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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영정제영(息影亭題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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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억령(林億齡)
【출처】AllaboutHistory (기호철의 잡동산이)
1
식영정 제영 息影亭題咏
 
2
석천 임억령 石川林億齡
 
 
3
두둥실 떠도는 산마루의 저 구름
4
방금 생겨나더니 도로 걷히었네.
5
하릴없을 땐 무엇이 구름만 할까나
6
서로 마주 볼 뿐 싫증 내지 않는다오
 
7
- 이는 서석산에 한가로이 떠도는 구름을 읊은 것이다.
 
 
8
溶溶嶺上雲, 纔出而還斂. 無事孰如雲, 相看兩不厭.
9
- 右瑞石閑雲。
 
 
 
10
속세와 다른 골짜기 석양빛 물들었고
11
창룡 같은 계곡은 수은을 내뿜는구나
12
물방울 주머니에 주워 담을 수 있다면
13
더위에 지친 사람에게 보내고 싶어라
 
14
- 이는 창계 흰 물결을 읊은 것이다.
 
 
15
古峽斜陽裡, 蒼龍噴水銀. 囊中如可拾, 欲寄熱中人.
16
- 右蒼溪白波。
 
 
17
이내 몸 물가 난간에 기대어 섰더니
18
해오라기란 놈도 모래톱에 서 있구나
19
머리털 흰 것으로야 서로가 닮았지만
20
나 한가한데 해오라긴 바쁘기만 하네
 
21
- 이는 물가 난간에서 물고기 구경한 것을 읊은 것이다.
 
 
22
吾方憑水檻, 鷺亦立沙灘. 白髮雖相似, 吾閒鷺不閒.
23
- 右水檻觀魚。
 
 
24
그늘 드리우면 어디든 쉴 만한데
25
어느 땅인들 오이를 심지 못하리
26
이슬비에 호미 들고 서 있노라니
27
조록조록 푸른 도롱이 적신다네
 
28
- 이는 양지바른 언덕에 오이 심기를 읊은 것이다.
 
 
29
有陰皆可息, 何地不宜苽. 細雨荷鋤立, 蕭蕭沾綠蓑.
30
- 右陽坡種苽。
 
 
31
가을 산이 시원한 달을 토해 내어
32
한밤중 뜨락 오동나무에 걸렸도다
33
봉황은 언제쯤 여기에 날아들까요
34
이내 몸 지금의 운명에 달렸겠지요
 
35
- 이는 벽오동에 걸린 가을 달을 읊은 것이다.
 
 
36
秋山吐凉月, 中夜掛庭梧. 鳳鳥何時至, 吾今命矣夫.
37
- 右碧梧凉月。
 
 
38
길이란 길은 남김없이 인적이 끊겼고
39
푸른 소나무는 거의 모두 기울었도다
40
바람이 없이 무시로 눈덩이 떨어지니
41
학 한 마리 지금 막 꿈에서 깨었다네
 
42
- 이는 푸른 솔밭에 눈이 그친 모습을 읊은 것이다.
 
 
43
萬逕人皆絶, 蒼松盖盡傾. 無風時落片, 孤鶴夢初驚
44
- 右蒼松晴雪。
 
 
45
빗물에 씻긴 바위는 깨끗하기만 하고
46
서리 맞은 소나무에선 소리가 난다네
47
이 늙은이 외려 좋은 자리만 추구하니
48
미늘 없이 낚시하던 강태공 아니로다
 
49
- 이는 낚시터 두 그루 소나무를 읊은 것이다.
 
 
50
雨洗石無垢, 霜侵松有聲. 此翁猶取適, 不是釣周人.
51
- 右釣坮雙松。
 
 
52
맑디맑은 영추의 물결 참 잔잔한데
53
나는 듯한 누각 바라보면 배 같아라
54
밝은 달 아래 피리를 불고 있나니
55
물속에 사는 교룡 잠 못 이루겠지
 
56
- 이는 환벽당 아래 영추를 읊은 것이다.
 
 
57
澄湫平少浪, 飛閣望如船. 明月吹長笛, 潛蛟不得眠
58
- 右環碧靈湫。
 
 
 
59
밝은 달밤 언제나 푸른 소나무 아래
60
낚시하던 바위에 묶인 작은 배 한 척
61
모래톱 가에 있던 해오라기 한 쌍이
62
다투어 스쳐 가며 술자리를 빙빙 돈다
 
63
- 이는 송담의 뱃놀이를 읊은 것이다.
 
 
64
明月蒼松下, 孤舟繫釣磯. 沙頭雙白鷺, 爭拂酒筵飛.
65
- 右松潭泛舟。
 
 
66
소나무 양산 삼아 햇빛을 가리고서
67
바위를 평상 삼아 턱 괴고 골똘하네
68
티끌세상 벗어나 호젓하게 있노라니
69
유월 늦여름인데 겹옷도 서늘하구나
 
70
- 이는 석정에서 더위 식히는 것을 읊은 것이다.
 
