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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지니아 울프, 인물과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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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 11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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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인물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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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생활비와 자기가 전유(專有)할 수 있는 방이 보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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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는 1920년대에서 30년에 걸쳐 신심리주의의 문학이 낳은 극히 중요한 여류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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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총명하고 남성에게 지지 않는 교양과 재능을 구비하고 특이한 작품을 남겼으나 결국 여류 작가였기 때문에 더한 의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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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의 문학적 경력을 살펴보기로 하자. 그의 부친은 유명한 문예 비평가인 레슬리 스티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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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은 일시 『콘힐 매거진』지의 주필을 하고 19세기 후반의 영국 문단에 일 세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그 살롱에는 당시의 일류 문학자, 예술가가 출입하고 소녀 시대의 울프는 그러한 가정의 분위기에서 감득한 것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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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 부친이 사망하고 그는 언니가 되는 버네사와 같이 런던의 중심부인 블룸즈버리에 거주하게 되면서부터는 이 두 사람의 젊고 아름다운 영양의 주위에는 새로운 지식인이 모이게 되어 ‘블룸즈버리 그룹’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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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비평가인 클라이브 벨, 정치 경제 평론가인 레너드 울프, 소설가인 E. M. 포스터, 전기(傳記) 작가인 리턴 스트레이치 등은 누구나 이 일군(一群)에 속하고 그들의 활동으로 인하여 블룸즈버리라는 것은 하이브라우를 의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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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블룸즈버리 그룹은 그 귀족적 성격으로 인하여 일부에 반감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이며 윈덤 루이스는 그들을 비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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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규수 화가인 버네사는 클라이브 벨과 결혼하고 버지니아도 1921년에 레너드 울프와 결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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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울프 부처는 런던 교외인 리치먼드에서 호가스 프레스라는 조그마한 출판 서점을 경영하기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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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가스 프레스에서는 문학 및 문화 비평에 관한 진보적인 양서가 많이 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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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라면 후에 뉴 컨트리파라고 하는 새로운 시인들의 출발점으로 된 앤솔러지 『신서명(新署名)』(1932)도 이곳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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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중에 뉴 컨트리파의 신진 시인으로 서반아 전선에서 전사한 줄리안 벨은 벨 부처의 아들로 즉 울프의 조카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저작도 대개는 호가스 프레스의 출판이고 가끔 버네사가 표지의 도안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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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는 20세부터 소설을 썼으나 약한 신체이므로 조금씩밖에는 쓰지 못하였고 본래 양심적인 탓으로 처녀작을 발표한 것은 34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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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후부터는 차차로 창작력이 강해져서 일작(一作) 일작으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여 20세기의 영문학에 오리지널한 실험의 족적을 남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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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전부가 11편이고 그 외에 대소의 에세이가 약 10권이나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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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시대의 『항해』(1915)와 『밤과 낮』(1919)은 그리 주목할 것은 없으나 전자에는 생생한 감수성이 보이고 후자에는 제인 오스틴의 영향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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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나 화요일』에서 돌연히 하나의 변화를 보였다. 이것은 스케치류의 단편을 모은 것이며 외계에 있어서의 사소한 현상이 내면의 심리에 어떠한 파문을 던지고 그것을 모자이크 같은 시적 산문으로 실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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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하나의 테마에까지 가지고 간 것이 『제이콥의 방』(192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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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제이콥의 유년 시대에서 청년기의 여러 가지 경험하는 도정을 제이콥 자신이 아니고 제이콥의 존재로 흔들리는 공기로 가득 찬 제이콥의 방으로 인하여 암시하려고 하였으나 결과는 성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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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후의 『댈러웨이 부인』(1925)과 『등대로』(1927) 이것으로 인하여 울프는 그 아름다운 유연한 형식을 연마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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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의 방』은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날의 예술가의 초상』에 닮은 형적이 있으나 『댈러웨이 부인』은 명백히 『율리시스』의 일 베리에이션으로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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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세의 대의사(代議士) 부인 클라리사 댈러웨이의 하루에 일어나는 것을 내부적인 드라마를 중심으로 하여 전개시키는 방법은 이곳에서 잘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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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개인의 순간순간에 업혀 가는 충동, 기억 정서를 나타내는 것으로 그 성격, 그것에 축적된 과거가 차차로 풀리어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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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스』보다는 훨씬 스케일이 작으나 울프는 울프의 스타일로 그의 한계 내에서 그 특이성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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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의 유수와 같이 아름다운 그리고 투명하고 서정적인 스타일은 결국 『등대로』에서 완벽에 달하였다고 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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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일(時日)은 지나간다』의 1장은 20세기 영문학 중에서도 드문 아름다운 산문이다. 