라는 말은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 곧, 실제의 도덕 규범이 되는 원리를 말한다.
인간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인 가치 판단과 규범을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윤리학인 것이다. 서양에서 'ethics'의 어원 은 고전 라틴어에서는 마르쿠스 피비우스 콴티리아누스 및 그리스어로부터 유래한 'ethice'라는 여성 명사로 쓰였다. 서양 윤리학의 특색을 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체계에서는 '에토스학'으로서의 원초적 형태를 보여 주는 개인적인 도덕의 수준에 머물렀다.
동양과 서양의 윤리 사상을 비교해 보면 윤리학에 대한 관념에 차이가 있다.
동양의 경우 동양에서는 인(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인은 인간의 자기 반성에 대한 가장 높은 개념이다. 仁이란 한자는 여러 사람 사이의 인간 관계에서 사랑의 관계에 있는 이상적 인 상태이다. 이를 형성하는 원인으로서 이상적 관계가 개개의 인격의 문제보다 앞서서 추구되었다. 동양에서 잘 알려진 5가지 덕목인 인·의·예·지·신 중에서 지를 제외한 인·의·예·신은 모두 대인 관계와 관련된 것이다. 즉, 현대식으로 번역하면 모두 책임의 개념을 내포한 것들이다.
동양의 역사에서 보면 자살하는 근원적인 이유가 대부분이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행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16세기
왕양명과
이탁오에 와서야 페르소나(persona), 즉 인격 이라는 개념의 자기 주체로서의 경험이나 교육에 의한 것이 아니라 타고난 지능인 양지(良知)가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서양의 윤리 사상은 ' 인격'으로 설명된다. 인격은 인간 의 존재가 개인적 주체로서 이성과 의지를 지닌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개인적 인격의 개념은 인류에게 기여한 서양 윤리 사상의 가장 큰 공적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개인적 인격 개념이 오늘날에는 널리 알려져 있으나, 고대 그리스에서는 알지 못하는 개념이었다. 에트루리아어의 면 또는 얼굴을 의미하는 'phersu'는 persona의 어원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어원이 확실하지 않더라도 고대 로마 에서 이미 연극 용어로 페르소나를 사용하였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의 윤리는 인격과 책임이다. 그러나 서양의 고대 와 중세를 통해서는 책임에 해당하는 개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19세기 후반, 계약 사회의 관념이 정착하고 새로운 관계의 도덕이 정착되면서부터 인격에 대응하는 자기 책임 이라는 개념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와서야 책임의 중요성이 인정되었다. 즉, 인격의 개념이 확립된 후 2,00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인격으로부터 비롯되는 책임이 자리잡힌 것이다.
그러므로 서양의 윤리학은 인격 에 대한 학문이며, 인간 행위의 궁극 목적인 인간 생활의 가장 높은 도덕적 이상을 이르는 최고선을 밝히는 것이다. 반면 동양에서의 윤리는 사물의 세계에도 일정한 이치가 있듯이 인간의 세계에도 도리와 예법인 인이 있다고 보았으며, 이법의 기준적인 윤리를 밝히려는 모든 사물의 이치인 물리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나타났다. 유교 윤리의 본질에서 잘 나타내고 있듯이 동양 윤리의 이법은 부자·군신· 부부 ·장유·붕우 사이의 기본적인 윤리인 오륜과 친(親)·의(義)·별(別)·서(序)·신(信)인 오상(五常)으로 실천해야 할 덕목을 일컫는 말에서 잘 나타난다.
인간의 자유는 도덕성으로 제약되고 동시에 개인의 의지 는 적극적으로도 소극적으로도 자유롭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은, 동· 서양의 윤리에서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 라고 할 수 있다.
영국과 미국의 분석 윤리학· 규범 윤리학 · 실존주의 및 현상학적 윤리학은 서양의 현대 윤리학 의 중요한 흐름이다. 실천적인 면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환경 윤리학, 또는 생태적 윤리학·생의학적 윤리학·사회 윤리학 등이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분석 윤리학은 분석 철학의 언어의 논리 철학적인 부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논리 실증주의를 의론이나 논설이 성립하는 근거가 되는 논거로 삼는 빈 학파의 M. 슐리크와 일상 언어학파(日常言語學派)의 S. 툴민·T. 모어·B. 러셀· 비트겐슈타인 등의 켐브리지 학파, 스티븐슨·J.C. 헤어 등의 정의론(情意論) 등이 포괄된다.
규범 윤리학은 대체로 19세기 이전의 전통적 윤리학을 새롭게 해석하여, 기술적 윤리학의 연구 성과들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에 영국과 미국의 철학자들 중에서도 J. 매키 등은 새롭게 규범 윤리학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동시에 언어 분석적 윤리학의 실천이 뒤따르지 않은 허황된 이야기인 공리 공담을 공박하고 나섰다. E. 후설의 현상학적 방법론 을 받아들여 실질적 가치론을 전개한 M. 셸러·J. 헤센·N. 하르트만 등은 현상학적 윤리학을 연구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실존주의적 윤리학은 분석 철학자들처럼 윤리의 기초를 본질이나 존재의 근본 원리를 사유나 직관에 따라 연구하는 형이상학에 두는 것을 거부하였다. 보편 타당성을 부인하는 점에서는 동조하지만, 형식적인 언어 분석을 하는 분석 철학자들의 태도에 대단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S.A. 키에르케고르·M. 부버·J.P. 샤르트르와 같은 실존주의적 윤리학자들 사이에도 견해의 차이가 심하나, 개인의 실존적 결단을 중요시 여기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지구의 종말을 위협하는 생태학적 위기와 자연 파괴가 인간의 위기를 자초하였음을 반성하고 비판하면서 환경 윤리학이 등장하였다. 따라서 환경 윤리학은 현재와 미래의 환경에 대한 인간의 책임 을 연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의학적 윤리학은 의학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의 존엄성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 연구를 한다. 사회 윤리학은 평화롭고 건전한 사회 와 보다 나은 인간의 삶을 위해 사회 해체 현상을 비판 하고 연구한다.
종래의 서양 윤리학과는 달리 현대의 서양 윤리학은 도덕의 실천적 방면을 주로 연구하는 실천적 윤리학과 도덕을 인간의 사회적 조건에서 설명하는 사회 윤리학의 대두로 윤리학을 재창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