 
71
礙日松爲盖, 榰頤石作床. 蕭然出塵世, 六月裌衣凉.
72
- 右石亭納凉。
 
 
73
연기 한 줄기 들 주막에서 피어올라
74
어느덧 자욱하게 산허리를 감았어라
75
회상에 잠겼던 소나무 숲에 살던 학이
76
놀라 날아오르더니 둥지에 앉질 않네
 
77
- 이는 학동 저녁연기를 읊은 것이다.
 
 
78
孤煙生野店, 漠漠帶山腰. 遙想松間鶴, 驚飛不下巢.
79
- 右鶴洞暮煙。
 
 
80
피리 부는 목동은 소를 거꾸로 탔고
81
소 풀 뜯는 들판은 안개비에 젖었네
82
행인이 술집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83
짤따란 피리로 산촌을 가리키누나
 
84
- 이는 들판 목동 피리 소리를 읊은 것이다.
 
 
85
牧童倒騎牛, 平郊細雨裡. 行人問酒家, 短笛山村指.
86
- 右平郊牧笛。
 
 
87
깊은 골짝엔 가로 놓인 백사장 길
88
외딴 마을 비치는 어스레한 석양빛.
89
죽장 짚은 스님은 못에 그림자 되고
90
두 눈은 고갯마루 구름을 바라보네
 
91
- 이는 다리를 건너 돌아가는 스님을 읊은 것이다.
 
 
92
深峽橫沙路, 孤村照夕曛. 一笻潭底影, 雙眼嶺頭雲.
93
- 右短橋歸僧。
 
 
94
개울가에 쌓인 모래 희고 깨끗하며
95
모래 위에 노는 오리 곱고 산뜻하다
96
바닷가 나그네 기심 잊은 지 오래니
97
솔숲에서 오리 마주하여 잠들어야지
 
98
- 이는 백사장에서 조는 오리를 읊은 것이다.
 
 
99
溪邊沙皎皎, 沙上鴨娟娟. 海客忘機久, 松間相對眠.
100
- 右白沙睡鴨。
 
 
101
물 가운데에 푸르게 이끼 낀 바위
102
석양빛 받아 반짝반짝 되비치누나
103
길가는 나그네에 놀란 가마우지는
104
환벽당 아래 영추를 향해 날아간다
 
105
- 이는 가마우지 바위를 읊은 것이다.
 
 
106
蒼石水中央, 夕陽明滅處. 鸕鶿驚路人, 飛向靈湫去.
107
- 右鸕鷀岩。
 
 
108
그 누가 중서성의 물건을 가져다가
109
오늘날 이 산골짜기에 심어놓았던가
110
화장한 신선이 물속에 환히 비치니
111
물고기며 새들도 놀라서 시샘하네
 
112
- 이는 배롱꽃 핀 여울을 읊은 것이다.
 
 
113
誰把中書物, 今於山澗栽. 仙粧明水底, 魚鳥亦驚猜.
114
- 右紫薇灘。
 
 
115
돌길은 구름에 파묻혀 좁아졌는데
116
복사꽃 비에 떨어져 얌전히 깔렸네
117
오늘따라 더욱더 호젓하기만 하니
118
흡사 옛사람 길 잃었던 곳 같구나
 
119
- 이는 복숭아꽃 핀 오솔길을 읊은 것이다.
 
 
120
石逕雲裡小, 桃花雨前齊. 更添今日寂, 正似昔人迷
121
- 右桃花逕。
 
 
122
반짝반짝 모래는 눈처럼 밝게 빛나고
123
작고 어린 풀들은 솜보다 더 부드럽네
124
모래톱 가운데 머리 허옇게 센 늙은이
125
한가로이 누런 송아지 따라 졸고 있네
 
126
- 이는 향기로운 풀이 깔린 풀등을 읊은 것이다.
 
 
127
晴沙明似雪, 細草軟勝綿. 中有白頭叟, 閑隨黃犢眠
128
- 右芳草洲。
 
 
129
하얀 이슬이 신선의 손바닥에 맺혀있고
130
신선한 바람 사향노루 배꼽을 건드렸네.
131
어쭙잖은 시구절은 삭제해야 좋겠지만
132
주렴계의 〈애련설〉엔 명언이 담겨 있소.
 
133
- 이는 연꽃 핀 연못을 읊은 것이다.
 
 
134
白露凝仙掌, 淸風動麝臍. 微詩可以削, 妙語有濂溪
135
- 右芙蓉塘。
 
 
136
창계로 이어진 작은 별유동천은
137
밝은 달 맑은 바람 속이로구나.
138
지금 깃털 옷 입은 노인 있는데
139
어째서 도사인지 알 수가 없네.
 
140
- 이는 선유동을 읊은 것이다.
 
 
141
蒼溪小洞天, 明月淸風裡. 時下羽衣翁, 不知何道士.
142
- 右仙遊洞。
 
 
143
경인년(1950) 3월에 불초(不肖)한 후손 임봉석(林奉錫)은 삼가 게판(揭板)한다.
 
144
庚寅暮春,不肖後孫奉錫謹揭。
【원문】식영정제영(息影亭題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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