그것과 『등대로』의 청려함은 전면에 넘치는 플라토닉한 이념에서 동경이라고 할까 청명한 정신에 인한 것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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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의미에서 『등대로』는 울프 문학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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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의 영향도 물론 있으나 『댈러웨이 부인』과 『등대로』에 있어서의 과거에의 회상적인 수법은 마르셀 프루스트에 배운 것이라고 상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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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와 같은 두 개의 작품과 그 후의 『올랜도』(1928) 등에 보이는 ‘시간의 관념’에는 베르그송 철학이 들어 있는 것을 어떤 비평가는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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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의 전려(典麗)한 스타일은 어디서 온 것일까? 『월요일이나 화요일』에서 일변한 그것은 생각건대 1915년 전후에 영미시단에 대두한 이미지즘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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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등대로』에서 볼 수 있는 리리시즘은 빅토리아 시대 문학에서 들어온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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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는 지적인 여성으로서는 전 시대의 깊은 인습을 버리고 자유스러운 생각을 하는 두뇌를 가지고 있으나 일면에서는 이와 같은 빅토리아 시대 후기의 로맨틱한 심미주의를 부활시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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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실험의 이면에는 이와 같은 영문학의 전통도 숨어 있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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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로』에서 일전하여 『올랜도』, 『파도』(1931), 『플러시』(1933)와 계속하는 세 편의 작품은 일견 기발한 그의 재기를 대담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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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여섯 명의 남녀의 유년 시대에서 중년에까지 인생경로를 모놀로그의 배치에 의한 희곡적 형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재미있는 착상이나 조금 무리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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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올랜도』와 『플러시』는 ‘전기(傳記)’라고 되어 있으나 두 개가 다 허구의 전기, 즉 전기의 형식을 빌린 소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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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의 주인공은 엘리자베스 시대의 귀족으로 현대에까지 살아 있으나 아직 30여 세밖에는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인물은 도중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신하여 그 일생에 양성의 생활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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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 의식 외에 이 작품에서는 영국 3백 년에 걸친 지적 문화의 역사가 들어 있고 그것을 올랜도의 반생 30년과 결합시킨 ‘시간의 교류’가 기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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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유동적인 시간에 염두에 둔 것은 확실히 베르그송이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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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시』는 시인 브라우닝의 부인으로 엘리자베스 버렛의 애견을 주인공으로 하여 제종의 문헌을 인용해 가며 개의 심리를 창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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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울프는 만년이 되어 『세월』(1937)과 『막간』(1941)의 대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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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는 그의 심리주의적 수법은 일층 원숙하여 또 심화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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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에는 『막간』을 격찬하는 사람도 있으나 『세월』이 더 큰 가치를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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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댈러웨이 부인』에서 얻은 테크닉을 더한층 확대하여 스포트 라이트에 나타나는 등장인물은 50명에 달하고 470페이지에 걸치는 장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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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상중층(上中層) 계급에 속하는 퇴역 대좌의 일가가 차차로 생장하여 가는 계보를 연대기적으로 1880년에서 시작하여 현대에 이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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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말하자면 근대 영국 사회의 일 파노라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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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적인 사실(寫實)과 외측의 서술은 일체 피하고 인물 각자의 의식 중에 깊이 잠입하여 상호의 연결과 조응 중에 인생의 도형을 묘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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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심리주의의 초점을 개인에게 두고 있었으나 이곳에서는 그것을 집단적 취재에 옮기어 작자 자신은 자연 중에 숨어 세월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있는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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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확실히 울프 문학의 일대 집성이라고 하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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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의 에세이에 대해서는 상세한 것을 기술할 여지가 없으나 그 작품과 불가분의 것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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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의 『베넷 씨와 브라운 부인』(1924)에서는 베넷, 웰스, 골와지 등 남성의 선배 작가를 ‘유물론자’라고 공격하고 또 『보통 독자』(1925) 중에서도 그의 새로운 소설론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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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가장 흥미 깊은 것은 『자기 하나만의 방』(1929)이며 여기서는 영국의 과거에 있어서의 여류 작가의 고뇌를 설명하고 부인이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생활비와 자기가 전유할 수 있는 방이 보증되어야만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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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는 제1차 대전 후의 새로운 지각을 가진 여성의 대표적인 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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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가 『3기니』(1938)를 쓰고 남성이 일으키는 전쟁에 어찌하여 여성이 참가하여야 하는가,라고 항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제2차 대전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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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밤낮 공습을 받고 섬세한 그의 신경은 그것에 이길 수가 없었는지 1941년 템스 강에 투신하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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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 195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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