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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일의 계단의 회고 ◈
《카탈로그》 본문	미상 신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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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일의 계단의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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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뼘쯤 되는 자리에 비비고 드러누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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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야 좋든 말든 이나 아니 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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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이가 물지라도 긁을 수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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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너 겹 옷을 입고 대웅전에 올라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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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속의 뭇이(群虱[군슬]) 들은 조찬회를 하는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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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如來)가 어질다더니 악형을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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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오 두시에 눈 비비고 일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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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 열시까지 절하기로 판을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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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야 뻣뻣한 허리 버릇을 떼는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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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십일에 이 문에 들어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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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한 송이도 필 염두를 안 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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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하고 나오는 동안에(六十一日[육십일일]만에 배례(拜禮)가 시필(始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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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무가 텅 비었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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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의 4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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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혀끝 다 놀리어 얻은 바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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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식 단장(乞食團長) 실직(實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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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식에 배가 부르매 설법(說法)을 하였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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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안 굽히고 팽택령(彭澤令)을 내어 놓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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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주박 손에 들고 빌어 먹던 도연명(陶淵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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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참말 고사(高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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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절 한 번 받아라

【원문】61일의 계단의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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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 2021년 1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