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택이 제주도로 귀양가 있을 때 지은 가사인데, 그 시대에 한문 숙어가 거의 없는 순한글체로 언어 구사의 평이성을 살린 점은 높이 살 만하다.

1

이보소 져 각시님 셜운 말 그만 오

2

말을 드러니 셜운 주 다 모를쇠

3

인년(因緣)인들 가지며 니별(離別)인들 갓탈손가

4

쾅한젼(廣寒殿) 옥경(白玉京)의 님을 뫼셔 즐기더니

5

니( ) 엿거니 앙(災殃)인들 업손가

6

 가 져문 날의 가 줄 셜워 마소

7

엇더타 니 몸이 견홀 전혀 업

8

광전(廣寒殿) 어오 옥경(白玉京) 아던가

9

원앙침(鴛鴦枕) 비취금(翡翠衾)의 뫼셔본 젹 히 업

10

내 얼골 이 거동(擧動)이 무엇으로 님 길고

11

질을 모거니 가무야 더 니가

12

엇언지 님향(向)  조각이 을 하리 심기시고

13

셩현(聖賢)이 가라치서 뎡학(鼎鑊)이알펴 잇고

14

부월(斧鉞)이 두 이셔 일번(一百番) 죽고 죽어

15

가 길니된 후도 님향 이 이 변손가

16

나도 일을 가저 의 없 것만 어더

17

부용화(芙容花) 오 짓고 목난(木蘭)으로 사마

18

한긔 셰여 님섬기랴 원이러니

19

조물(造物) 싀긔(猜忌) 가 귀신(貴臣)이 희즈온가

20

 팔(八字) 그만니 사을 원망(怨望)가

21

내 몸의 지은 죄(罪)를 모니 긔더 죄(罪)라

22

나도 모거니 이 어이 아도던고

23

하 살인가 이 몸이 되녀이셔

24

만수 천산 (萬水天山)의 가고가고 도 가잇

25

님 계신 듸 각니 인들 어이 갈고

26

인간천(人間千山)의 리고 나라거니

27

천츅의 블샹손 한시절(漢時節) 왕소군(王昭君)이

28

옥계(玉階)의 푸리 고 심궁(深宮)의 밤이 길 졔

29

각고 못보 줄 들이 한(恨)다가

30

만니 변셩 (萬里邊城)의 무라 가단 말고

31

인연(因緣)이 그러커든 니별(離別)이나 업거나

32

니별(離別)이 이러커든 인연(因緣)이나 잇돗던가

33

산호(珊瑚)지게 옥함(白玉函)의 님옷도 잇마

34

뉘려셔 가저가며 가저간들 보실손가

35

내 인(下人) 뉘라 고 무 말노 보올고

36

스로 면괴(面愧)니 이 엇디 니루려니

37

누어도 각이오 안도 각이라

38

아도 이 각은 일각(一刻)을 못이즐쇠

39

치운 밤 더운 낫과 쥭도반(粥朝飯) 조셕(朝夕)딘디

40

님의 소식(消息) 듯니 뉘라셔 전(傳)손가

41

픠거든 라오면 님 더옥 만

42

초(楚) 가 허리 연(燕)나라 고은 얼골

43

긴  말근 소 어수선 될셔이고

44

광치야 됴타 뎡셩이야 이실

45

빈혀  머리 님의 손 향엿고

46

뵈치마 온 몸이 님의 후 됴화 잇니

47

어려서 이러가 미처서 이러가

48

암이 절노 나니 위라서 금(禁)손고

49

뫼서서 이리기 각시님 갓도던들

50

서룸이 이러며 각인들 이러가

51

(此生) 의 이러커든 후(後生)을 어이알고

52

하리 싀여저 구름이 되어이셔

53

상광오(祥光五色)이 님계신 덥헛고져

54

그도 소 면 람이 되야이서

55

하일청음(夏日淸音)의 님 계신  부러고저

56

그도 소 면 일뉸명월(一輪明月) 되어 니서

57

영영(映映) 반야(半夜)의 두려시 비최고져

58

그도 소 면 명디쳔(名山大川) 되어 니서

59

뇽비봉무(龍飛鳳舞)여 님의 집의 둘러잇고

60

하(大廈) 괴와 노코 님의 몸을 밧들고저

61

그도 소 면 뎡지초 되아 니서

62

긔린봉황(麒麟鳳凰)으로 님의 셩세(祥瑞) 되아니서

63

그도 소 흐면 금옥명듀(金玉明珠) 되아니서

64

청묘호령(靑妙護靈)으로 님의 보(寶見) 되엿고저

65

그도 소 흐면 오현금(五絃琴) 되아이서

66

남훈전(南薰殿) 님의 슬상(膝上)의 노혓고저

67

그도 소 면 화류(馬) 되어니서

68

옥안금천(玉顔金韆)으로 님을 화 달니고저

69

그도 소 면 즘 되어니셔

70

박디 상님원(桑林園)의 노일며 즐기고저

71

그도 소 면 글이나 되어니셔

72

님니 길우 붓기며 다니고저

73

아와 이 각시님 그려도 그러다

74

팔(八字)를 어이며 천뉸(天倫)인들 도망(逃亡)가

75

더 거니 덜거니 분별(分別)여 무어 며

76

구람이 람이 되어들 무엇고

77

각시님 잔(盞) 가득 부으시고 시름 이소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